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용범 정책실장, 한국 금융 신용대출 시스템 근본적 모순 지적…개혁 촉구

김영 기자
김용범 정책실장, 한국 금융 신용대출 시스템 근본적 모순 지적…개혁 촉구
©연합뉴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한국 금융의 신용대출 시스템이 지닌 구조적 모순을 연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치밀하게 방치된 구조적 모순"이라 규정하며, 저신용자들이 높은 금리를 부담하거나 금융권에서 배제되는 현실의 부당함을 강조했다. 시중은행, 인터넷은행, 금융당국 등 각 주체에 근본적 해법 모색을 촉구하는 자아성찰적 메시지를 던졌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한국 금융의 신용대출 시스템이 안고 있는 구조적 모순을 사흘 연속 강하게 비판하며 금융권 전반의 근본적 개혁을 촉구했다. 김 실장은 1일부터 3일까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금융의 구조 시리즈'라는 이름의 글 세 편을 연달아 게재했다. 이는 고신용자에게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절박한 저신용자에게는 높은 이자를 부과하는 현행 시스템의 비합리성을 지적하는 이재명 대통령의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그는 대출의 핵심 기준인 신용등급이 "복잡한 생애를 숫자로 압착한 것"이자 "정교하게 요약된 과거의 잔상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 숫자가 절대적인 신처럼 작용하며 금융권이 설계한 '보이지 않는 계급장' 역할을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금융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금융에서 밀려나는 현상이 더욱 뚜렷해졌다고 분석했다.

김 실장은 어려운 사람들이 높은 이자를 내는 것을 넘어 "선택지 자체를 박탈당하고 입장할 티켓조차 얻지 못한 채 쫓겨났다"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상위와 하위 신용등급 사이의 '공백'을 "가운데만 휑하게 뚫린 도넛 같다"고 비유하며, 금융기관들이 정밀한 관리에 비용이 많이 드는 중간 지대를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회피 전략'을 구사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현상은 우연이 아닌 "치밀하게 방치된 구조적 모순"의 결과라고 그는 규정했다.

김 실장은 금융 주체별로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하며 변화를 요구했다. 시중은행을 향해서는 "고신용자라는 온실에만 갇혀 있지 않도록 대출의 구성을 흔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터넷 은행들이 특정 구간을 비워두는 '체리피킹'을 지양하고 "과거의 연체 기록이나 카드 이력만 쳐다보고 있을 것이냐"고 반문하며 엄중한 책임을 맡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금융당국에 대해서도 "건전성이라는 방패 뒤에 숨어 구조적 모순을 방치한 채 성벽을 높이는 데만 급급했던 것 아니냐"고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그는 서민금융기관의 모델 조정과 새로운 기관 허용 필요성도 언급하며, 문제 제기는 자신이 했으나 "해법은 금융당국과 면허라는 특권을 부여받은 시중은행·인터넷 은행·서민금융기관이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김 실장이 과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재정부 1차관 등을 역임하며 현 시스템의 설계와 운영에 관여했던 만큼, 다소 뒤늦은 자성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김 실장 본인도 "나는 이 잔인한 시스템을 설계하고 작동시키고 정당화해 온 사람"이라며 "명백한 공범"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자신의 문제 제기가 "비겁했던 자각에서 시작되는 자백이자 반성"이자 "처절한 성찰"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정책실장의 발언은 한국 금융 시스템의 근본적 재편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은 고신용자 중심의 대출 관행에서 벗어나 중신용자 및 서민층에 대한 포용적 금융 확대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에 직면했다. 특히 인터넷 은행들은 혁신 금융의 본래 취지를 살려 중저신용 대출 시장 활성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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