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삼성전자 노조 내부 갈등 격화, 성과급 분배 이견에 노사 협상 난항

이성경 기자
삼성전자 노조 내부 갈등 격화, 성과급 분배 이견에 노사 협상 난항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 간 사후조정 절차가 임박한 가운데, 노조 내부의 성과급 배분 이견이 심화하고 있다. 최대 노조인 초기업노조가 반도체(DS) 부문 중심의 요구를 고수하며 전사 공통재원 활용을 거부하자, 다른 노조들이 공정대표의무 위반 신고를 검토하는 등 노노 갈등이 증폭되는 양상이다. 이는 향후 노사 협상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노사 간 정부 중재 사후조정 절차가 11일과 12일로 예정되었으나, 노조 공동투쟁본부 내부에서는 성과급 배분 안건을 둘러싼 심각한 이견이 표출되고 있다. 교섭권을 위임받은 최대 노조가 반도체 이외 부문에 대한 이익 공유 요구를 수용하지 않아, 다른 노조들은 초기업노조의 독주에 대한 반발을 공개적으로 표명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내부 갈등은 노사 협상의 본질적 난항을 가중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핵심 쟁점은 반도체 부문뿐만 아니라 전사 임직원에게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는 전사 공통재원을 교섭 안건에 포함할지 여부이다. 2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과 완제품(세트)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 조합원들은 전사 공통재원을 확보하여 성과급을 일부라도 나누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3대 노조인 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 역시 지난 8일 초기업노조와 전삼노에 공문을 보내 전사 공통재원(영업이익 기준 최소 1% 이상) 활용을 통한 DX·DS 간 불합리한 성과급 구조 개선을 요구하였다.

동행노조는 앞서 초기업노조·전삼노와 공동교섭본부를 구성하고 사측과 임금협상을 진행하였으나, 초기업노조 측이 반도체 부문에만 유리한 성과급 제도를 주장하고 자신들의 의견을 무시하였다며 본부에서 탈퇴한 이력이 있다. 현재 사후조정의 노측 대표인 최승호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전사 공통재원을 안건에 포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고수하고 있다. 초기업노조는 전체 조합원 7만3천여 명 중 약 80퍼센트가 반도체 부문인 DS 소속으로 알려졌다.

최승호 위원장은 현재까지 사측과의 협상에서 DS 부문 성과급 요구에 집중하며, 실적이 악화한 DX 부문 임직원 처우에 대한 요구는 제시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파업 전 사실상 마지막 공식 협상 테이블이 될 이번 사후조정에서도 초기업노조가 DS 중심의 협상 노선을 견지하자, 노조 내부에서는 초기업노조의 독주에 대한 비판적 문제 제기가 공론화되고 있다. 회사 및 노조 커뮤니티에서는 전삼노가 초기업노조에 위임한 교섭권을 회수하고, 사후조정에 참여할 노측 위원을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 노조원은 "최승호 위원장이 본인 공로만 내세우려고 전삼노 제안을 의도적으로 묵살한다"며 "사후조정 교섭단에 DX 목소리를 반영할 인물이 없다"고 언급하였다. 지난해 12월부터 4개월간 진행된 노사 교섭이 실패하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마저 결렬된 만큼, 이번 사후조정은 초기업노조가 아닌 전삼노가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사후조정을 앞두고 노노 갈등은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동행노조는 소통 부족과 차별적인 성과급 요구안 등을 지적하며 초기업노조를 공정대표의무 위반으로 신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미 동행노조는 노조 공동투쟁본부 참여를 철회하였고, 교섭 정보 공유와 차별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하였다. 전삼노 또한 최승호 위원장이 자신들을 교섭에서 배제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하였다며 사과를 요구하기도 하였다.

노사 양측의 입장 또한 여전히 평행선을 달린다. 사측은 특별 포상을 통해 메모리 사업부 직원에 대한 업계 최고 수준의 대우를 약속하였으나, 노측은 영업이익의 15퍼센트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성과급 상한 폐지를 제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파업이 초래할 국가적 피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데도 노조 내부에서 의견이 통일되지 않아 아쉽다"며 "어떤 협상이든 양보 없이는 성공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진단하였다.

이번 사후조정에서 노조 내부 갈등이 해소되지 못하면, 노사 협상은 더욱 복잡한 국면에 접어들 위험이 크다. 최대 노조의 일방적인 노선이 지속될 경우, 다른 노조들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이며 이는 삼성전자의 안정적인 경영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 미칠 수 있다. 시장 질서 유지와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서는 노조 내부의 합리적 합의 도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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