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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권 3개 시도지사 대진표 확정... '정권 심판' 대 '도정 실정' 정면충돌

음영태 기자
충청권 3개 시도지사 대진표 확정... '정권 심판' 대 '도정 실정' 정면충돌
©연합뉴스

 

대전·세종·충남 지역 광역단체장 예비후보들이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4일 일제히 접수를 마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여야 후보들은 등록 직후부터 서로를 향한 날 선 비판을 쏟아내며 지역 주도권을 잡기 위한 기싸움을 벌였다. 특히 4년 만에 재격돌하는 대전시장 선거를 비롯해 충청권 전역에서 정권 안착과 견제를 둘러싼 치열한 프레임 대결이 예고됐다.

대전과 세종, 충남 지역의 광역단체장 선거에 출마한 예비후보자들이 후보 등록 첫날 오전 일찍 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등록을 완료했다. 이번 선거는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동시에 치러지는 만큼 지역 정계의 판도를 결정짓는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각 후보 캠프는 등록 시작과 동시에 필승 의지를 다지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기 위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대전시장 선거는 전직 시장과 현직 시장 간의 재대결 구도가 형성되며 초반부터 과열 양상을 띠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허태정 예비후보와 국민의힘 이장우 예비후보, 개혁신당 강희린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대전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쳤다. 4년 만에 다시 맞붙는 허 후보와 이 후보는 등록 현장에서부터 상대방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을 서슴지 않으며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였다.

허태정 후보는 이번 선거의 성격을 민주주의 수호와 내란 세력에 대한 심판으로 규정하며 강한 공세를 취했다. 허 후보는 "이번 선거는 누가 내란의 잔재 세력인지, 누가 시민의 편에 서서 민주주의를 지키는 사람인지를 명확히 가리고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앙 정치권의 대립 구도를 지역 선거로 끌어들여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반면 국민의힘 이장우 후보는 지난 민선 7기 시정의 미흡함을 파고들며 정권 교체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 후보는 "민선 7기 실정을 거듭했던 허태정 후보에 대한 심판의 선거가 될 것"이라며 시정 교체의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과거 행정의 효율성 부재를 지적함으로써 시장 질서 회복과 행정 혁신을 바라는 보수층의 요구를 반영한 프레임이다.

세종시장 선거 역시 행정수도 완성과 자족도시 구현이라는 핵심 과제를 두고 삼파전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민주당 조상호 예비후보와 국민의힘 최민호 예비후보, 개혁신당 하헌휘 예비후보는 각각 선관위를 방문해 등록 서류를 제출하고 필승을 다짐했다. 세종시는 국가 균형 발전의 상징적 지역인 만큼 후보들마다 도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차별화된 공약을 제시하며 유권자들에게 다가갔다.

조상호 후보는 행정수도의 실질적 완성과 함께 시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행정을 약속했다. 조 후보는 "행정수도 세종 완성과 자족도시 구현을 목표로 시민 삶의 질까지 살피는 시장이 되겠다"고 밝히며 정책적 지향점을 명확히 했다. 이는 거시적 담론뿐만 아니라 미시적인 생활 밀착형 정책을 통해 중도층의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최민호 후보는 경제 활성화와 인구 유입을 위한 구체적인 도시 발전 모델을 제시하며 맞불을 놓았다. 최 후보는 행정수도 완성과 자족경제 확충을 기반으로 '청년이 머무는 도시'와 '가족이 행복한 도시' 실현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경제적 효율성과 인구 구조의 안정성을 강조함으로써 세종시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충남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박수현 후보와 국민의힘 김태흠 후보가 각각 정권 성공과 도정 성과를 내세우며 격돌했다. 박 후보는 아침 일찍 직접 등록을 마친 반면, 김 후보는 대리인을 통해 서류를 접수하며 실무적인 행보를 보였다. 두 후보 모두 충남 지역의 발전이 국가적 과제와 직결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도민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박수현 후보는 중앙 정부와의 가교 역할을 자임하며 정권의 성공적인 안착을 지원하겠다는 논리를 펼쳤다. 박 후보는 "충남에서 대한민국의 대도약과 이재명 정부 성공을 튼튼하게 뒷받침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는 중앙 권력과의 밀착을 통해 지역 발전에 필요한 예산과 정책적 지원을 끌어오겠다는 실용주의적 접근으로 해석된다.

김태흠 후보는 지난 4년간의 도정 성과를 바탕으로 검증된 일꾼론을 내세워 수성 의지를 다졌다. 김 후보는 "도정 4년을 이끌어 오면서 전국 시도지사 중 가장 일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제대로 일할 참 일꾼을 뽑아달라"고 호소했다. 법치와 원칙에 기반한 행정 운영이 실제 성과로 이어졌음을 부각하여 유권자들의 신뢰를 공고히 하려는 전략이다.

광역단체장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지역에서도 후보들의 등록이 잇따르며 선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충남 공주·부여·청양 지역구에서는 국민의힘 윤용근 후보와 무소속 김혁종 후보가 등록을 마쳤으며, 민주당 김영빈 후보는 다음 날인 15일 등록할 예정이다. 아산을 지역구에서는 민주당 전은수 후보와 국민의힘 김민경 후보가 일찌감치 등록을 완료하고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거대 양당 중심의 극한 대립이 지역의 산재한 현안 논의를 가릴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역 정계 관계자는 "후보들이 정책 대결보다는 상대 후보에 대한 심판론에 치중하면서 유권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기계적 중립성에 기반한 비판은 거대 양당이 독점하는 정치 지형에서 정책의 구체성을 요구하는 목소리로 이어진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번 충청권 선거가 향후 국정 운영의 향배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선거 전문 교수는 "충청권은 역대 선거에서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만큼 각 당이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지역"이라며 "후보들이 내세우는 프레임이 실제 투표 결과에 어떻게 투영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후보 등록이 마무리됨에 따라 각 캠프는 조직력을 총동원한 세 대결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면 지역 경제 활성화와 복지 정책을 둘러싼 후보 간의 치열한 검증 공방이 예상된다. 유권자들은 후보들이 제시하는 공약의 실현 가능성과 재원 조달 방안 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할 시점이다. 법치와 시장 질서를 중시하는 보수적 가치와 사회적 안전망 확충을 강조하는 진보적 가치가 충청권이라는 전장에서 어떤 결론을 맺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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