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농협중앙회, 임직원 개인 소송에 공금 3억여 원 대납 의혹… 경찰 준법지원부 전격 압수수색

윤근일 기자
농협중앙회, 임직원 개인 소송에 공금 3억여 원 대납 의혹… 경찰 준법지원부 전격 압수수색
©연합뉴스

 

경찰이 임직원의 개인적인 형사 사건 변호사 비용을 공금으로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는 농협중앙회에 대해 전격적인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회계 자료를 바탕으로 3억 2,000만 원 규모의 자금 집행 과정에서 발생한 업무상 횡령 혐의를 입증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감사에서 포착된 이번 의혹은 거대 생산자 단체의 내부 통제 시스템 붕괴와 도덕적 해이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서울 중구에 소재한 농협중앙회 본사 내 준법지원부 등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진행하여 관련 증거물 확보에 나섰다. 수사 당국은 농협중앙회 소속 임직원 A씨가 개인적으로 연루된 형사 재판 과정에서 조직의 공금이 변호사 선임 비용으로 유출된 정황을 포착하고 구체적인 자금 흐름을 추적 중이다. 경찰은 이번 강제 수사를 통해 확보한 내부 결재 서류와 전산 데이터를 정밀 분석하여 자금 집행의 최종 승인권자가 누구인지 규명할 방침이다.

이번 수사는 농림축산식품부가 농협중앙회를 대상으로 실시한 종합감사 결과가 단초가 되어 사법 기관의 손으로 넘어왔다. 농식품부는 감사 과정에서 임직원 A씨의 개인적 송사에 기관 자금 3억 2,000만 원이 투입된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 1월 경찰에 공식적으로 수사를 의뢰했다. 정부 당국은 공적 성격이 강한 농협 자금이 사적인 법률 방어 비용으로 전용된 행위가 전형적인 업무상 횡령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엄정 대응 기조를 세웠다.

경찰은 압수수색 대상이 된 준법지원부가 조직 내 법규 준수를 감시하는 핵심 부서라는 점에 주목하여 수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준법지원부는 내부 통제의 최후 보루 역할을 수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부적절한 자금 집행의 통로가 되었거나 이를 방조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수사팀은 압수물 분석이 완료되는 대로 A씨를 비롯한 관련 부서 실무자들을 차례로 소환하여 자금 집행의 절차적 정당성 여부를 강도 높게 조사할 계획이다.

법조계와 금융 전문가들은 이번 사안이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농협중앙회의 지배구조와 윤리 경영 체계 전반의 문제로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법률 전문가는 "법인의 자금을 임직원 개인의 형사 사건 방어를 위해 사용하는 행위는 대법원 판례상 명백한 횡령죄에 해당하며, 이는 조직의 공적 자산을 사유화한 심각한 범죄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농협과 같이 농민의 권익을 대변하는 조직에서 이러한 자금 유용 의혹이 불거진 것은 시장 경제의 투명성을 저해하는 행위로 간주된다.

일각에서는 해당 자금 집행이 조직의 업무 수행과 연관된 정당한 법률 지원이었는지에 대한 소명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농협 측은 향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해당 예산 집행이 내부 규정과 정관에 근거하여 적법하게 이루어졌음을 입증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개인적인 성격이 짙은 형사 사건에 거액의 공금이 투입된 점은 사회적 통념상 수용되기 어렵다는 비판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번 수사 결과에 따라 농협중앙회의 내부 감사 시스템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와 인적 쇄신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물증을 토대로 A씨 외에도 자금 집행을 묵인하거나 승인한 윗선이 있는지 수사 범위를 확대할 방침이다. 만약 조직적인 차원의 가담이나 조직적 은폐 시도가 확인될 경우, 농협중앙회 수뇌부를 향한 책임론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며 이는 향후 농협 개혁 논의의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향후 사법 당국은 압수물 분석 결과를 토대로 구속영장 신청 등 신병 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이며, 이는 농협 내부의 기강 확립을 위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 역시 경찰 수사와 별개로 감사 결과에 따른 행정 처분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착수하여 농협의 공공성을 회복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이번 사건은 거대 조직 내에서 발생하는 자금 집행의 투명성이 법치주의와 시장 질서 확립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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