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2차 종전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원·달러 환율이 이틀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양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이 일시적으로 완화될 조짐을 보이자 안전자산인 달러화의 매수세가 잦아들며 원화 가치가 회복되는 흐름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휴전 시한을 연장하고 협상단을 파견함에 따라 시장은 협상의 실질적인 진전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서울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하락세를 지속하며 시장의 안정세를 견인하고 있다. 오전 9시 5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인 1,477.2원보다 5.7원 내린 1,471.5원을 기록했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4.8원 하락한 1,472.4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이후 해당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하방 압력을 받는 모습이다. 이는 최근 급격하게 치솟았던 환율에 대한 기술적 되돌림과 함께 대외적인 지정학적 변수가 긍정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종전 협상 시한 연장과 달러화 약세 전환
금융 시장의 시선은 미국과 이란의 외교적 접촉에 집중되어 있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 종료 시한을 앞두고 치열한 기싸움을 벌이고 있으나, 곧 2차 종전 협상이 재개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시장의 공포 심리가 완화되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초 현지시간 21일까지로 예정되었던 이란과의 휴전 시한을 22일 저녁까지로 명시하며 사실상 협상 가능 시간을 하루 더 연장했다. 이러한 대통령의 결정은 무력 충돌보다는 외교적 해결을 우선시하겠다는 신호로 해석되어 시장에 안도감을 제공했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 역시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달러인덱스는 전날 98.488까지 상승하며 강달러 현상을 심화시켰으나, 협상 재개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현재 98.066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기축 통화인 달러화의 힘이 소폭 빠지면서 원화뿐만 아니라 주요국 통화들이 반등의 기회를 잡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위기가 정점을 지났다는 판단이 확산될 경우 달러화의 추가 하락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보고 있다.
▲ JD 밴스 부통령 파견과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미국 정부는 협상 의지를 구체적인 행동으로 증명하고 있다. 백악관은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고위급 대표단이 협상을 위해 파키스탄으로 향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부통령급 인사가 직접 협상 전면에 나선 것은 이번 사안을 해결하려는 미국 측의 강력한 의지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파키스탄은 양국 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이곳에서 이루어질 2차 종전 협상의 결과에 따라 향후 중동 정세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방향성이 결정될 전망이다.
다만 이란 측의 공식적인 움직임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신중론도 제기된다. 미국이 대표단 파견을 공식화한 것과 달리, 이란은 현재까지 대표단 파견 여부에 대해 어떠한 공식 발표도 내놓지 않고 있다. 이러한 비대칭적 상황은 협상 과정에서의 진통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시장 참여자들은 이란의 화답 여부에 따라 환율의 변동성이 다시 확대될 수 있음을 경계하며 관련 보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국 간의 신경전이 지속되는 가운데 실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기까지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한다.
▲ 뉴욕증시 혼조세 속 원·엔 재정환율 동반 하락
간밤 뉴욕증시는 협상에 대한 기대와 여전히 남아있는 불안감이 교차하며 소폭 하락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1% 내리며 보합권에 머물렀고, 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0.24%, 0.26% 하락하며 거래를 마쳤다. 증시의 이러한 움직임은 외환시장의 하락세와는 다소 온도 차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금리 경로와 기업 실적 등 다른 경제 지표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증시 투자자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공격적인 매수보다는 관망세를 유지하는 모양새다.
엔화 시장에서도 소폭의 변화가 감지되었다. 엔·달러 환율은 0.05% 상승한 158.840엔을 기록하며 달러 대비 엔화 약세가 미미하게 진행되었다. 이에 따라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26.33원으로, 전날 오후 3시 30분 기준가보다 2.87원 하락했다. 원화 가치의 상승 폭이 엔화보다 크게 나타나면서 상대적인 원화 강세 현상이 두드러진 결과다. 원·엔 환율의 하락은 국내 수출 기업들의 가격 경쟁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인 만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
향후 외환시장은 파키스탄에서 열릴 협상의 전개 과정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대표단이 실질적인 휴전 연장이나 종전의 기틀을 마련할 경우 원·달러 환율은 1,460원대 진입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협상이 결렬되거나 이란의 도발적인 언행이 이어질 경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재점화되며 환율은 다시 급등할 위험이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적인 수치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글로벌 정치 지형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시하며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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