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기술 주권: 화웨이 AI칩 주문 폭증, 중국 빅테크 미국 제재 돌파

김영 기자
기술 주권: 화웨이 AI칩 주문 폭증, 중국 빅테크 미국 제재 돌파
©연합뉴스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의 신규 AI 모델 V4 출시 이후, 화웨이 어센드 950PR 칩에 대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미국의 강력한 수출 통제 속에서 중국의 기술 자립 시도가 중요한 전환점을 맞이했음을 시사한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지형 변화와 미중 기술 패권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딥시크는 최근 자사의 신규 인공지능(AI) 모델 V4를 공개했다. 이 모델이 화웨이 칩을 기반으로 최적화된 사실이 알려진 후, 중국의 주요 빅테크 기업들 사이에서 화웨이의 AI 칩 수요가 급증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로이터에 따르면, 바이트댄스, 텐센트, 알리바바 등 다수의 거대 정보기술 기업들이 화웨이의 '어센드 950PR' 칩 구매를 위해 적극적으로 접촉하고 있다. 이는 미중 반도체 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중국이 자국 기술을 통해 의미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중국 빅테크

화웨이의 어센드 950PR은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에도 불구하고 그 성능을 입증하고 있다. 현재 대중국 판매가 가능한 엔비디아의 H20 제품보다 우수한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첨단 칩으로 분류되는 엔비디아의 H200 프로세서에는 아직 미치지 못한다. H200은 이미 수출 허가를 받았으나, 판매 조건을 둘러싼 미중 양국 간의 이견으로 실제 중국 시장에 공급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딥시크 V4 모델의 화웨이 칩 최적화는 중국 기술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되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수요 증가는 화웨이가 수년간 중국 기술업계 내에서 대규모 주문 확보에 어려움을 겪어왔던 상황에서 발생한 중요한 전환점이다. 로이터는 딥시크가 V4를 화웨이 칩 기반으로 최적화한 것은 미국산 반도체 의존에서 벗어나 중국산으로 전환하려는 중국의 전략적 변화를 상징한다고 분석했다. 이는 기술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중국 정부의 우선 과제와도 정확히 일치하는 움직임이다. 클라우드 컴퓨팅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임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 역시 화웨이 칩 관련 주문 확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 화웨이 AI칩 대규모 주문

화웨이는 올해 약 75만 개의 어센드 950PR 칩을 출하할 계획이다.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로이터에 이미 이달부터 칩 양산이 시작되었으며, 올해 하반기에는 본격적인 출하가 이루어질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로이터 보도에 따르면, 어센드 950PR은 고객 테스트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고, 일부 기업들은 샘플 수령 이후 실제 주문을 검토해왔다. 이러한 긍정적인 시장 반응은 화웨이 칩의 신뢰성과 실효성을 입증하는 강력한 지표로 작용한다.

시장에서는 딥시크의 V4 모델이 화웨이 칩에 최적화된 점이 이번 수요 확대의 직접적인 계기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한다. 그러나 중국 빅테크 업계에서 수요 대비 고성능 AI 칩 부족 현상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딥시크는 다음 달 5월까지 새 모델을 75% 일시 할인할 예정이며, 화웨이 950PR이 대규모로 출하된다면 올해 하반기 가격이 크게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중국 내 AI 칩 시장의 경쟁 구도와 가격 정책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 미중 기술 경쟁 속 화웨이의 반격

이번 화웨이 AI 칩의 수요 급증 현상은 단순한 개별 기업의 성과를 넘어,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에 새로운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수출 통제가 중국의 기술 자립 노력을 오히려 가속화하는 역설적인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세계 각국은 미중 기술 경쟁의 파고 속에서 자국 기술 주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으며, 화웨이의 이번 돌파구는 이러한 글로벌 흐름에 중대한 이정표를 제시한다.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반도체 산업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술#주권#화웨이#AI칩#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