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정부, 2030년까지 ‘AI 자율 조선소’에 1조 투입… 글로벌 조선 동맹으로 세계 시장 석권 노린다

윤근일 기자
정부, 2030년까지 ‘AI 자율 조선소’에 1조 투입… 글로벌 조선 동맹으로 세계 시장 석권 노린다
©연합뉴스

 

정부가 2030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입해 세계 최초의 24시간 자율 운영 인공지능(AI) 조선소를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한다. 수소와 암모니아 운반선 등 7대 미래 선박 핵심기술 확보에 5,250억 원을 집중 투자하며, 미국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 참여를 통해 국내 산업의 이익 환류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정부는 본진 강화와 시장 확대, 상생 생태계 구축을 골자로 하는 K-조선 미래 전략을 통해 글로벌 조선 시장의 압도적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울산에서 열린 미래비전 간담회에서 기술 선점과 글로벌 연대를 핵심으로 하는 3대 추진전략 및 7대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이번 전략은 단순한 수주 확대를 넘어 제조 공정의 지능화와 국제적 협력 체계 구축을 통해 한국 조선업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데 방점을 둔다.

국가 안보와 직결된 물자 수송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동차 운반선과 벌크선 등 필수 선박의 국내 발주를 적극적으로 촉진한다. 이는 해외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조선소의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여 산업 전반의 기초 체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아울러 수소 및 암모니아 운반선 등 차세대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향후 5년간 최대 5,250억 원 규모의 연구개발 예산을 투입하여 7대 핵심기술을 조기에 확보한다.

생산 인구 감소와 공정 효율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30년까지 민관 합동으로 약 1조 원을 투자하여 세계 최초의 24시간 자율 운영 AI 조선소를 현실화한다. 인공지능이 설계부터 건조, 물류까지 전 과정을 최적화함으로써 기존 대비 생산성을 최대 50%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이러한 스마트 제조 혁신은 노동 집약적인 산업 구조를 기술 집약적인 고부가가치 구조로 전환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시장의 한계를 넘어 글로벌 조선 동맹을 구축하여 시장 지배력을 전 세계로 확장하는 전략도 병행한다. 인도와 베트남, 필리핀, 사우디아라비아 등 조선업 육성 의지가 강한 국가들과 협력하여 현지 조선소 건설 및 기술 전수를 추진하는 이른바 '학익진' 전략을 구사한다. 특히 미국의 조선업 재건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에 적극 참여하여 우리 기업들이 미국 시장 내에서 다양한 수익 기회를 창출하고 이익을 국내로 환류시킬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한다.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인력 양성과 금융 지원 체계도 전면적으로 개편한다. 국내 대형 조선 3사는 올해 직영 인력을 지난해보다 20% 이상 확대 채용하고, 정부는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가동해 2030년까지 1만 5,000명의 숙련 인력을 현장에 공급한다. 자금난을 겪는 중소 조선소와 협력사들을 위해서는 1조 원 규모의 우대 대출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산업 전반의 재무 건전성을 제고한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K-조선 본진을 튼튼하게 세우고 글로벌 조선 동맹이라는 학익진으로 시장을 석권하겠다"며 "앞으로의 경쟁은 기업 간 경쟁을 넘어 생태계 간의 경쟁인 만큼 모든 구성원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발표한 10대 과제를 속도감 있게 이행하여 민간의 투자가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급격한 AI 전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존 인력의 재교육 문제와 중소 협력사들의 초기 비용 부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대규모 예산 투입이 단기적인 수주 실적에 매몰되지 않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기술 표준화와 국산화율 제고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러한 비판적 시각을 수렴하여 상생 생태계 구축 과정에서 중소기업의 기술 적응력을 높일 수 있는 보완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향후 한국 조선업은 단순 건조 국가를 넘어 글로벌 조선 산업의 표준과 기술을 주도하는 플랫폼 국가로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민간의 기술력이 결합하여 자율 운항 선박과 탄소 중립 선박 시장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벌린다면 제2의 조선 부흥기가 도래할 가능성이 크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의 조선 기술이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의 핵심 축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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