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어르신의 재산을 국가가 직접 위탁받아 관리하는 공공신탁 기반의 재정 지원 체계가 마련된다. 국민연금공단이 수탁기관으로 참여하여 개인별 맞춤형 재정 계획을 수립하고, 생활비와 요양비를 안정적으로 배분함으로써 고령층의 빈곤 전락을 방지하고 경제적 자기결정권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치매 인구의 급증과 고령화 사회의 심화에 따라 인지 능력이 저하된 노인들의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치매나 경도인지장애를 앓는 노인의 경우, 스스로 합리적인 경제 활동을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여 재산이 유실되거나 부당하게 탈취당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26년 4월 21일, 국민연금공단과 협력하여 치매 노인의 재산을 위탁 관리하는 '치매 안심재산 관리 서비스' 시범사업 시행을 발표했다. 이번 사업은 국가가 직접 공적 신탁의 주체가 되어 치매 환자의 경제적 자립과 안정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복지 정책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받는다.
▲ 저소득층 치매 노인 대상 공공신탁 관리 체계 본격 가동
이번 시범사업은 경제적 취약계층인 기초연금 수급자 노인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치매 혹은 경도인지장애로 인해 재산 관리에 실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거나 장래에 어려움이 예상되는 이들이 국민연금공단과 신탁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 65세 미만의 조기 발병 치매 환자라 하더라도 저소득층에 해당한다면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도록 범위를 넓혔다. 기초연금을 수급하지 않는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에도 서비스 이용은 가능하나, 위탁 재산의 연 0.5% 수준에 해당하는 이용료를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이는 공공 서비스의 보편성을 확보하면서도 재정 지원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한 조치로 풀이된다.
위탁이 가능한 재산의 범위는 현금, 지명채권, 주택연금 등 현금성 자산으로 한정된다. 부동산이나 복잡한 권리 관계가 얽힌 자산은 초기 단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제외되었다. 또한 민간 신탁 시장과의 마찰을 방지하고 공적 지원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 위탁 재산의 상한액은 10억 원으로 제한된다. 이러한 기준은 자산 보호가 절실한 중산층 이하 서민층을 두텁게 보호하려는 정책적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신청 희망자는 전국 7개 지역에 위치한 국민연금공단 지역본부를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며,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이 신청하거나 치매안심센터 등 유관 기관의 의뢰를 통해서도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
▲ 투명한 위탁 자산 배분과 체계적인 사후 모니터링 시스템
신탁 계약이 체결되면 국민연금공단은 대상자의 건강 상태, 거주 환경, 지출 패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재정지원계획'을 수립한다. 이 계획에 따라 위탁된 재산은 매월 정해진 생활비와 요양비로 배분되어 지급된다. 치매 환자의 경우 계약의 법적 유효성을 담보하기 위해 후견인 선임 절차가 병행된다. 국민연금공단은 치매안심센터와 협력하여 대리권을 갖는 후견인이 선임되도록 지원하며, 최종적으로 후견인과 공단이 계약을 체결하는 구조를 갖춘다. 이는 인지 능력이 현저히 떨어진 상태에서도 환자의 의사가 왜곡되지 않고 최선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도록 하는 안전장치다.
재산의 부정 사용이나 계획 외 지출을 방지하기 위한 엄격한 심의 구조도 마련되었다. 만약 수립된 계획에 없는 특별한 지출 사유가 발생하거나 대상자가 돌연 계약 해지를 요청할 경우, 공단은 외부 전문가가 과반수 참여하는 '치매안심재산관리위원회'를 소집한다. 위원회는 해당 요청이 대상자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지 심도 있게 심의한 후 승인 여부를 결정한다. 또한 공단은 반기별로 1회 이상 대상자를 직접 방문하여 상태를 확인하고, 월별 집행 내역을 주기적으로 점검한다. 이상 징후가 발견될 시에는 즉각적인 불시 점검을 통해 재산 소실의 위험을 원천 차단한다는 계획이다.
▲ 2028년 본사업 도입을 위한 제도적 정비와 단계적 확대 계획
보건복지부는 이번 시범사업이 치매 환자의 빈곤층 전락을 예방하고 가족들의 재산 관리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아가 치매 노인의 재산이 사적으로 오용되지 않고 본인의 복지를 위해 선순환됨으로써 국가적 차원의 재정 건전성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26년 4월 2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번 시범사업은 약 2년간의 점검 기간을 거치게 된다. 정부는 이 과정에서 도출된 운영 성과와 개선 사항을 바탕으로 하여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 이행 로드맵에 따라 2028년 본사업을 전면 도입할 예정이다.
본사업 도입을 위해 정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즉각적인 시범사업 평가에 착수하며,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기 위한 '치매관리법' 개정도 병행 추진한다. 향후에는 대상 노인의 범위를 확대하고, 현행 현금성 자산 중심의 위탁 범위를 단계적으로 넓히는 방안도 검토될 전망이다. 또한 서비스 신청과 관리 절차를 더욱 간소화하여 노인들이 보다 쉽게 공적 신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고령화 사회에서 국가의 역할이 단순한 돌봄을 넘어 개인의 경제적 생애 주기까지 책임지는 포괄적 복지 국가로 나아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진단] 미 증시, 지정학 완화·빅테크 반등에 상승](https://images.jkn.co.kr/data/images/full/98/28/982892.jpg?aspect_ratio=288:168&crop_gravity=northwest&width=28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