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미국 소매판매 지표 호조 및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에 달러-원 환율 1,480원 돌파

정휘 기자

미국 소비 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며 경기 가속화 신호를 보낸 가운데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이 달러 강세를 견인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위험 회피 심리가 극대화되었고, 이는 달러-원 환율을 야간 거래에서 1,480원대 위로 끌어올리는 강력한 동인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의 독주 체제가 강화되는 양상이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야간 거래를 통해 1,480원 선을 상향 돌파하며 마감했다. 이는 주간 거래 종가와 비교했을 때 상당한 폭의 상승을 기록한 것으로, 미국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 확인과 더불어 대외적인 지정학적 불안 요소가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야간 거래 종가는 1,480.80원을 기록하며 장중 고점에서 거래를 마쳤다. 이번 야간 장에서의 상승폭은 서울 환시 주간 거래 종가인 1,468.50원 대비 12.30원에 달하며, 전장 서울환시 종가와 비교해도 3.60원 높은 수준이다. 장 초반 1,470원 부근에서 움직이던 환율은 뉴욕 증시 개장과 경제 지표 발표 이후 상승 압력을 급격히 키우며 오름폭을 확대했다.

▲ 미국 소비 지표 서프라이즈와 금리 인하 기대감 위축 영향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경제 지표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강력한 소비 경기를 입증했다. 지난 3월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1.7% 급증한 것으로 집계되었는데,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1.4% 증가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중동 분쟁 여파로 인한 휘발유 가격 상승이 전체 소매판매 수치를 밀어 올릴 것이라는 전망은 이미 존재했으나, 이를 제외하더라도 미국 내부의 기저 소비 체력이 매우 견고하다는 사실이 데이터를 통해 증명되었다.

변동성이 큰 자동차, 휘발유, 건축자재, 음식 서비스를 제외한 이른바 핵심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7% 늘어났다. 이는 시장 예상치였던 0.2% 증가를 세 배 이상 상회하는 결과다. 이러한 소비 호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조기에 금리를 인하할 명분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인베스팅라이브의 아담 버튼 수석 통화 분석가는 미국 데이터가 일관되게 경기 가속 시나리오를 가리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전쟁이라는 변수가 시장을 가리고 있었으나, 현재의 강력한 지표를 고려할 때 올해 시장이 기대하던 두 차례의 금리 인하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아졌으며 이는 달러화 가치에 강력한 순풍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중동 지정학적 불확실성 고조에 따른 국제유가 폭등

경제 지표의 호조와 더불어 외환시장을 압박한 또 다른 핵심 축은 지정학적 리스크다. 이란 전쟁 상황과 관련하여 국제유가는 뉴욕 시장에서 4% 안팎의 폭등세를 기록하며 시장의 공포를 자극했다. 원유 가격의 급등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안전 자산인 달러화에 대한 수요를 집중시키는 경향이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 사이의 2차 종전 협상이 성사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시장의 실망감이 가격에 즉각 반영되었다.

백악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미국 협상단 대표인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현재까지 협상 장소인 파키스탄으로 출국하지 않은 상태다. 백악관은 밴스 부통령이 현재 별도의 정책 회의에 참석 중이며, 종전 협상 참석 여부에 대해 이란 측이 아직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러한 외교적 교착 상태는 중동의 전운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고, 이는 국제유가 상승과 결합되어 위험 자산 회피 심리를 극대화했다. 환율은 이와 같은 불확실성을 반영하며 야간 거래 내내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와 주요국 통화 환율 동향

달러화 강세 현상은 원화뿐만 아니라 주요국 통화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관찰되었다. 새벽 시간대 달러-엔 환율은 159.270엔을 기록하며 엔화 약세가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고, 유로-달러 환율 역시 1.17520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달러 대비 유로화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역외 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8263위안을 나타내며 아시아 통화 전반에 걸쳐 달러 대비 가치 하락 압력이 거세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의 일중 변동 폭은 12.80원에 달해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장중 저점은 1,468.00원이었으나 야간 거래 마감 시점에는 1,480.80원까지 치솟으며 고점에서 장을 마감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미국 소비 지표가 시사하는 고금리 유지 가능성과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달러-원 환율의 상단이 추가로 열릴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한편, 야간 거래까지 포함한 당일 총 현물환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와 한국자금중개 양사를 합산해 217억 6,400만 달러로 집계되어 시장의 활발한 거래 참여와 높은 경계감을 동시에 반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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