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시장은 금융권 연체율 상승과 해외 리츠 부실로 복합적 위기에 직면했다. 정치권에서는 부동산 세금 정책을 둘러싼 공방이 가열되고 있으며, 고위공직자 백지신탁제 도입 등 정책 신뢰성 제고 방안이 제기된다. 시장 불안정성 해소를 위한 다각적 접근이 요구된다.
최근 국내외 부동산 시장은 다양한 악재가 겹치며 불안정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금융권의 연체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 상품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는 등 시장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이러한 경제적 위기감 속에서 정치권은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공방을 이어가며, 정책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 은행 연체율 최고 수준
금융권의 연체율 상승은 부동산 시장의 심각한 침체를 반영한다. 2026년 1분기 은행 연체율은 가계와 기업 부문 모두에서 일제히 상승하며 역대 최고치를 속출했다. 특히 부동산업과 임대업의 연체율이 유독 높게 나타나, 해당 분야의 부실 위험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는 내수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 그리고 지속적인 대출 조이기 정책이 맞물려 부실 차주의 상환 부담을 가중시킨 결과로 풀이된다. 박형중 우리은행 애널리스트는 연체율 상승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흐름이며, 내수 부진과 부동산 시장 상황이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의 높은 금리 수준이 유지되거나 추가 상승할 경우, 부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부동산 시장 위기 경고
해외 부동산 투자 시장 또한 고금리, 고환율, 자산가치 급락이라는 '3중 덫'에 걸려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는 4월 28일 오후 4시 4분,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며 투자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 빌딩 등 해외 부동산을 담았던 이 상품은 2020년 상장 이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게 했으나, 하루아침에 거래정지 '날벼락'을 맞으며 2000억 원에 달하는 투자금이 묶이게 됐다. 이는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던 해외 부동산 리츠 시장에 대한 경고등으로 작용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고금리로 인한 대출이자 부담 증가와 부동산 가치 하락이 겹치면서 해외 부동산 투자 상품 전반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
▲ 해외 부동산 리츠 부실 심화
이러한 시장 불안정성 속에서 정치권의 부동산 정책 공방은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인 정원오 후보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부동산 정책을 선거 쟁점화하는 것에 대해 "선거 때마다 세금 문제를 꺼내 불안을 자극하고 부동산 갈등을 키운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오 시장이 1인 1주택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부동산 정책을 통한 '흑색선전'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부동산 세 부담 증가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으며, 보유세 역시 임차인에 전가될 것이 뻔하다고 전망하며 일방적인 세금 인상과 규제보다는 지역 맞춤형 부동산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과다 보유 문제와 정책 신뢰성 확보를 위한 제도 개선 논의도 재추진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4월 28일 토론회를 열어 고위공직자가 실제 거주 목적을 제외한 부동산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하도록 하는 '부동산 백지신탁제' 도입을 주장했다. 이는 매 정권마다 반복되는 고위공직자의 부동산 관련 논란을 해소하고, 정책 신뢰도를 높이기 위함이다. 일각에서는 부동산 개발 시장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의존도를 낮추고 전세사기를 막기 위해 공공 토큰증권(STO)을 활용한 자금 조달 방식이 도입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는 기존 부동산 시장의 문제점을 해결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KB부동산이 4월 27일 발표한 4월 전국 주택가격 동향(13일 기준)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 8147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부동산 시장의 높은 가격 수준을 보여주는 동시에, 서민들의 주거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현실을 반영한다.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튀어나오는 두더지를 망치로 때려 넣는 두더지게임'이 아니라, 시장과 수요자를 달래며 근본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 시장의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 정치권과 정부는 단기적인 대책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신뢰성 있는 정책 방향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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