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호르무즈 해협 HMM 나무호, 미상 비행체 피격 공식 확인…공격 주체·수단 규명에 정부 고심

음영태 기자
호르무즈 해협 HMM 나무호, 미상 비행체 피격 공식 확인…공격 주체·수단 규명에 정부 고심
©연합뉴스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한국 선박 HMM 나무호의 화재 원인을 미상 비행체 2기의 타격으로 공식 확인하였다. 선체 좌측 선미 외판에 폭 약 5m, 깊이 약 7m의 파공이 발생하였으나, 공격 주체와 비행체 종류는 여전히 불분명하다. 정부는 수거된 비행체 엔진 잔해 등을 추가 분석하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한다.

정부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선박 HMM 나무호의 화재 원인이 미상 비행체 2기의 타격임을 공식 확인하였다. 외교부는 10일 정부 합동 조사단 결과 발표를 통해 HMM 나무호의 CCTV 영상에서 미상 비행체 2기가 약 1분 간격으로 선박을 타격하는 모습을 확인하였다고 밝혔다. 이 타격으로 선체 좌측 선미 외판에 폭 약 5m, 깊이 약 7m에 달하는 파공이 발생하였으나, 비행체의 정확한 기종과 공격 주체는 여전히 불분명한 상태이다. 정부는 현장에서 수거한 비행체 엔진 잔해 등을 추가로 분석하며 진상 규명에 집중한다.

타격의 충격으로 진동을 동반한 화염과 연기가 발생하였으며, 이로 인해 나무호는 기관실 화재로 자력 운항이 불가능해진다. 다만 영상만으로는 비행체의 정확한 기종이나 물리적 크기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정부는 향후 추가 분석을 통해 비행체의 정체를 밝히고 공격 주체를 특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미상 비행체가 드론인지 미사일인지에 대한 질문에 "정확한 발사체에 대한 정보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사항"이라며 "그것이 드론인지, 미사일인지는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설명한다. 군 소식통은 나무호의 피해 규모를 근거로 드론 공격 가능성을 제기한다. 그는 "순항미사일이라면 파공도 더 크고 피해가 이 정도로 끝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드론 두 대가 같은 지점을 연속 타격하여 선체 7m 안까지 뚫을 수 있다고 판단한다.

반면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사무총장은 해수면보다 약 1~1.5m 상단이 파손된 점을 들어 미사일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그는 "드론은 시스키밍(수면과 가까운 고도의 비행)을 못 하기 때문에 해수면과 붙어서 날아오는 대함미사일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신 사무총장은 대함미사일이 낮은 고도에서 수평 비행으로 동일 지점 연속 타격이 가능하며, 철판을 뚫고 들어갔다면 이란의 나스르-1(Nasr-1) 대함 순항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전문가들은 드론과 미사일 엔진의 기술적 차이점에 주목하며, 정부가 확보한 잔해가 심하게 훼손되지 않았다면 이를 통해 기종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익명의 군사전문가는 "건져올린 엔진이 제트 엔진이면 미사일, 왕복 엔진이면 드론"이라고 구분한다. 정부는 부품의 원산지 분석을 통해 이란의 무기 조달 경로를 파악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이란이 미사일과 드론 생산에 필요한 기술과 부품을 확보하지 못하도록 엄격한 제재와 수출 통제를 시행하며, 이란은 주로 중국과 러시아에서 무기 개발 부품을 조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정부는 CCTV 영상을 통해 비행체 공격을 확인한 만큼, 그간 일각에서 제기된 기뢰나 어뢰 공격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정부는 비행체 타격 사실을 확인한 이후에도 공격 주체나 향후 대응에 대해 매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다. 박일 대변인은 "현재 이 공격의 주체에 대해서는 예단을 하지 않고자 한다"며 추가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지난 4일 HMM 나무호 피격 당일은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들을 안전 지역으로 유도하는 군사 작전을 개시한 날이며, 이란은 미국의 작전을 휴전 위반으로 규정하고 협의 없는 통행 선박을 무력으로 저지하겠다고 경고하는 상황이었다.

이란 정부는 이 사건에 이란 공화국의 군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이란이 요구하는 호르무즈 해협 통행 조건을 준수하지 않으면 "의도치 않은 사건"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를 두고 이란 정부의 지휘계통을 벗어난 혁명수비대 등의 우발적 공격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한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는 외교부 청사를 나서며 선박 공격을 "사고"(accident)라고 지칭하였으나, 이란 군의 관여 여부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는다.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부터 이란의 공격이라고 단정하며, 한국이 미군의 호르무즈 해협 선박 '해방' 작전에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한다. 선박 공격 주체가 이란으로 확인될 경우, 정부는 한국 선박과 국민 보호를 위해 미국 주도의 해협 안정화 노력에 더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방안을 포함한 대응을 검토해야 할 필요와 압박에 직면할 수 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사고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서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비롯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추진함으로써 우리 국민 안전 확보에 정부는 만전을 기해 나간다"며 "해양자유구상(MFC)을 비롯한 미국 측 구상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힌다. 정부는 조사 결과를 미국 측에도 설명하고, 관련 소통을 계속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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