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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가차 급증에 대물배상 10억 가입자 51% 돌파

윤근일 기자
고가차 급증에 대물배상 10억 가입자 51% 돌파
©연합뉴스

 

차량 가액 상승에 따른 사고 보장 확대와 보험료 절감을 위한 합리적 소비 경향이 자동차보험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부상했다. 대물배상 한도를 10억 원 이상으로 설정한 가입 비중이 과반을 기록한 가운데, 비대면 채널과 할인 특약 활용도는 역대 최고 수준을 경신했다. 보험개발원은 신차 가격 상승과 부품비 인상이 가입자들의 보장 범위를 넓히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고가 차량 비중이 확대되면서 사고 발생 시 상대 차량에 대한 배상 책임을 지는 대물배상 가입 금액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 중 대물배상 한도를 10억 원 이상으로 설정한 비율은 51.0%로 집계되었다. 이는 과거 고액 사고에 대비하려는 심리가 일부 수입차 소유주에 국한되었던 것과 달리, 이제는 보편적인 가입 기준으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대물배상 10억 원 이상 가입 비중은 지난 수년간 지속적인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 고가 차량 증가와 수리비 부담 확대가 견인한 보장 강화 현상

이러한 보장 강화 흐름의 배경에는 차량 자체의 가격 상승이 자리 잡고 있다. 올해 기준 개인용 신차의 평균 가액은 5,243만 원으로 전년 대비 눈에 띄는 상승 폭을 기록했다. 차량의 대형화와 전기차 보급 확대, 그리고 각종 첨단 편의 장비 탑재가 차량 가격을 끌어올린 원인으로 분석된다. 단순히 차량 가격만 오른 것이 아니라, 사고 발생 시 투입되는 부품비와 정비 수가 등 수리비 전반의 비용 부담이 커진 점도 가입자들이 고액 보장을 선택하게 만드는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대물배상 한도를 3억 원 이상으로 설정한 가입자 비중 역시 84.6%에 달하며 대다수의 운전자가 고액 배상 위험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차 담보 가입률 또한 85.8%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포인트 증가했다. 자신의 차량 피해를 보상받기 위한 가입자가 늘어난 것은 차량을 자산으로 인식하고 보호하려는 경향이 강해졌음을 보여준다. 보장 수준이 이처럼 상향 평준화되는 상황에서 가입자들은 보험료 부담을 낮추기 위한 대안으로 유통 구조의 변화를 선택하고 있다. 대면 접촉을 줄이고 중간 수수료를 없앤 다이렉트 채널의 이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 비대면 채널 중심의 가입 구조 재편과 연령별 이용 특성 변화

보험 가입 채널의 주도권은 이제 완전히 온라인과 모바일로 넘어온 모습이다. 인터넷 홈페이지나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직접 보험에 가입하는 사이버마케팅(CM) 채널의 가입률은 51.4%를 기록하며 전체 채널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설계사를 통한 대면 채널 비중은 31.7%로, 전화 상담을 이용하는 TM 채널은 15.8%로 각각 하락하며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정보 접근성이 뛰어난 소비자들이 스스로 보장 내용을 설계하고 저렴한 보험료를 선택하는 방식이 시장의 주류로 정착된 결과다.

연령대별 분석에서는 세대 간의 디지털 활용 격차와 공통적인 비용 절감 의지가 동시에 확인되었다. 30대 가입자의 경우 CM 채널 이용률이 69.1%에 육박하며 비대면 가입의 핵심 층임을 입증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60세 이상의 고령층에서도 CM 채널 가입률이 36.3%를 기록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과거 디지털 소외 계층으로 분류되던 고령자들 사이에서도 모바일 금융 서비스 이용이 보편화되었으며, 보험료 절감이라는 실익을 위해 능동적으로 기술을 수용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 첨단 안전장치 보급과 주행거리 특약 통한 효율적 보험료 관리

보험료를 절감하기 위한 가입자들의 노력은 채널 선택을 넘어 각종 특약 활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행거리에 따라 보험료를 환급해 주는 특약의 가입률은 88.4%로 조사되었으며, 평균 환급률은 10.2%에 달했다. 가입자 한 명당 평균적으로 돌려받는 금액은 약 13만 3천 원 수준이다. 유가 급등과 환경 보호 정책에 따른 차량 5부제 시행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차량 운행을 줄이는 가입자가 늘어나면서, 실제 주행한 만큼만 비용을 지불하려는 합리적 소비 패턴이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차량 자체의 안전성 향상도 보험료 인하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긴급제동 장치와 차선유지 경고장치 등 첨단 안전장치 장착률은 각각 17.1%, 15.5% 증가하며 견고한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장치들은 사고 예방 효과가 입증되어 보험료 할인 혜택으로 직결된다. 실제로 안전운전 실천과 장치 보급 확대에 힘입어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는 우량등급 가입자는 전체의 89.5%에 도달했다. 허창언 보험개발원장은 소비자의 니즈를 반영한 보장 확대와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상품 개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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