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해소하고 조직 내 인식 개선을 위해 대규모 특집 강연회를 개최한다. 각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취를 거둔 리더들이 연사로 나서 개인의 성취가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공유하며 실질적인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이는 단순히 고용률을 높이는 단계를 넘어 다양성이 존중받는 기업 문화를 구축하는 중대한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대한민국 노동 시장에서 장애인 고용은 오랫동안 양적 팽창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법정 의무 고용률 준수라는 수치적 목표를 넘어, 장애인이 조직 내에서 실질적인 역량을 발휘하고 동등한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는 '질적 성장'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유명 강연 프로그램인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이하 세바시)과 손을 잡은 것은 매우 전략적인 행보로 풀이된다. 단순한 정보 전달형 교육에서 벗어나 감동과 서사가 담긴 콘텐츠를 통해 대중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서울 영등포아트홀에서 열린 이번 강연회는 '편견 없는 직장, 한계 없는 성장'이라는 대주제 아래 기획되었다. 이는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단순히 사회적 책임(CSR)의 일환으로만 보지 않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인적 자원 관리(HRM)의 핵심 요소로 인식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히 고용 시장 내에서 장애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벽을 허물기 위해, 실제 현장에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낸 인물들의 목소리를 직접 전달하는 방식이 채택되었다.
▲ 인식 개선 교육의 법적 테두리를 넘어선 문화적 접근의 필요성
그동안 기업 내 장애인 인식 개선 교육은 법정 의무 사항으로서 매년 시행되어 왔으나, 형식적인 운영에 그친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강연회는 일방적인 강의가 아닌, 실제 사례를 바탕으로 한 '증명의 기록'을 나누는 데 집중한다. 전문가들은 장애인 고용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직장 내 동료와 관리자들이 장애를 '결핍'이 아닌 '다양성'의 한 조각으로 받아들이는 문화적 토양이 필수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러한 배경에서 이번 강연회는 각기 다른 전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5인의 리더를 연사로 초청했다. 이들은 신체적 한계가 직업적 성취의 제약이 될 수 없음을 몸소 입증한 인물들로, 강연을 통해 장애인 고용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가진 인사 담당자들과 일반 시민들에게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한다.
▲ 각 분야 리더 5인이 제시하는 한계 극복과 증명의 서사
강연의 첫 포문은 스포츠 현장에서 전해진 승전보의 주인공이 열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패럴림픽에서 메달 5개를 획득하며 한국 스포츠의 위상을 높인 김윤지 선수는 도전에 대한 의지와 목표 달성 과정을 관객들과 공유했다. 김 선수의 사례는 스포츠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직장인들에게 어떤 환경에서도 굴하지 않는 회복 탄력성과 목표 지향적 태도가 조직 전체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파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문화예술 분야와 전문직에서의 성취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가수 이찬혁의 뮤직비디오 '비비드라라러브'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뮤지컬 배우 김유남은 예술이라는 언어를 통해 편견을 허무는 과정을 서술했다. 또한 세계 최초의 중증장애인 치과의사로서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로 재직 중인 이규환 교수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의료 현장에서 장애가 결코 걸림돌이 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이 교수의 사례는 전문직 진입 장벽에 부딪힌 수많은 장애인 구직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직업을 동시에 수행하는 이른바 'N잡러'로서의 삶을 살고 있는 성악가이자 모델 오지현의 이야기는 변화하는 노동 시장의 트렌드를 반영한다. SBS '몽글상담소' 출연 등으로 대중에게 이름을 알린 오지현은 장애인 또한 현대 사회의 유연한 고용 형태 속에서 다재다능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사이배슬론 우승자이자 직접 입고 걷는 로봇을 제작하는 연구원 김승환은 기술과 인간의 결합이 어떻게 장애의 한계를 지워낼 수 있는지를 기술적, 인문학적 관점에서 풀어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확산 전략과 미래 고용 환경의 변화
이번 특집 강연회는 오프라인 행사에 머물지 않고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그 파급력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은 강연 내용을 다음 달 1일부터 유튜브 채널 '세바시'를 통해 순차적으로 공개할 방침이다. 이는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 더 많은 대중과 기업 관계자들에게 장애인 인식 개선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포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콘텐츠 기반의 인식 개선 활동이 실제 고용 시장의 지표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특히 유튜브와 같은 플랫폼은 MZ세대를 포함한 주류 노동 인구가 정보를 소비하는 핵심 경로인 만큼, 이들의 가치관 변화가 향후 기업들의 채용 문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편견이 사라진 자리에 능력 중심의 평가가 자리 잡을 때, 기업은 더욱 창의적이고 포용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 이번 강연회가 남긴 핵심 과제다.
정부와 공공기관의 노력 역시 지속될 전망이다. 공단은 이번 행사를 기점으로 '편견 없는 직장'을 만들기 위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들이 장애인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육성할 수 있도록 다양한 컨설팅과 인센티브 제도를 정비해 나갈 계획이다. 한계 없는 성장을 꿈꾸는 5인 리더의 목소리가 단순한 울림을 넘어 대한민국 고용 지형을 바꾸는 실질적인 동력으로 작용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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