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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J중공업 산재 사망 8명 발생에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

이겨례 기자
HJ중공업 산재 사망 8명 발생에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
©연합뉴스

 

민주노총과 노동계가 지난해 최다 산업재해 사망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으로 HJ중공업을 지목했다. 시공 현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붕괴 사고와 추락사 등 안전 관리 부실이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노동계는 중대재해에 대한 기업과 사법부의 엄중한 책임을 촉구하며 산업 현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비롯한 노동건강연대, 매일노동뉴스, 중대재해전문가넷 등 노동계 단체들은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년도 산업현장의 안전 실태를 고발했다. 이들은 매년 반복되는 산업재해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경영 책임자에게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최악의 살인기업을 선정하여 발표해 왔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받은 기업은 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HJ중공업이다.

▲ HJ중공업 사망 사고 원인과 노동계의 살인기업 선정 배경

HJ중공업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된 결정적인 배경에는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건설 현장 사고가 있다.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내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는 당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다. HJ중공업이 시공을 맡았던 해당 현장에서는 보일러 타워가 무너지며 작업 중이던 노동자 7명이 매몰되어 전원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대형 건설 현장에서의 구조물 붕괴는 전형적인 안전 관리 소홀에 의한 인재로 평가받는다.

부산 중구 오페라하우스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추락 사고 역시 선정의 주요 근거가 되었다. 당시 HJ중공업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가 약 10m 높이의 철골 위에서 자재를 운반하던 중 바닥으로 떨어져 숨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고공 작업 시 필수적으로 갖춰야 할 추락 방지 시설이나 안전고리 체결 등의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사고들은 원청사인 HJ중공업의 안전 보건 관리 체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 사회적 인식 변화를 보여주는 시민 투표 결과와 사법부 판결 비판

일반 시민들이 직접 참여한 투표 결과도 함께 공개되었다. 총 8,856표가 집계된 시민 투표 결과, SPC와 쿠팡이 나란히 최악의 살인기업 공동 1위로 이름을 올렸다. SPC는 4,200표를 얻어 47.4%의 득표율을 기록했으며, 쿠팡은 3,763표로 42.5%를 차지했다. 두 기업 간의 득표 차이가 근소한 점을 고려하여 노동계는 두 기업 모두를 시민 선정 살인기업으로 확정했다. 이는 식품 제조와 물류 유통 등 시민들의 일상과 밀접한 산업군에서 발생하는 노동 안전 문제에 대해 대중적인 분노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사법부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노동계는 최악의 판결상으로 의정부지법을 선정했다. 이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발생한 이른바 1호 사고인 양주 채석장 붕괴 사건과 관련된 판결 때문이다. 해당 사건의 책임자로 지목된 삼표그룹 정도원 회장에게 사법부가 무죄를 선고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의 실효성을 무력화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노동계는 경영 책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사법부의 소극적인 태도가 산업 현장의 안전 불감증을 키우는 주요 원인이라고 성토했다.

▲ 중대재해 통계에 나타난 위험의 외주화 현상과 구조적 대응 과제

기자회견에서 발표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발생한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는 총 573건에 달하며, 이로 인해 605명의 노동자가 산업 현장에서 목숨을 잃었다. 특히 주목해야 할 지점은 사망자의 고용 형태와 국적이다. 전체 사망자 중 하청 노동자는 282명으로 46.6%를 차지했다. 이는 위험한 업무가 원청에서 하청으로 전가되는 이른바 위험의 외주화 현상이 여전히 산업계 전반에 고착화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외국인 노동자의 사망 비중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전체 사망자의 11.7%에 해당하는 71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타국 땅에서 작업 중 유명을 달리했다. 언어 장벽과 안전 교육의 부재, 상대적으로 더 열악한 작업 환경 등이 이들을 사고 위험으로 몰아넣고 있는 실정이다. 노동계는 매년 산재 사망의 심각성을 알리고 기업의 책임을 물어왔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들의 죽음이 멈추지 않는 현실을 규탄하며, 살인기업에 대한 보다 엄중한 처벌과 제도적 보완을 강력히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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