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사 KG스틸이 전력망 및 케이블 전문 기업인 대한전선의 주식 954만여 주를 전격 취득하며 주요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지분 확보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대규모 전환사채의 전환권을 행사한 결과로, 철강 소재와 전력 인프라 산업 간의 결합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양사의 사업적 결속력이 강화됨에 따라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응하는 국내 제조업계의 공급망 재편 논의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국내 철강 산업의 핵심 기업인 KG스틸이 대한전선의 지분 4.9%를 신규 확보하며 사업 영토 확장에 나섰다. 이번 지분 취득은 단순한 장내 매수가 아닌, 전략적으로 보유하고 있던 금융 자산을 자본화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KG스틸은 기타 절연선 및 케이블 제조업체인 대한전선의 주식 954만 5천296주를 취득하기로 결정했으며, 이에 투입된 총 자금 규모는 1천100억 원에 달한다. 이번 공시는 주식 취득 예정일과 동일한 시점에 발표되어 시장에 즉각적인 메시지를 전달했다.
▲ 전환사채 권리 행사를 통한 대규모 지분 확보 배경
이번 대규모 지분 확보의 핵심 동력은 전환사채(CB)의 전환권 행사다. KG스틸은 과거 대한전선이 발행했던 전환사채를 선제적으로 인수하며 잠재적 주주로서의 지위를 확보해 왔다. 전환사채는 발행 시점에는 채권의 성격을 띠어 이자 수익을 보장받지만, 특정 시점에 이르러 발행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증권이다. KG스틸이 이번에 이 권리를 전격 행사한 것은 대한전선의 미래 기업 가치가 현재의 전환 가격보다 높다는 판단과 함께, 경영권의 우호 지분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전환권 행사를 통한 지분 취득은 현금 유출을 수반하는 직접 매수와 달리, 이미 투자된 자산을 자본으로 확정 짓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KG스틸은 대한전선의 실질적인 4.9% 지분을 보유한 주요 주주로 등극하게 되었다. 이는 향후 대한전선의 주요 의사 결정 과정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이 될 뿐만 아니라, 철강업계와 전선업계의 대표 기업이 자본으로 엮이는 '전략적 혈맹' 관계를 구축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원자재 가격 변동성이 심화되는 가운데, 이러한 지분 구조의 변화는 공급망 안정화 측면에서 상당한 강점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 철강과 전선 산업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극대화 전략
철강재와 전선은 산업 전반의 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 소재라는 점에서 두 기업의 만남은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예고한다. KG스틸이 공급하는 특수강 소재와 냉연 강판 등은 전력 케이블을 보호하는 외장재나 해저 케이블의 구조적 안정성을 보장하는 보강재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해상 풍력 단지 조성과 초고압 직류 송전(HVDC) 망 확충이 필수 과제로 떠오른 현 시점에서, 두 기업의 결합은 고부가가치 케이블 솔루션 개발을 위한 최적의 조건으로 평가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분 확보가 단순 투자를 넘어선 '기술 협력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전선이 추진하는 글로벌 전력망 프로젝트에 KG스틸의 고성능 철강 소재가 결합될 경우, 제품의 내구성과 가격 경쟁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미와 유럽 등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시장에서, 소재 공급부터 완제품 제조까지 아우르는 수직 계열화된 공급망은 강력한 수출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KG스틸 입장에서는 철강 수요처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동시에, 전선이라는 고성장 포트폴리오를 자산에 편입함으로써 기업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다.
▲ 재무 건전성 제고 및 향후 시장 유동성 파급 효과
재무적인 관점에서도 이번 지분 전환은 양사 모두에게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한다. 대한전선의 경우, 부채로 분류되던 전환사채가 주식으로 전환되면서 자본금이 확충되고 부채 비율이 낮아지는 재무 건전성 개선 효과를 누리게 된다. 이는 금융 비용 절감과 함께 대외 신용도를 높여 향후 대규모 글로벌 수주 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된다. KG스틸 역시 채권이라는 확정 수익 자산을 성장성이 높은 지분 자산으로 전환함으로써 대차대조표상의 자산 구성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다.
또한 이번 공시는 시장 유동성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1천100억 원 규모의 주식이 전략적 파트너인 KG스틸에 의해 장기 보유 물량(Lock-up 효과)으로 전환됨에 따라,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는 대기 물량(오버행) 우려를 해소했기 때문이다. 이는 주가 안정성을 높이는 요소로 작용하며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것으로 보인다. 2026년 들어 제조업 기반의 수출 기업들이 기술 융복합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가운데, KG스틸과 대한전선의 이번 공조는 전통 산업 간의 협업이 가져올 수 있는 새로운 성장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두 기업이 만들어갈 산업 인프라의 미래가 국내 경제 전반에 어떤 긍정적 파급 효과를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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