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3월 에너지 물가 상승률이 한 달 새 8.6%포인트 급등하며 1971년 통계 작성 이래 세 번째로 큰 폭의 상승을 기록하였다. 중동전쟁 발발 이후 유가 상승 압력이 전 세계적 물가 불안을 재점화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정책 효과로 상대적으로 낮은 상승률을 보였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파고에서 예외일 수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OECD 회원국의 지난 3월 에너지 물가 상승률이 전월 대비 8.6%포인트 급등하며 1971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세 번째로 큰 폭의 상승 기록을 세웠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발 유가 폭락의 기저효과가 작용한 2021년 4월 이후 4년 11개월 만의 최고치에 해당하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2009년 11월의 11.6%포인트 상승에 이은 역대 세 번째의 충격파로 평가된다. 중동전쟁 발발로 인한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이 전 세계적 물가 불안을 다시 촉발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OECD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월 OECD 전체 회원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0%로 집계되었다. 이는 지난해 9월 4.1%에서 하락하여 올해 1월 3.3%와 2월 3.4%로 3% 초중반대에 머물다가 3월에 0.6%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3월 물가는 월별 자료가 있는 37개 회원국 중 33개국에서 전월보다 상승하였다.
보고서는 2월 말 발발한 중동전쟁에 따른 에너지물가 상승을 주요인으로 꼽으며 3년여 만에 에너지발 물가 상승 압력이 다시 커졌다고 지적한다. 3월 OECD 에너지물가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은 8.1%로, 2023년 2월 11.9% 이후 3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하였다. 월별 에너지물가 자료가 있는 35개 회원국 중 32개국에서 전월보다 상승률이 높아졌고, 7개국은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중동전쟁발 에너지물가 충격은 역대급일 뿐 아니라 그 영향이 광범위하다는 것이 OECD의 분석이다. 주요 7개국(G7)에서도 같은 구조가 확인되었는데, G7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 2.1%에서 3월 2.8%로 0.7%포인트 올랐다. 특히 G7의 에너지물가는 2월 -1.8%에서 3월 8.2%로 10.0%포인트나 급등하며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을 주도하였다.
한국의 3월 에너지물가 상승률은 5.2%를 기록하며 미국 12.5%, 독일 7.6%, 프랑스 7.1% 등 다른 주요 국가보다는 낮은 수준을 유지하였다. 이는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등 정부의 정책 효과가 일정 부분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단기적 정책 효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인플레이션 재점화 흐름 속에서 한국 경제가 장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을 제시한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각국의 밸류체인이 굉장히 긴밀하게 연결돼 있기 때문에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나타난다면 어느 국가도 피해갈 수 없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한국도 예외가 아니라고 가정하는 것이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하며, 국내 정책만으로는 국제 유가 상승과 같은 외부 충격을 완벽히 방어하기 어렵다는 현실을 강조하였다.
김 실장은 또한 "담배꽁초 하나가 타면 지푸라기를 태우고 나무를 태우며 결국 산불로 크게 번진다"는 비유를 들며 현재의 에너지 가격 상승이 시작점에 불과하다고 경고하였다. 에너지 가격 상승이 비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곡물, 우유, 닭고기, 돼지고기 등 주요 소비재 가격을 연쇄적으로 상승시키면서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각국 정부는 이러한 전이 효과를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종합적인 대책 마련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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