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가 자신을 비방하는 댓글을 게시한 누리꾼들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법원이 인격권 침해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익명성 뒤에 숨어 타인의 사회적 명성을 훼손하는 모멸적인 표현에 대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었으며, 이는 건전한 비판의 경계를 넘어선 언어 폭력에 대한 사법부의 명확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번 판결은 온라인 내 무분별한 혐오 표현이 실질적인 금전적 배상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재확인했다.
최근 서울서부지법은 민희진 오케이 레코즈 대표(전 어도어 대표)가 누리꾼 11명을 대상으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 중 일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소송은 민 전 대표가 과거 어도어 재직 시절부터 하이브와의 갈등 과정에서 발생한 무분별한 악성 댓글에 대응하기 위해 진행된 법적 절차의 일환이다.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와 댓글의 수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단순한 의견 표명을 넘어선 악의적인 비방에 대해 배상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 표현의 자유와 모멸적 언동의 사법적 경계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누리꾼들의 댓글이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 범위 내에 있는지, 아니면 원고의 사회적 가치를 훼손하는 인격권 침해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타인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표명하는 행위 자체는 원칙적으로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점을 명시했다. 하지만 비판의 목적이 공익적이거나 정당하더라도 그 표현 방식이 비속어를 포함하거나 상대방에게 모멸감을 주는 수준에 이르렀다면 이는 법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재판부는 이러한 모욕적 표현이 결과적으로 민 전 대표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고 개인의 존엄성을 훼손했다고 보았다. 대중의 관심을 받는 공적 인물이라 할지라도, 근거 없는 비난이나 인격 모독까지 감내해야 할 의무는 없다는 사법적 잣대를 적용한 것이다. 법원은 온라인상의 표현이 개인에게 끼치는 정신적 고통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장치가 실효적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 재판부별 배상 책임 인정 현황 및 판결 근거
상세한 소송 결과를 살펴보면, 서울서부지법은 두 개의 재판부에서 각각 판결을 진행했다. 우선 민사5단독 하진우 판사는 누리꾼 4명을 상대로 한 소송에서 3명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이어 민사12단독 이관형 부장판사 역시 누리꾼 7명 가운데 1명에게 배상 책임을 물었다. 결과적으로 전체 피고 11명 중 4명이 민 전 대표에게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를 지게 되었으며, 나머지 7명에 대한 청구는 법률상 모욕의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기각되었다.
배상 책임이 인정된 피고 4명은 각각 30만 원씩, 총 120만 원의 위자료를 민 전 대표에게 지급하게 되었다. 당초 민 전 대표 측은 피고 1인당 300만 원에서 400만 원 사이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재판부는 댓글이 작성된 횟수와 구체적인 표현 방식, 그리고 해당 게시물이 온라인상에서 전파된 정도를 고려하여 위자료 액수를 산정했다. 비록 청구액 전액이 인용되지는 않았으나, 법원이 악성 댓글 작성자의 행위를 위법으로 규정하고 실질적인 금전 지급 명령을 내렸다는 점에서 원고 측의 법적 명분이 확보된 것으로 평가된다.
▲ 오케이 레코즈 설립 이후 이어지는 법적 권리 방어
민 전 대표의 이와 같은 강경한 법적 대응은 자신을 둘러싼 여론을 바로잡고 법적 정당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연장선상에 있다. 민 전 대표는 이미 지난 2월, 하이브와의 주주간 계약에 근거한 255억 원 규모의 풋옵션 소송 1심에서 승소하며 경영권 및 재산권 분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진 바 있다. 당시 서울 종로구 교원챌린지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 전 대표는 하이브와의 갈등 과정에서 겪은 부당함을 호소하며 사실관계에 입각한 법적 대응을 지속할 것임을 예고하기도 했다.
현재 어도어를 떠나 독립 레이블인 오케이 레코즈를 설립하여 활동 중인 민 전 대표는 악플러 소송 외에도 자신에게 제기된 여러 법적 이슈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모양새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향후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를 대상으로 한 악성 댓글 소송에서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액의 배상액일지라도 법원이 모욕죄의 성립 요건을 엄격히 적용하여 인격권 침해를 인정했다는 사실 자체가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 뉴스 댓글란의 정화 작용을 촉구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판결은 디지털 시대의 표현의 자유가 타인의 인격을 존중하는 토대 위에서만 보장될 수 있다는 사회적 합의를 재확인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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