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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 우려, 대출 이자에 허리 휘는 서민들

윤근일 기자
고금리 장기화 우려, 대출 이자에 허리 휘는 서민들
©연합뉴스

 

고금리 기조가 국내 경제 전반에 걸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1분기 연체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였으며, 부동산 경매 신청 건수는 13년 만에 최다치를 나타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공실 심화와 자산 가치 하락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고금리 기조의 장기화가 가계와 기업 모두에게 심각한 재정적 압박을 가하며 한국 경제 전반에 걸쳐 경고음이 확산하고 있다. 특히 주요 금융 지표들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경제 주체들의 부담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음을 시사한다. 5대 시중은행의 대출 연체율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부동산 시장에서는 경매 신청 건수가 13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내는 등 자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현상은 고금리 환경과 경기 침체, 그리고 강화된 대출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 은행 연체율 역대 최고치 기록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의 올해 1분기 말 전체 대출 연체율은 단순 평균 0.40%를 기록하였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상당한 상승 폭을 보였으며, 특히 2025년 4분기 대비 0.06%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연체율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가계 대출은 물론 기업 대출 부문에서도 연체율이 동반 상승하며 전반적인 채무 상환 능력이 저하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중소기업 및 개인사업자의 연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업종별로는 부동산 관련 대출의 부진이 특히 두드러져 부실채권 규모 역시 16조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이는 고금리 환경 속에서 이자 부담이 가중된 차주들이 원리금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상황이 확산되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러한 고금리 여파와 경기 침체는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 미치고 있다. 법원 경매정보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월~3월) 법원에 신규로 경매를 신청한 부동산 물건 수는 1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하였다. 주택, 상가, 공장 등 모든 유형의 부동산에서 경매 물건이 증가하였으며, 이는 고금리 기조와 함께 경기 침체, 그리고 정부의 부동산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차주들이 더 이상 대출 원리금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지난 2년 4개월 새 최고 수준을 기록하는 등 이자 부담이 급증하면서 경매 시장으로 넘어가는 물건이 속출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 부동산 시장 경매 물건 급증 현상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도심의 주요 상가는 물론 아파트 단지 내 상가에도 공실이 속출하며 '공실의 늪'에 빠진 상태이다. 온라인 소비의 증가 또한 오프라인 상가의 수익성 악화를 부추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의 가치 하락과 높은 이자 부담이 겹치면서 리츠(REITs) 시장 또한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외 부동산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저금리 시기에 몸집을 불렸던 해외부동산 리츠는 자산 가치 하락,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하며 구조적 취약성이 현실화되었다. MSCI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1년 전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고금리의 후폭풍은 비단 대출 차주들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카드업계 역시 고금리 여전채(여신전문금융회사채) 발행의 후폭풍으로 이자 손익이 5년째 악화하는 등 재무 건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금리 하락기에 접어들었음에도 과거 고금리로 조달했던 비용이 뒤늦게 반영되면서 수익성 악화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은 '고금리의 역설'이라는 지적을 낳는다. 시중은행들이 예금과 대출 금리를 올리면서 현금 부자들은 이자 수익을 얻지만, 대다수 차주들은 그만큼 더 큰 부담을 지게 되어 경제적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금융 시장 및 해외 부동산 파장 심화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금융기관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민은행은 SSG닷컴과 손잡고 고금리 콜라보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며 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하루만 맡겨도 1천만 원까지 최고 연 2.5%의 금리를 제공하는 'KB 사장님 파킹통장'과 최고 연 6%의 사업자 전용 적금 'KB 사장님 적금'을 선보였다. 또한,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무료 컨설팅을 제공하며 고금리 환경 속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업자들을 지원하려는 노력을 병행한다. 이는 고금리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금융기관이 유동성을 확보하고 특정 고객층을 지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편, 미국 주택가격 지수(HPI) 역시 2026년 2월 전월 대비 보합세를 기록하며 고금리 부담 속에서 둔화세를 보이는 등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 환경의 영향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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