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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 3% 상승, WTI 100달러 재돌파

윤근일 기자
국제 유가 3% 상승, WTI 100달러 재돌파
©연합뉴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다시 넘어서며 급등했다. 아랍에미리트의 OPEC 탈퇴 소식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논의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서 유가 상승을 견인했다. 브렌트유 선물은 7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국제 유가가 중동 정세 불안정 심화로 인해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주요 산유국 중 하나인 아랍에미리트(UAE)의 석유수출국기구(OPEC) 탈퇴 결정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논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시장에 하방 압력보다는 상방 압력이 우세하게 작용했다. 이러한 복합적인 요인들이 국제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 국제 유가 급등 현상과 시장 지표

지난 28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11.26달러로 전장 대비 2.8%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이로써 7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시장의 불안정한 심리를 반영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는 배럴당 99.93달러로 전장 대비 3.7% 올랐다. WTI 선물은 지난 4월 13일 이후 처음으로 장중 배럴당 100달러선을 넘어서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같은 유가 급등은 공급 불안정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동의 주요 산유국인 UAE는 다음 달 5월 1일부로 OPEC과 OPEC (OPEC과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10개국의 연대체)를 탈퇴한다고 선언했다. UAE는 12개 회원국 중 산유량이 세 번째에 달하는 국가로, 이번 탈퇴 결정은 국제 유가를 사실상 지배했던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오일 카르텔'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었다. 통상적으로 공급량 증가 가능성은 유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나, 이번 사안에서는 그 영향이 제한적이었다. 이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공급 측면의 변화를 압도하는 현상으로 풀이된다.

▲ 중동 정세 불안정 심화: UAE 탈퇴와 미·이란 교착

유가 상승의 핵심 배경에는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논의 교착 상태가 자리 잡고 있다. 양측은 호르무즈 해협과 이란 핵 프로그램 등 핵심 쟁점을 둘러싸고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며, 이는 중동 지역의 불안정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는 대신 미국이 이란 항만 봉쇄를 해제하는 내용의 '중간 합의'를 제안했다. 여기에는 핵 프로그램 등 복잡한 쟁점은 후속 협상으로 미루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 소식통은 이 같은 제안이 핵 협상을 사실상 뒤로 미루는 것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협상 난항은 국제 유가에 지속적인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UAE의 탈퇴 소식은 원유 시장에 하락 압력으로 작용해 상당한 매도세를 촉발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나 그는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황에서 공급량이 늘어도 갈 곳이 없다"며, 현재의 지정학적 상황이 유가 하락 요인을 상쇄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통로로, 이곳의 불안정성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공급망의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유가 상승 추세는 완만하게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호르무즈 해협 리스크와 장기 유가 전망

세계은행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에너지 가격이 24% 상승하여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전망은 가장 극심한 차질이 올해 5월에 종료되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해상 운송이 2026년 말까지 전쟁 전 수준으로 점차 회복된다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현재의 미·이란 협상 교착 상태와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상황을 고려할 때, 이러한 가정이 현실화될지는 미지수다. 만약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되거나 악화될 경우, 세계은행의 전망치보다 더 큰 폭의 에너지 가격 상승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제 유가는 단기적으로는 중동 정세의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주요 산유국들의 생산 정책과 글로벌 에너지 수요 변화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방향성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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