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6·3 지방선거를 20여일 앞두고 선거 지원 보폭을 확대하며 정치적 위상 변화를 꾀한다. 한때 '기피 인물'로 지목되던 장 대표의 공개 행보 증가는 영남권 보수 민심 결집 흐름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장 대표의 리더십 향방을 가를 중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6·3 지방선거를 약 20일 앞둔 시점에서 선거 지원 활동을 대폭 강화하며 당내 입지 회복을 모색한다. 반복된 '윤 어게인' 논란과 미국 방문 역풍으로 한때 '결자해지' 요구까지 받으며 '기피 인물'로 전락했던 장 대표는 최근 후보 개소식 참석 등을 통해 공개 행보를 부쩍 늘린다. 이는 당내 공천 내홍이 일단락되고 '조작 기소 특검법안' 이슈가 보수 결집을 가속화한 영남권의 분위기 반전과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지배한다.
장 대표는 지난달 22일 강원도 양양군에서 김진태 강원도지사 후보로부터 사실상 거취 결단을 요구받은 뒤 한동안 대외 일정을 자제하였다. 그러나 지난 2일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캠프 개소식을 시작으로 3일 추경호 대구시장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연달아 참석하며 당내 단결을 호소하는 메시지를 전한다. 그는 6일 경기도당 필승결의대회, 7일 청와대 앞 현장 최고위원회, 8일 외신기자간담회를 진행하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9일에는 충북 옥천군 육영수 여사 생가를 방문하고 전상인 옥천군수 후보 및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며 충청권까지 보폭을 넓혔다. 장 대표는 이날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박민식 후보와 대구 달성군 보궐선거 이진숙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여하였으며, 11일에는 울산시당 공천자대회를 챙길 예정이다. 또한, 최근 엑스(X) 계정을 신설하고 미국 인터넷 매체 '데일리 콜러'에 기고문을 발표하며 대외적으로도 목소리를 낸다.
장 대표의 이 같은 선거 지원 행보 확대는 '텃밭'으로 불리는 영남권 분위기가 되살아나며 자신감을 회복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초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총리가 대구시장 후보로 등판하며 '보수의 심장' 대구마저 내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었으나, 대구에서의 보수 후보 분열 문제가 해결되고 공천 내홍이 진정되면서 위기감이 해소되었다. 여기에 '조작 기소 특검법안' 이슈가 불거지며 대구·경북(TK)은 물론 부산·울산·경남(PK)에서도 보수 결집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여 "분위기가 달라진 건 사실 같다"고 언급하며, 낙관할 상황은 아니지만 최대한 노력해 분위기를 잘 이끌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 초반에 치러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선전할 경우 장동혁 대표 체제가 지방선거 이후에도 존속할 수 있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제시한다. 이는 장 대표가 선거 결과를 보수 민심의 재신임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을 내포한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장 대표의 선거 지원 행보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장 대표가 참석하는 일정이 대부분 대중 행사가 아닌 당내 인사 대상의 개소식이나 결의대회, 공천자 대회라는 점을 그 근거로 든다. 한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장 대표를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오도록 한 것은 오라 마라 하는 문제로 당내 갈등이 표출되는 게 더 모양새가 좋지 않다고 봤기 때문"이라며 "공식 선거 유세가 시작되면 2018년 지방선거 때처럼 '당 대표 패싱'이 가시화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한때 친한(친한동훈)계였다가 현재는 계파색이 옅은 김소희 의원도 지난 7일 BBS라디오 인터뷰에서 장 대표의 재신임 가능성에 대해 "지금 재신임 얘기를 하는 건 진짜 미친 소리"라고 일축한다. 김 의원은 "부산과 대구에서 (장 대표에게 개소식 참석을) 신청한 건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차원이었지 '다시 전면에 나서라'는 메시지는 절대 아니었다. 착각하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하며 당내 비토론이 여전히 유효함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반된 시각 속에서 포스트 지방선거 정국에서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장동혁 대표 비토론이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에게 지역구(충남 보령·서천)를 물려줬던 김태흠 충남지사 후보는 지난 8일 CBS라디오를 통해 "선거 결과에 따라 그 부분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히며, 선거 결과가 일정 부분 잘 나온다 해도 당 대표로서 문제가 있다면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견해를 피력한다. 당의 최대 주주인 영남 중진 의원들 사이에서도 자신들의 정치적 생명이 달린 차기 총선까지 현 체제로는 치를 수 없다는 목소리가 확산한다. 장 대표의 향후 행보는 6·3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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