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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사당국 전작권 협의 교착…정부, '하우스 투 하우스' 정무적 돌파구 모색

김영 기자
한미 군사당국 전작권 협의 교착…정부, '하우스 투 하우스' 정무적 돌파구 모색
©연합뉴스

 

대한민국 정부가 한미 군사당국 간 이견으로 교착 상태에 빠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청와대와 백악관 사이의 직접 소통 채널인 '하우스 투 하우스' 방식을 추진한다. 이는 기술적 협의를 넘어선 군 통수권 차원의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미측은 2029년 1분기를 전환 시점으로 제시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 상황이다.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문제가 양국 군사당국 간의 기술적 협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단계에 도달했다고 판단하고 대통령실 간의 직접 소통을 통한 정무적 타결을 모색한다. 한미관계 고위 소식통은 전작권이 정치적 및 정책적 결정이 필요한 사안이므로 청와대와 백악관 채널을 통해 이를 다루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군사적 실무 논의가 한계에 부딪혔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의 최근 방미 일정 역시 이러한 정무적 논의의 물꼬를 트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지난 10일부터 시작된 안 장관의 방미는 장관급 채널을 가동하여 전작권을 둘러싼 양국 간의 시각 차이를 좁히려는 취지를 담고 있다. 정부는 국방부 차원의 협의를 넘어선 고위급 소통이 전작권 전환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전작권 전환은 단순한 군사적 절차를 넘어 군 통수권자 차원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라는 인식이 정부 내에 확산하고 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편집인협회 간담회에서 "전작권 논의가 군 대 군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군 사이에 세부사항을 논의한 뒤 정무적 판단으로 합의되어 나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위 실장은 안 장관의 방미에 대해서도 정무적인 논의가 가미된 것으로 본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15년 한미안보협의회(SCM)를 통해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에 합의하고 관련 절차를 밟아왔다. 전환을 위해 충족해야 할 조건은 연합 방위 주도를 위한 군사적 능력, 동맹의 포괄적인 북핵 및 미사일 대응 능력, 안정적인 전환에 부합하는 안보 환경 등 세 가지다. 이러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만 전작권의 안정적인 환수가 가능하다는 것이 양국의 기본 원칙이다.

현재 한미는 전시 한미연합작전을 지휘할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임무수행능력을 평가하고 검증하는 과정을 진행 중이다. 올해 미래연합사의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이 마무리되고 양국 국방장관이 이를 승인하면 전작권 전환 목표 연도를 제시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다. FOC 검증 이후에는 정성적 평가 위주의 완전임무수행능력(FMC) 검증 단계만을 남겨두게 된다.

한국 정부는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조건 충족 과정이 상당 부분 성숙했다고 판단하고 최대한 조속한 전환을 추진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미 군사당국은 조건 충족 여부에 대해 보수적인 접근 방식을 유지하며 한국 측과 견해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입장 차이는 전작권 전환의 구체적인 시점을 확정하는 데 있어 주요한 걸림돌로 작용한다.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전작권 전환에 앞서 조건과 역량의 완벽한 충족이 선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해왔다. 브런슨 사령관은 최근 미 의회에서 "정치적 편의주의가 전작권 전환 조건을 앞질러서는 안 된다"고 발언하며 2029년 1분기를 조건 충족의 목표 시점으로 명시했다. 이는 현 정부의 임기 내 조기 전환 구상과는 상당한 시차가 존재하는 시간표다.

미측의 신중론은 군사적 전문성과 준비 태세의 완결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논리에 근거한다. 브런슨 사령관은 인도·태평양지상군(LANPAC) 심포지엄에서 "전문성의 축적을 요하는 일을 일정을 정해 추진하려 할 가능성이 나를 잠 못 들게 한다"고 언급했다. 이는 한국 정부의 전작권 조기 전환 움직임에 대한 우회적인 불만이자 군사적 원칙 준수를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우리 정부 내부에서는 미측이 기존에 합의된 조건을 유동적으로 늘리며 전작권 전환을 의도적으로 지연시키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팽배하다. 조건에 의한 전환 추진 과정에서 미 군사당국의 권한이 비대해지면서 정작 정책적 결정은 뒤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배경으로 인해 최근 한미 군사당국 간의 전작권 관련 실무 협의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로 알려졌다.

최근 개최된 차관보급 통합국방협의체(KIDD) 회의에서도 전작권 전환 문제는 핵심 의제로 다뤄졌으나 결과 발표 자료에서는 제외되었다.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해당 사안이 보도자료에서 빠진 이유에 대해 "전작권 전환은 주요 핵심 의제이므로 충분히 논의가 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는 양측이 접점 모색을 시도했으나 발표할 만한 합의에 이르지 못했음을 암시한다.

물론 군사적 주권 회복이라는 명분보다 한반도의 안보 실무와 연합 방위 태세의 질적 수준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한국군의 독자적인 대응 능력이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채 정치적 일정에 맞춰 전환을 서두르는 것은 위험하다는 논리다. 군사적 무결성이 담보되지 않은 전작권 전환은 동맹의 균열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향후 전작권 전환의 향방은 청와대와 백악관 사이의 고위급 정무 협의 결과에 따라 결정될 전망이다. 군사당국 간의 기술적 검토가 평행선을 달리는 상황에서 양국 정상 차원의 결단이 아니고서는 현재의 교착 상태를 타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부는 하우스 투 하우스 채널을 통해 미측의 보수적 입장을 변화시키고 전환 시점을 앞당기기 위한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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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군사당국 전작권 협의 교착…정부, '하우스 투 하우스' 정무적 돌파구 모색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