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서양 항해 중이던 크루즈선에서 치명률 40% 이상의 남미형 한타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발생하여 사망자가 나왔다. 이는 육지에서 감염된 후 선박에서 발병하는 '시차 감염'으로 분석되나, 안데스형 바이러스의 제한적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제기되어 국제 보건 당국이 예의주시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현재까지 전 세계 일반 인구에 대한 위험은 낮다고 평가한다.
최근 대서양을 항해하던 크루즈선에서 발생한 한타바이러스 감염 사태는 높은 치명률과 잠재적 전파 양상으로 국제적 우려를 낳는다. 고려대 의대 미생물학교실 송진원 교수는 이번 사태를 감염이 육지에서 이루어지고 발병은 선박에서 나타나는 '시차 감염'일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이는 크루즈선 탑승 전 남미 지역 방문 이력이 확인된 일부 환자들의 상황과 맥을 같이 한다. 케임브리지대 감염병 역학자 샬럿 해머 교수는 한타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대 8주에 달하는 점을 들어 남미 체류 중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한타바이러스는 설치류를 숙주로 하는 바이러스군으로, 감염된 쥐의 소변, 배설물, 침 등에 접촉하거나 건조된 입자를 흡입할 때 사람에게 전파된다. 이 바이러스의 출발점은 한국으로, 1976년 고 이호왕 고려대 명예교수가 경기도 동두천 한탄강 유역에서 유행성출혈열의 원인 바이러스를 세계 최초로 규명하였다. 당시 정체불명의 괴질로 수많은 군인의 목숨을 앗아갔던 유행성출혈열의 병원체를 찾아낸 이 업적은 이후 '한탄바이러스'로 명명되었고, 오늘날 전 세계 아형을 아우르는 '한타바이러스'라는 학문적 용어의 기원이 되었다.
한타바이러스는 지역에 따라 질병 양상이 상이하게 나타나며,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발생하는 신증후군출혈열과 남미 지역의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은 유전자형이 약 60%만 일치할 정도로 다르다. 한국과 아시아, 유럽에서는 주로 신장을 침범하여 신증후군출혈열을 일으키는 반면, 미국과 남미에서는 폐를 공격하여 한타바이러스 폐증후군을 유발한다. 특히 남미에서 유행하는 안데스 바이러스에 의한 폐증후군은 치명률이 40% 이상으로 매우 높다고 송진원 교수는 설명한다.
이번 크루즈선 감염 사례의 심각성은 남미형 한타바이러스의 높은 치명률과 더불어 제한적이나마 사람 간 전파 가능성이 보고된 안데스 바이러스의 특성 때문이다. 한타바이러스는 일반적으로 사람 간 전파 사례가 드물지만, 안데스형 바이러스의 경우 아르헨티나에서 가족 간 전파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옥스퍼드대 제너연구소의 세사르 로페스-카마초 박사는 이번 집단 감염의 의미가 어떤 바이러스인지에 따라 달라지며, 안데스 바이러스라면 단순 환경 노출을 넘어 사람 간 전파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언급한다. 글래스고대 바이러스학자 벤자민 브레넌 박사는 현재로서는 설치류 노출과 제한적인 사람 간 전파가 혼합된 경로일 가능성이 있으며, 정확한 감염 경로는 역학 조사와 실험실 분석을 통해 확인되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표명한다.
일각에서는 이번 크루즈선 사태가 전 세계적 확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나, 현재까지의 분석은 이를 제한된 사례로 본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사건에 대해 전 세계 일반 인구에 대한 위험은 낮다고 평가하며, 선박 내 제한된 사례로 외부 확산 증거는 없다고 밝힌다. 로이터 통신 등 유수 외신 또한 이번 사태가 특정 지역의 환경적 특성과 밀폐된 선박이라는 특수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도하며, 과도한 공포를 경계할 것을 강조한다.
국내의 경우 한탄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백신이 상용화되어 있어, 유행 지역의 군인이나 주민은 보건소에서 저렴하게 접종할 수 있다. 그러나 남미형 한타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은 아직 개발되지 않은 상태이다. 국내에서도 매년 수백 명의 한타바이러스 환자가 발생하는 만큼 예방 노력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야외 활동 시 음식물 방치 금지, 주변 환경 청결 유지로 쥐 접근을 막는 것이 필수적이다. 쥐 배설물이 의심되는 공간은 마른 상태에서 청소하는 것을 피하고, 소독제를 뿌린 뒤 물걸레로 닦는 습식 청소를 해야 한다. 오랫동안 환기가 되지 않은 창고나 지하 공간에 들어갈 때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충분히 환기한 후 출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향후 국제 보건 당국은 남미형 한타바이러스의 변이 및 전파 양상에 대한 지속적인 감시와 연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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