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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화·판화 기반 한국 전통 예술품 미국 시장 유통망 구축

정휘 기자
민화·판화 기반 한국 전통 예술품 미국 시장 유통망 구축
©연합뉴스

 

K-팝과 K-드라마가 전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데 이어 한국의 전통 예술품이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반세기 넘게 활동한 한인 기업인이 민화와 판화 등 한국 고유의 미를 담은 작품들을 미국 전역의 호텔과 공공기관에 공급하는 체계적인 유통망 확보에 나섰다. 단순한 전시를 넘어 현지 물류 시스템과 결합한 실질적인 상업화 모델을 통해 K-컬처의 지평을 시무각 예술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현재 미국 내 갤러리와 호텔 등 주요 상업 공간에서 유통되는 예술 복제품 시장은 상당 부분 특정 국가의 제품들이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로스앤젤레스(LA)를 거점으로 부동산 기업을 운영해 온 에드워드 손 팀 스피릿 그룹 대표는 이러한 현상을 정면으로 지적하며 한국 전통 예술품의 시장 진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대표는 미국의 호텔이나 갤러리에서 판매되는 그림과 공예품의 대다수가 중국산이며, 서양의 명화 복제품조차 중국에서 제조되어 공급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K-푸드와 K-뷰티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한국의 정체성을 담은 민화나 판화 같은 예술 분야는 상업적 유통망에서 소외되어 있다는 분석이다.

▲ 중국산 복제품이 점령한 미주 예술품 시장의 현실

본지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 전통 예술품, 특히 민화는 서구권 소비자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강력한 스토리텔링 요소를 갖추고 있다. 민화 속 호랑이는 액운을 막는 수호신으로, 까치는 기쁜 소식을 전하는 영물로 해석되는 등 작품마다 담긴 고유한 의미가 외국인들에게 신선한 매력으로 다가가기 때문이다. 실제로 히스패닉 가정에서 이사 시 특정 명화를 선물하는 문화가 있듯이, 한국의 '호작도' 역시 행운과 안녕을 기원하는 상징물로서 충분한 시장성을 보유하고 있다. 손 대표는 이미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중국산 예술품을 취급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작품의 상대적 우월성을 확인했으며, 이를 체계적으로 상품화하기 위한 준비를 마친 상태다.

특히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 같은 K-컬처 콘텐츠의 인기와 맞물려 한국적 색채를 담은 예술품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하지만 유망한 작가나 창작 활동을 하는 대학생들의 작품이 실제 해외 판매망으로 이어지는 지원 시스템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명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고품질 복제품을 수천 점 단위로 대량 제작하고, 이를 합리적인 가격대에 공급하는 양산형 수출 모델이 새로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는 예술가들이 창작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경제인들이 마케팅과 유통의 영역을 책임지는 구조적 협력을 전제로 한다.

▲ 온오프라인 연동형 찾아가는 K아트 수출 전략

손 대표가 구상하는 수출 전략의 핵심은 소비자를 직접 찾아가는 리치 아웃(Reach Out) 방식이다. 단순히 웹사이트를 구축하고 고객을 기다리는 소극적인 마케팅에서 벗어나, 미국 전역의 호텔과 공공도서관을 전시 거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다. 전 세계 한인 경제인 네트워크와 각 지역의 데이터베이스를 연동하여 지속적으로 한국 예술품을 소개하고, 전시 현장에서 신용카드 결제 한 번으로 집까지 배송받을 수 있는 일관된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물고 실시간 구매가 가능하게 함으로써 판매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이러한 사업적 구상의 이면에는 손 대표 가문의 깊은 역사적 배경과 애국심이 자리 잡고 있다. 1974년 고등학교 입학 전 도미한 손 대표의 집안은 LA 한인 독립운동의 중심지였던 독립교회와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그의 작은할아버지는 도산 안창호 선생이 이끈 흥사단과 함께 독립운동의 축을 담당했던 인물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모국에 들렀다가 6·25전쟁을 겪기도 했다. 특히 외무부 공식 이민 케이스 1호로 미국에 재입국한 독특한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이 가문은 세대를 이어 LA 한인 사회와 모국을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해 왔다.

▲ 독립운동 가문 내력과 52년 한인 기업인의 사명감

에드워드 손 대표의 부인 역시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인근에 위치한 도산 안창호 기념위원회에서 이사로 활동하며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손 대표 자신도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 LA 지회장과 어바인 한인상공회의소 회장 등을 역임하며 축적한 경제적 역량을 이제 한국 작가들의 세계 무대 진출을 위해 쏟아붓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어바인시와 서울 서초구의 자매결연을 주도하는 등 공적 영역에서도 활발히 활동해 온 그는, 한국 예술품을 세계인의 벽에 거는 것이 자신이 실천할 수 있는 현대적 의미의 애국이라고 정의한다.

그의 사업 이력은 부동산뿐만 아니라 엔지니어링과 제조업을 아우를 정도로 다각화되어 있다. 미국 국제수질협회(WQA) 제1호 한인 엔지니어로 등록되어 정수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바 있으며, 무선조종 자동차용 고효율 배터리 충전기를 개발해 미국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 경험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제조업적 마인드와 유통 노하우는 한국 예술품의 상품화와 물류 최적화 과정에서 강력한 기반이 될 전망이다. K-팝과 K-드라마로 조성된 우호적인 토양 위에 진짜 한국 작가의 이름이 새겨진 작품들을 공급함으로써 K-컬처의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겠다는 것이 그의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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