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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교장관, 한국에 긴급 연락...정병하 특사 '특별 요청' 사항은?

정휘 기자
이란 외교장관, 한국에 긴급 연락...정병하 특사 '특별 요청' 사항은?
©연합뉴스

 

한국 정부 특사가 이란 외교장관과 만나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 협조를 요청했다. 이란은 해협 불안정의 원인을 미국으로 지목하며 즉각적인 개방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 한편 이란 의회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를 위한 법률을 가결했으며, 관련 통행료가 이란중앙은행에 처음 예치되었다.

한국 정부의 정병하 외교부 장관 특사가 이란을 방문하여 호르무즈 해협 내 한국 선박과 선원의 안전 확보를 위한 이란 측의 협조를 요청했다. 정 특사는 지난 4월 11일부터 이란에 파견되어 이란 외교부 정무차관, 경제차관, 영사국장 등 주요 당국자들과 면담을 진행해왔다. 특히 4월 22일(현지시각)에는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만나 양국 관계 현안과 더불어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한 항행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가졌다. 이번 면담은 어려운 국제 정세 속에서도 한-이란 양국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려는 한국 정부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외교부는 향후 이란과 여러 각급에서 외교적 소통을 지속해나갈 방침을 밝혔다.

▲ 한국 특사

정 특사는 아라그치 장관에게 호르무즈 해협의 안정적인 상황 유지를 위한 이란의 협력을 강력히 요청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상당 부분이 통과하는 핵심 해상 교통로로, 이곳의 불안정은 글로벌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에너지 수입의 상당 부분을 이 해협을 통해 운송하고 있어, 해협의 안전은 한국 경제 안보에 직결되는 문제이다. 그러나 이란 측은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한 상황이 미국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당장 해협을 개방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는 미국과의 관계에서 이란이 해협을 전략적 카드로 활용하려는 의도를 시사한다. 이란은 자국 해역에 대한 주권을 강조하며 외부 세력의 개입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 이란 외교장관 면담 및 항행 안전 요청

이러한 외교적 긴장 속에서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지난 4월 21일,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확립에 관한 법률'의 본회의 상정을 가결했다. 이 법안은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을 명시하고,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대해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 이 법안 가결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가 이란중앙은행에 처음으로 예치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는 이란이 단순히 법률적 근거를 마련하는 것을 넘어 실제 통행료 징수를 현실화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제 해양법상 공해로 간주되는 해협에 대한 이란의 이러한 조치는 국제 사회의 우려를 증폭시키고 있다.

이란의 이러한 조치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을 한층 더 고조시킬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좁은 수로로, 전 세계 석유의 약 20%가 이곳을 통과한다. 통행료 징수와 이란의 통제권 강화는 국제 유가 변동성 확대, 해상 운송 비용 증가,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한국과 같이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은 직간접적인 경제적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 이란의 이러한 행보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대한 대응이자, 국제사회에 자국의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전략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 이란 의회

현재 중동 정세는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높은 불확실성을 내포하고 있다. 이란의 핵 프로그램, 미국과의 관계, 역내 경쟁국들과의 갈등 등이 얽혀 호르무즈 해협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한국 정부는 정 특사의 이번 방문을 통해 이란과의 외교적 대화 채널을 유지하고, 한국 기업 및 국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징수를 본격화하고 미국의 압박에 맞서 강경한 입장을 유지할 경우, 국제 사회의 외교적 해법 모색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 확보와 해상 교통로의 자유로운 이용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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