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LG화학 청주공장 '사업 구조조정' 후폭풍… 잔류 인력 80명 연말까지 강제 휴업 돌입

윤근일 기자
LG화학 청주공장 '사업 구조조정' 후폭풍… 잔류 인력 80명 연말까지 강제 휴업 돌입
©연합뉴스

 

LG화학 청주공장이 경영 효율화를 위해 사업을 종료한 부서의 잔류 인력 80명을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임시 휴업을 실시한다. 대상자는 과거 매각된 사업부 소속 중 전환 배치가 완료되지 않은 인원으로, 휴업 기간 중 평균 임금의 70%를 수당으로 지급받게 된다. 사측은 인력 감축이 아닌 경영 안정화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생존권을 위협하는 일방적 통보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LG화학 청주공장이 경영 악화로 인해 사업이 종료된 일부 사업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올해 말까지 이어지는 장기 임시 휴업을 결정하다. 이번 조치는 기업의 중장기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비효율적인 사업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경영적 판단에 따른 결과다. 휴업 대상은 첨단사업본부 내에서 이미 매각 절차가 완료된 부서에 남아있던 인력들로 구성되다.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수익성이 낮은 한계 사업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유휴 인력을 관리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되다.

이번 휴업 조치의 직접적인 배경은 지난 2024년과 지난해에 걸쳐 진행된 대규모 사업 매각에서 기인하다. 당시 LG화학은 편광필름 소재 및 수처리필터 사업부를 매각하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바 있다. 해당 사업부 소속 전체 직원 230여 명 중 매각 기업으로 고용이 승계되거나 타 부서로 전환 배치된 인원을 제외한 80여 명이 이번 휴업 대상자에 포함되다. 사측은 이들이 새로운 직무를 찾을 때까지 일시적인 대기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설명하다.

회사는 휴업 기간 중 근로기준법 및 노사 합의 사항을 준수하여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한다는 방침을 세우다. 휴업 인원에게는 법정 기준에 따라 평균 임금의 70%에 해당하는 휴업수당이 지급될 예정이다. 특히 생계 유지를 돕기 위해 회사 승인을 전제로 한 외부 겸업을 허용하기로 한 점은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받다. 사측은 휴업 기간에도 직무 기회 발굴과 전환 배치를 지속하여 적정 인원이 확보되는 즉시 현업 복귀를 추진할 계획이다.

LG화학 관계자는 이번 결정이 인위적인 인력 감축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밝히다.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업 활동의 안정적인 운영 기반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다"라며 "현재로서는 비자발적인 인력 감축이나 구조조정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하다. 이는 시장 질서에 부합하는 경영 효율화 과정에서 노동자의 법적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되다.

하지만 노동조합 측은 이번 결정을 사실상의 구조조정 예고탄으로 규정하며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다. 화섬식품노조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청주지회는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측의 일방적인 행태를 규탄하다. 노조는 사측이 휴업 실시 불과 닷새 전인 지난 6일에야 관련 내용을 통보했다는 점을 문제 삼다. 노동자들이 생계와 고용 문제를 검토하고 대응할 최소한의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노조 측의 핵심 주장이다.

노조는 경영 실패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실질적인 고용 안정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다. 이들은 "휴업은 단순한 경영상 결정이 아니라 노동자의 삶의 뿌리를 흔드는 생존권 박탈 행위다"라며 강제 휴업 철회를 주장하다. 특히 이번 조치가 향후 더 큰 규모의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현장 노동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노조는 고용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될 때까지 단체 행동을 이어갈 방침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산업 구조 전환기에 직면한 국내 화학 업계의 전형적인 갈등 양상을 보여준다고 분석하다. 수익성이 하락한 구사업을 정리하고 신사업으로 동력을 옮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노사 간의 이해관계 충돌은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법치와 시장 원리에 따른 기업의 자율적 구조조정 권한과 노동자의 생존권 보호라는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는 상황이다. 향후 전환 배치의 속도와 투명성이 갈등 해결의 핵심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이다.

결국 LG화학 청주공장의 이번 휴업 조치는 기업의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 과정에서 겪는 진통으로 평가되다. 기업은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하고 노동자는 고용의 연속성을 보장받아야 하는 평행선 속에서 합리적인 접점을 찾는 것이 시급하다. 당분간 청주공장을 둘러싼 노사 간의 긴장 상태는 지속될 전망이며, 정부와 노동 당국의 중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노동자의 희생만을 담보로 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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