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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척 UAE 긴급 이동…일일 4.9억 원 손실

이성경 기자
26척 UAE 긴급 이동…일일 4.9억 원 손실
©연합뉴스

 

중동 분쟁 장기화로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고립됐던 우리 선박들이 종전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비해 아랍에미리트 인근 해역으로 대거 이동했다. 선원 120여 명이 탑승한 26척의 선박은 통항 재개 시 신속한 탈출을 목표로 전략적 위치를 선점한 상태다. 한국해운협회는 장기화된 억류 사태로 인해 해운 선사들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내측에 발이 묶여 있던 국적 선박 26척이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인근 해역으로 이동을 완료했다. 2026년 4월 21일 해운업계와 취재 자료를 종합하면 이번 이동은 미국과 이란 사이의 종전 협상 타결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해협 통항 재개 시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확인됐다. 해당 선박들에 승선한 120여 명의 우리 선원들 역시 장기간의 대역 대기 상태에서 벗어나 보다 유동적인 대응이 가능한 해역으로 옮겨가며 상황 변화를 주시하고 있다.

▲ 호르무즈 내측 선박 26척 UAE 인근 해역 전진 배치

이번 이동은 단순히 위치를 옮기는 것 이상의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 기존에 선박들이 머물던 호르무즈 해협 내측은 군사적 긴장감이 높고 물리적인 봉쇄가 발생할 경우 즉각적인 대응이 어려운 고립된 지역이었다. 그러나 두바이 등 UAE 인근 해역은 국제적인 해상 교통의 요충지로서 통항 재개 명령이 떨어질 경우 가장 빠르게 해협을 빠져나갈 수 있는 관문 역할을 한다. 해운 전문가들은 선사들이 종전 협상의 타결 시점을 가늠하며 가장 효율적인 탈출 경로를 확보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립된 26척의 선박에는 현재 120여 명의 대한민국 국적 선원들이 탑승해 있으며, 이들은 한 달 넘게 이어지는 긴장 상태 속에서도 선박 유지와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선사들은 선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면서도 선박의 기동성을 유지하기 위해 UAE 해역에서의 대기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현지 소식에 따르면 일부 선박은 해협 통과를 타진하기도 했으나 미국과 이란의 대치 상황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아 선뜻 항해를 시작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 선사당 고정비 5억 원 육박하며 누적 경제 손실 임계점 도달

경제적 타격은 날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한국해운협회가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26척의 선박들이 지출하는 일일 고정비용은 약 4억 9천만 원으로 추산된다. 이는 화물 운송 지연에 따른 기회비용을 완전히 제외한 수치로 순수하게 선박을 유지하는 데 들어가는 인건비, 선용품 구입비, 정박 비용 등이 포함된 금액이다.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국내 해운 선사들이 감내해야 하는 누적 손실은 이미 수백억 원 대에 진입한 것으로 보이며 이는 기업 경영에 심각한 하중을 가하고 있다.

특히 중동 사태가 지난달부터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선사들의 재무적 부담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일일 5억 원에 가까운 지출은 중소 선사들에게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대형 선사들 역시 운영 자금 흐름에 차질을 빚고 있다. 발이 묶인 선박들은 운항을 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선원들의 생존을 위한 필수 물자와 선박 노후화를 방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보수 작업이 병행되어야 하므로 지출을 줄일 수 없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해 있다.

▲ 미 이란 종전 협상 변수와 해상 통항 정상화 가능성 점검

현재 국적 선박들의 운명은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결과에 전적으로 달려 있다. 앞서 양국은 2주간의 휴전에 합의하며 사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듯했으나 미국의 소위 역봉쇄 정책과 이란의 강경 대응이 충돌하며 실제적인 통항 재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란 외무장관은 최근 러시아와의 접촉을 통해 미국의 휴전 위반을 비판하며 외교적 해결이 난항을 겪고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러한 외교적 불확실성은 해운 시장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서는 종전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를 버리지 않고 있다. 트럼프 측이 추진 중인 핵 합의 관련 언급이나 국제 사회의 중재 노력이 지속되면서 전격적인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실제 통항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일정한 유예 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 선사들은 종전 선언 이후에도 일정 기간 해역의 안전성을 추가로 확인한 뒤 본격적인 항해를 재개할 방침이다.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국적 선박들의 UAE 대기 체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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