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비율 1대 0.27 확정...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 공식 출범

이성경 기자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비율 1대 0.27 확정...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 공식 출범
©연합뉴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흡수 합병하여 오는 12월 17일 '통합 대한항공'으로 공식 출범한다. 양사는 1대 0.2736432의 비율로 합병을 진행하며, 이 과정에서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3조 6,000억 원의 정책자금을 전액 상환하여 재무적 기틀을 마련했다. 이번 합병으로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의 모든 자산과 부채, 근로 관계를 승계하며 자본금은 약 1,017억 원 증가할 전망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13일 각각 정기 이사회를 개최하고 양사 간의 합병계약 체결을 최종 승인했다. 이번 이사회 결정에 따라 양사는 오는 14일 공식적인 합병 계약을 체결하고 통합 항공사의 출범 일자를 대내외에 공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 2020년 11월 17일 양사가 신주 인수계약을 체결하며 통합 논의를 시작한 지 약 5년 6개월 만에 거둔 실질적인 성과로 평가받는다.

합병의 핵심인 교환 비율은 자본시장법령에 따른 기준시가를 바탕으로 대한항공 1주당 아시아나항공 약 0.27주로 산정됐다. 정확한 합병 비율은 1 대 0.2736432이며 이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주주들은 보유 주식에 비례하여 대한항공 신주를 배정받게 된다. 이번 증자 과정을 통해 대한항공의 전체 자본금 규모는 기존 대비 약 1,017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재무 구조의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한항공은 그간 정부와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에 투입했던 정책자금을 모두 정리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지원되었던 3조 6,000억 원 규모의 자금은 이번 합병 과정에서 전액 상환이 완료되었다. 이러한 선제적 조치는 통합 항공사가 출범 초기부터 가질 수 있는 부채 부담을 줄이고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합병 계약 체결 이후에는 두 항공사의 안전 운항 체계를 하나로 묶기 위한 실무적인 행정 절차가 본격화된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운영의 핵심인 운영기준(OpSpecs) 변경 인가 절차를 즉시 개시하여 안전 관리 시스템의 물리적 통합을 추진한다. 이는 존속 법인인 대한항공의 운항증명(AOC)을 유지하면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했던 기재와 인프라를 대한항공의 관리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는 과정이다.

국내외 규제 당국을 대상으로 한 인허가 절차도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다음 달 중 국토교통부에 합병 인가를 신청하고 항공 안전과 관련된 준수 조건 변경에 대한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국내 인허가가 마무리되는 대로 해외 주요 항공 당국을 대상으로도 운영기준 변경 등 제반 절차를 순차적으로 진행하여 글로벌 노선 운영의 연속성을 확보하고자 한다.

양사의 최종적인 합병 승인을 위한 주주총회 일정은 오는 8월로 예정되어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8월 중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합병안을 결의할 예정이며, 대한항공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주주총회를 갈음하는 절차를 밟을 방침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기업 조직개편 시 발생할 수 있는 경영상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신속한 통합을 완수하려는 의지로 해석된다.

주주 권익 보호를 위해 대한항공은 법무부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며 합병 과정의 공정성을 강화하는 데 주력했다. 자사 ESG 위원회 내에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여 합병 거래 조건의 적정성을 엄격히 심의하였으며, 독립적인 외부 전문가를 고용하여 합병 가액 산정 방식의 투명성을 검증했다. 이러한 공정성 확보 노력과 구체적인 검토 결과는 향후 발행될 증증권신고서에 상세히 기록되어 투자자들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성공적인 인수를 위해 지난 수년간 항공 서비스 전반에 걸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해 왔다. 중복 노선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고 신규 노선을 개발하는 한편 공항 라운지 리뉴얼과 기내식 서비스 개편 등 고객 접점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작업을 병행했다. 또한 인천국제공항 인근의 정비 격납고를 확충하고 엔진 테스트 셀(ETC) 및 신규 엔진 정비 공장을 건설하며 정비 인프라를 세계적 수준으로 격상시켰다.

운항 인력의 전문성 강화와 안전 체계의 상향 평준화를 위한 소프트웨어 통합 작업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양사의 운항승무원 훈련 프로그램을 표준화하여 기종 전환이나 공동 운항 시 발생할 수 있는 안전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했다. 이는 두 거대 항공사가 물리적으로 합쳐지는 것을 넘어 운영 철학과 안전 문화까지 완전히 일원화하겠다는 포석이다.

다만 소비자들의 가장 큰 관심사인 마일리지 통합 방안은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대한항공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 당국과의 긴밀한 협의를 거쳐 마일리지 가치 산정 및 전환 기준을 확정하고 이를 추후 고객들에게 별도로 안내할 계획이다. 마일리지의 유효기간이나 사용처 축소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제기되는 만큼 시장 질서를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안이 도출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통합 항공사 출범은 단순히 두 기업의 결합을 넘어 국가 항공산업의 경쟁력을 보존하고 인천국제공항의 허브 기능을 강화하는 역사적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항공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창출되는 시너지는 대한민국 항공산업을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향후 통합 대한항공은 거대해진 규모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과 시장 지배력 남용 방지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게 될 전망이다. 독과점 논란을 해소하기 위한 노선 슬롯 반납과 운임 관리 등의 후속 조치가 충실히 이행되어야만 진정한 의미의 메가 캐리어로 안착할 수 있다. 12월 17일 공식 출범까지 남은 행정적 절차와 마일리지 협의 결과가 통합 항공사의 초기 연착륙 여부를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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