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파키스탄이 체결한 전략적상호방위조약에 카타르와 튀르키예가 합류하기 위한 최종 조율 단계에 진입하며 이른바 '아랍판 나토'의 실체가 드러나고 있다. 이번 군사 동맹 확대는 상대국에 대한 공격을 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 안보 체제를 지향하며, 사우디의 30억 달러 규모 추가 경제 지원이 결합된 강력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한다. 중동 전쟁의 장기화 속에서 이슬람권 핵심 4개국이 단일 대오를 형성함에 따라 지역 내 세력 균형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파키스탄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하는 군사 동맹이 카타르와 튀르키예를 포섭하며 중동의 안보 지도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카와자 아시프 파키스탄 국방부 장관은 현지 방송 인터뷰를 통해 카타르와 튀르키예의 전략적상호방위조약(SMDA) 합류가 최종 조율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공식화했다. 해당 조약은 지난해 9월 파키스탄과 사우디가 맺은 군사 협력의 결과물로, 회원국 영토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공동의 위협으로 간주하는 강력한 상호 방위 의무를 골자로 한다.
블룸버그 통신의 분석에 의하면 이번 동맹 확대는 과거 라이벌 관계였던 사우디아라비아와 튀르키예를 하나의 안보 틀 안으로 묶는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의미가 매우 크다. 아시프 장관은 같은 생각을 가진 국가들이 광범위한 협의체를 구축하여 지역 안정과 집단 안보를 강화하는 것이 이번 확장의 핵심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이슬람권 국가들이 독자적인 안보 역량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군사적 결속을 넘어 파키스탄에 대한 대규모 경제적 지원을 병행하며 동맹의 결속력을 다지고 있다. 사우디는 유동성 공급을 위해 30억 달러를 파키스탄 중앙은행에 추가 예치하기로 결정했으며, 기존에 제공했던 50억 달러 규모 예치금의 상환 기한도 3년 더 연장했다. 이러한 자본 투입은 파키스탄의 경제적 안정을 도모함과 동시에 군사 동맹의 지속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슬람 핵심 국가들의 군사적 밀착은 인근 국가인 인도의 안보 우려를 극도로 자극하는 요소로 부상했다. 인도 현지 매체들은 카타르와 튀르키예가 합류한 이 동맹을 '아랍판 나토'라고 규정하며, 파키스탄의 군사적 위상이 강화되는 것에 대해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파키스탄과 오랜 앙숙 관계인 인도는 이슬람 4개국이 단일 군사 블록을 형성할 경우 남아시아와 중동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에서의 영향력 약화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중동 전쟁 이후 안보 지형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집트를 포함한 더 넓은 범위의 결속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의 중동 정책 선임 연구원 하산 알하산 박사는 "이들 국가는 이스라엘이 중동 지도를 재편하려는 시도에 맞서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과 벌이는 전쟁 등 공동의 안보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이슬람권 국가들이 자발적으로 결속을 다지는 양상이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실제 나토 수준의 고도화된 방위 동맹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존재한다. 하산 알하산 박사는 "4개국이 완전한 방위 동맹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작지만, 공동의 안보 문제를 관리하는 중요한 협의체로 구체화될 수는 있다"고 짚었다. 각국의 이해관계와 외교적 지향점이 상이한 만큼, 집단 방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까지는 상당한 신뢰 구축 과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과적으로 이번 4개국 군사 동맹 추진은 이스라엘과 미국의 중동 정책에 대한 이슬람권의 집단적 대응 체계 구축이라는 상징성을 지닌다. 사우디의 막강한 자본력과 파키스탄의 핵보유국 지위, 튀르키예의 나토 내 군사적 영향력이 결합될 경우 중동의 힘의 균형은 급속히 이동할 수밖에 없다. 향후 최종 조율이 완료되어 공식 협정이 체결될 경우, 이는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과 중동 안보 질서 전반에 걸쳐 장기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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