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북미에서 대박 났다더니? K뷰티 ODM 양강 북미법인 적자 쇼크의 반전

이겨례 기자
북미에서 대박 났다더니? K뷰티 ODM 양강 북미법인 적자 쇼크의 반전
©연합뉴스

 

한국 화장품 산업이 1분기 수출액 31억 달러를 돌파하며 역대 분기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특히 더마 뷰티 분야는 일반 화장품 대비 7배에 달하는 성장률을 기록하며 수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북미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에도 불구하고 주요 제조 기업의 현지 법인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외형 성장과 수익성 사이의 불균형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부상했다.

한국 화장품이 전 세계 시장에서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관세청 통계와 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올해 1분기 K-뷰티 수출액은 31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는 기존 기록을 상회하는 수치로, 전통적인 주력 시장이었던 중국 의존도에서 벗어나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로 시장을 다변화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수출 품목의 고도화가 진행되면서 단순한 색조나 기초 화장품을 넘어 기능성이 강조된 제품군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 역대 최대 1분기 수출 실적과 더마 뷰티의 성장 가속화

최근 K-뷰티의 성장세를 견인하는 핵심 카테고리는 더마 뷰티(Derma-beauty)다. 본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더마 뷰티 시장의 성장 속도는 일반 화장품 시장보다 7배나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 과학과 화장품의 합성어인 코스메슈티컬 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이 성분과 효능을 꼼꼼히 따지는 '스마트 컨슈머'로 진화한 영향이다. 이러한 흐름은 헤어케어 시장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된다. 살롱 채널을 중심으로 고기능성 헤어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 K-헤어케어의 글로벌 판도 역시 확대되는 양상이다.

수출의 질적 변화는 신시장 개척에서도 드러난다. 아프리카와 중동 시장은 K-뷰티의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부상하고 있다. 발렌라이프 등 국내 기업들은 이집트에서 열리는 'EgyBeauty Africa 2026' 등에 참가하며 중동 및 아프리카 전역으로의 비즈니스 확장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는 과거 특정 지역에 편중되었던 수출 구조를 체계적으로 분산시켜 대외 변수로부터의 리스크를 줄이는 전략적 행보로 평가받는다. 헬스케어와 결합된 한·중 협력 모델 역시 네로플러스 등 기업들을 통해 구체화되며 시장 영역을 넓히고 있다.

▲ 북미 시장 점유율 확대 이면의 ODM 법인 수익성 불균형

하지만 화려한 수출 지표 이면에는 수익성 개선이라는 무거운 과제가 놓여 있다. 특히 K-뷰티 열풍의 진원지인 북미 시장에서 한국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양강의 현지 법인들이 적자 쇼크를 기록하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북미 현지 법인인 코스맥스USA와 한국콜마의 북미 법인 등은 현지 공장 가동률 저하와 물류비 상승, 인건비 부담 등으로 인해 여전히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 화장품은 불티나게 팔리고 있지만, 정작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해 공급하는 인프라 구조는 아직 효율화 단계에 진입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적자 구조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첫째는 현지 생산 설비 구축에 따른 초기 대규모 투자비용의 감가상각 부담이다. 둘째는 북미 시장의 유통 구조 변화로 인해 다품종 소량 생산 체제에 최적화된 국내 생산 기지와 달리, 대규모 물량 위주의 현지 생산 시스템이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K-뷰티 브랜드들이 북미 인디 브랜드 시장을 장악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제조 플랫폼의 수익성 확보는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지목된다.

▲ 글로벌 시장 영토 확장과 기술 중심의 생존 전략 수립

국제 분쟁과 법적 리스크 관리 능력은 K-뷰티의 또 다른 생존 전략으로 부각되고 있다. 최근 한국 화장품 기업들이 해외 시장에서 겪은 징벌적 손해배상 소송에서의 승리는 K-브랜드의 위상을 지키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 이는 단순한 법적 공방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지식재산권과 기술력을 보호받을 수 있는 법적 토대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K-뷰티가 국적이 아닌 '기술력'의 영역으로 안착해야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고 조언한다.

결국 미래의 K-뷰티는 'K'라는 국가 브랜드의 이미지를 넘어 독보적인 기술력이 담긴 제품력으로 승부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1분기 수출 31억 달러라는 수치는 분명 고무적이나, 이는 시작에 불과하다. ODM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과 더불어 더마 뷰티, 헤어케어, 헬스케어 융합 제품 등 기술 집약적 카테고리에서의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글로벌 공급망의 안정적 확보와 현지 특화 제품 개발이 병행되어야만 K-뷰티는 글로벌 화장품 시장의 주류로 완전히 안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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