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정부,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39명 방남 승인…7년 5개월 만의 선수단 한국 방문

김영 기자
정부,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39명 방남 승인…7년 5개월 만의 선수단 한국 방문
©연합뉴스

 

정부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 참가하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소속 39명의 남측 방문을 공식 승인했다. 이번 결정으로 북한 선수단은 지난 2018년 이후 7년 5개월 만에 스포츠 교류를 위해 한국 땅을 밟게 되었다. 통일부는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라 방문증명서를 발급하고 인천공항을 통한 정식 입국 절차를 진행할 방침이다.

정부는 대한축구협회가 대리 신청한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일행의 방남 신청을 검토한 끝에 14일 최종 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번 승인 대상은 선수와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총 39명이며, 이들의 방남 승인 기간은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로 확정되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취재진을 만나 "오늘 중으로 내고향여자축구단 39명에 대해 남한 방문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방남 승인에 따른 후속 조치로 북측 인원 개개인에게는 여권을 대체할 수 있는 남한 방문증명서가 발급된다.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북측 주민이 남측을 방문할 때에는 반드시 이 증명서를 소지해야 하며, 이는 출입심사 과정에서 신분을 확인하는 핵심 서류로 기능한다. 방문증명서 발급은 남북 간의 특수 관계를 고려한 내부 절차로서 법적 무결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단계에 해당한다.

인천공항을 통한 입국 과정에서 북측이 여권을 제시하더라도 이는 실무적인 보조 자료로만 제한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최근 북측이 남북 관계를 '두 개 국가 관계'로 규정하며 여권 사용을 고집할 가능성이 제기되었으나, 정부는 국내법 우선 원칙을 분명히 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만약 여권을 제시한다면 실무적 차원에서 사진 대조의 보조 자료로 참고할 것"이라며 "북한 여권에 입국 스탬프를 찍는 등의 공식 심사 서류로 삼지는 않겠다"고 단언했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오는 17일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2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수원FC위민과 결승 진출권을 놓고 맞붙는다. 해당 경기에서 승리할 경우 23일 같은 장소에서 멜버른 시티와 도쿄 베르디 경기 승자와 최종 우승컵을 다투게 된다. 다만 4강전에서 패배할 경우에는 당초 예정된 24일보다 앞당겨 출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선수단이 국제 스포츠 대회 참가를 목적으로 한국을 찾는 것은 지난 2018년 12월 국제탁구연맹 월드투어 이후 약 7년 5개월 만의 일이다. 특히 북한 여자 축구팀의 방남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이후 12년 만에 성사된 것으로, 장기간 중단되었던 남북 체육 교류의 재개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방문은 정치적 상황과 무관하게 국제 스포츠 연맹의 규정과 절차에 따라 진행되는 민간 차원의 교류 성격이 짙다.

정부는 이번 대회의 원활한 진행과 남북 선수단 공동 응원을 위해 남북협력기금에서 최대 3억 원 규모의 예산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북한 팀만을 위한 편향적 지원이라는 비판이 제기되었으나, 정부는 이를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한 포괄적 지원이라고 선을 그었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 간 상호 이해 증진을 위해 남북 선수단을 모두 함께 응원하는 활동을 지원하는 것이란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시장 질서와 법치주의 관점에서 볼 때, 이번 방남 승인은 국제 관례와 국내법의 접점을 찾는 실무적 판단의 결과로 분석된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기금 집행의 투명성과 효율성에 대한 철저한 사후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북측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교전국 관계로 정의한 상황에서 이루어지는 방문인 만큼, 체류 기간 중 돌발 행동이나 정치적 선전 가능성에 대한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교류가 남북 관계의 근본적인 기조 변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남북교류협력법을 따르되 실무적 차원에서의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이라는 원칙론적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향후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결과와 체류 과정에서의 태도는 향후 추가적인 남북 스포츠 교류의 향방을 가늠할 중요한 척도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재경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부#북한#내고향여자축구단#39명#방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