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해군 귀빈정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반면 당시 파티를 주도한 전직 경호처 수뇌부인 김용현 전 처장과 김성훈 전 차장은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번 수사 결과는 실무진의 과잉 충성과 지휘 책임을 명확히 구분한 법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경찰 특별수사본부는 김건희 여사의 선상 파티 의혹에 대해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최종 결론을 내리고 사건을 종결했다. 수사팀은 당시 파티 준비 과정에서 김 여사가 구체적인 지시를 내리거나 공모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는 김건희 특검법의 잔여 사건 중 하나로 주목받아온 사안에 대해 사법 당국이 내린 공식적인 법리 검토 결과다.
수사 당국은 실무 책임자였던 김용현 전 경호처장과 김성훈 전 경호처 차장에 대해서는 상반된 판단을 내리고 엄격한 책임을 물었다. 김 전 처장에게는 대통령경호법상 직권남용 교사 혐의를, 김 전 차장에게는 직권남용 혐의를 각각 적용해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는 경호처의 공적 권한을 사적 행사에 동원한 행위가 법적 한계를 넘어섰다는 사법기관의 엄중한 판단이다.
사건의 발단이 된 시점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여름휴가를 보냈던 2023년 8월 경남 거제 저도였다. 당시 해군 지휘정인 귀빈정을 이용해 선상 파티가 열렸으며 이 과정에서 군 자산이 사적으로 유용되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찰은 당시 휴가 기간 중 발생한 일련의 행위들이 경호처의 직무 범위를 완전히 이탈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김성훈 전 차장은 파티 준비를 위해 소속 직원들에게 과도하고 부적절한 업무를 지시한 것으로 수사 과정에서 드러났다. 그는 직원들에게 다금바리 등 고가의 식재료를 외부에서 공수해올 것을 명령하고 선상 파티를 위한 노래방 기계 설치를 강요했다. 또한 야간 행사를 위한 불꽃놀이 준비 등 경호 본연의 업무와 무관한 사적 유흥에 인력을 동원했다.
군 함정의 안전 운항 원칙을 무시한 채 무리한 기동을 지시한 정황도 경찰 수사 결과 사실로 확인됐다. 김 전 차장은 야간 항해 중이던 귀빈정 정장에게 불꽃놀이를 더 가까운 거리에서 볼 수 있도록 입항을 저지하는 지시를 내렸다. 아울러 급속한 항로 변경 등 해상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비정상적인 운항을 강요하며 직권을 남용한 사실이 밝혀졌다.
김 여사는 수사 과정에서 이러한 모든 행위가 경호처 실무진의 독자적인 판단 아래 이루어진 것이라는 주장을 일관되게 고수했다. 김 여사는 "김성훈 차장이 알아서 한 일로 판단했다"는 입장을 유지하며 본인의 직접적인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경찰은 이러한 진술을 뒤집을 만한 구체적인 물증이나 공모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불송치 결정의 핵심 근거로 삼았다.
법조계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에 대해 직권남용죄의 엄격한 성립 요건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법조계 전문가는 "형사법상 직권남용은 구체적인 지휘 체계 내에서 명시적인 지시와 실행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어야 처벌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단순히 행사의 수혜자라는 정황만으로는 범죄의 공모 관계를 법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실무진에게만 책임을 묻는 수사 결과가 공직 기강 확립이라는 차원에서 미흡하다는 비판적 시각을 제기한다. 국가 예산과 군 자산이 투입된 행사의 최종적인 수혜자가 누구인가를 고려할 때 법적 책임의 범위가 지나치게 좁다는 지적이다. 특히 고위 공직자 가족에 대한 수사 형평성 논란은 향후 정치권에서 지속적인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경호처 조직 내의 기강 해이와 공적 자산 관리 체계의 허술함은 이번 사건을 통해 여실히 드러났다. 군의 핵심 자산인 지휘정이 개인적인 유흥을 위해 동원되고 야간 항해 안전 수칙까지 무시된 점은 조직 내부의 근본적인 자성이 필요한 대목이다. 향후 경호처의 권한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 마련과 엄격한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검찰로 송치된 전직 경호처 수뇌부들에 대한 향후 기소 여부와 재판 과정은 법치주의 확립의 중요한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경찰이 확보한 증거와 진술을 바탕으로 검찰이 보강 수사를 통해 새로운 사실관계를 규명할 수 있을지 세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번 사건은 공적 자산의 사적 유용에 대한 사법적 잣대를 재확인하는 중요한 판례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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