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신현송 한은 총재 취임 "정책 틀 전면 재점검"

윤근일 기자
신현송 한은 총재 취임
©연합뉴스

 

신현송 한국은행 신임 총재가 취임사를 통해 대전환의 시기에 부합하는 신중하고 유연한 통화정책 운영 방침을 공식화했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공급 충격과 인공지능 기술 혁명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 기존의 틀을 넘어서는 정책 수단 재점검과 금융안정 도모가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특히 원화 국제화와 디지털 화폐 기반의 인프라 혁신을 통해 한국 경제의 구조적 성장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2026년 4월 2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현재의 경제 상황을 대전환의 시기로 규정하고, 물가안정과 금융안정을 위한 새로운 대응 체계 구축을 천명했다. 신 총재는 취임 일성으로 신중하면서도 유연한 통화정책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중동 전쟁으로 인한 공급망 충격이 물가와 성장 경로에 미치는 불확실성을 최우선 경계 대상으로 꼽았다. 이는 과거의 정형화된 정책 틀만으로는 현재의 복합적인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어렵다는 냉철한 진단에 기반한 것이다.

▲ 대내외 복합 위기 대응을 위한 통화정책 유연성 확보

신 총재는 대내외 여건이 극히 녹록지 않음을 시인하며 국제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상방 압력과 경기 하방 압력이 동시에 발생하는 스태그플레이션형 위험에 주목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하는 노력을 지속하는 한편, 정부와의 긴밀한 공조를 통해 정책 수단을 재점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시장과의 양방향 소통을 강화하여 정책의 예측 가능성을 높이고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관리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국내적으로는 인구구조 변화와 양극화 심화, 부동산 시장 및 가계부채 문제 등 고질적인 구조적 요인들이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총재는 이러한 구조적 요인이 통화정책 운영의 핵심적인 일부임을 명시하며, 전임 이창용 총재가 추진해온 구조개혁 의제를 계승하고 발전시킬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은행이 단순한 통화 당국을 넘어 우리 경제의 바람직한 방향을 제시하는 연구 및 정책 제언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 금융시스템 조기경보 강화 및 비은행 부문 분석 확대

금융안정 측면에서는 기존의 건전성 지표에만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시장 가격지표의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조기경보 기능 강화 방안이 제시됐다. 신 총재는 기존의 분석 틀로는 금융시스템 내부에 누증된 위험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려워졌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비은행 금융 부문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금융기관의 부외거래나 비전통적 금융상품까지 분석 범위를 확장하여 사각지대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한 지정학적 갈등과 함께 인공지능 기술 혁명이 가져올 거대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은행 내부의 디지털 전환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신 총재는 평소 AI 기술 활용에 개방적인 태도를 보여온 만큼, 조직 생산성 제고를 위해 디지털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는 조사 연구와 정책 집행 사이의 경계를 허물고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여 복합적인 위기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 원화 국제화와 디지털 화폐 기반의 금융 인프라 혁신

원화의 위상을 제고하기 위한 구체적인 인프라 혁신 로드맵도 취임사에 포함됐다. 신 총재는 원화 국제화를 우리 경제 규모에 걸맞은 필수 과제로 꼽으며 외환시장의 24시간 개장과 역외 원화 결제 시스템 구축을 주요 추진 과제로 언급했다. 특히 프로젝트 한강 2단계 사업을 통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예금토큰의 활용도 제고, 그리고 국제 협력 프로젝트인 아고라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디지털 지급결제 환경에서 원화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신 총재는 원화 국제화, 지급결제 혁신, 거시건전성 체계라는 세 가지 축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임을 강조했다. 국제결제은행(BIS)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은행의 정책적 경험이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논의에서 의미 있는 기여로 이어질 수 있도록 글로벌 리더십을 발휘하겠다는 포부도 덧붙였다. 이는 K컬처와 마찬가지로 한국의 통화정책 운용 기법인 K점도표 등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상황에서 한국 금융의 위상을 한 단계 격상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신현송#한은#총재#취임#정책
신현송 한은 총재 취임 "정책 틀 전면 재점검" : 경제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