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등록 첫날, 등록을 마친 후보자 49명 중 36.7%에 해당하는 18명이 전과 기록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국민연합 김현욱 후보가 사기 및 변호사법 위반 등 총 9건의 전과를 신고하며 최다 기록을 세웠고,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주요 인사들도 실형 전력을 명단에 올렸다.
광역자치단체를 책임질 행정 수장 후보자들의 도덕성이 선거 초기부터 유권자들의 엄중한 심판대에 올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4일 오후 9시 기준, 광역단체장 후보로 등록한 49명 중 18명이 과거 범죄 전력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후보자 10명 중 약 4명이 법적 처벌을 받은 경험이 있다는 의미로,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높은 윤리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최다 전과 보유자인 국민연합 김현욱 경기지사 후보는 경제 범죄를 포함한 다수의 강력 전과를 보유하고 있다. 김 후보는 과거 사기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으며, 변호사법 위반으로도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살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외에도 음주운전 및 음주 측정 거부로 세 차례 벌금형을 받았으며, 공문서 부정행위, 점유이탈물 횡령, 무면허 운전, 근로기준법 위반 등 법질서 전반을 경시한 행태가 기록에 고스란히 담겼다.
진보당 소속 홍성규 경기지사 후보는 총 6건의 전과를 신고하며 김 후보의 뒤를 이었다. 홍 후보의 전력은 음주운전과 같은 생활 범죄부터 국가 체제를 위협하는 공안 사건까지 폭넓게 걸쳐 있다. 그는 일반교통방해와 특수공무집행방해로 벌금형을 받은 것은 물론, 1996년과 2017년 두 차례에 걸쳐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각각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는 총 4건의 전과 기록을 제출하며 선거전에 나섰다. 김 후보의 전과는 1980년대와 90년대 초반에 집중된 국가보안법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기록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가장 최근인 2020년, 이른바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가담하여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점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근간을 훼손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
정의당 권영국 서울시장 후보 역시 4건의 전과를 보유하고 있으며, 주로 노동 및 시위 과정에서의 법 위반 사례가 확인됐다. 권 후보는 1989년 업무방해와 노동조합법 위반 등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1991년에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등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비교적 최근인 2016년과 2022년에도 각각 특수공무집행방해와 법정 소동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반복적인 법 경시 태도를 보였다.
주요 정당 소속 후보들도 전과 기록에서 예외는 아니었으며, 전국적으로 고른 분포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원오 서울시장 후보, 이원택 전북지사 후보, 오중기 경북지사 후보가 각각 2건의 전과를 신고했다. 국민의힘 소속으로는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가 2건,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와 이정현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가 각각 1건의 전과를 기록하며 명단에 포함됐다.
전과 유형을 분석해 보면 음주운전과 도로교통법 위반 등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범죄가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 후보와 홍성규 경기지사 후보 등 여야를 막론하고 음주운전 전력이 확인되면서, 공직 후보자의 준법정신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시장 질서의 효율성과 법치주의를 중시하는 보수적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범죄 이력이 공정 행정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거 전문가들은 후보자의 전과 기록이 투표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공직 후보자의 전과 기록은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후보자의 준법 의지와 도덕적 완결성을 보여주는 객관적 데이터"라며 "유권자들은 정책 대결 못지않게 후보자가 살아온 궤적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히 경제 범죄나 여론 조작과 같은 중대 범죄는 공직 수행의 적격성 논란으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과거 민주화 운동이나 노동 운동 과정에서 발생한 불가피한 전과에 대해 참작의 여지가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국가보안법이나 집시법 위반의 경우 당시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야 하며, 이를 일반 범죄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법치 국가에서 법원의 최종 판결을 받은 범죄 사실 자체를 부정할 수는 없다는 반론이 지배적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등록 마감 후 모든 후보자의 재산, 병역, 전과 기록을 인터넷에 상시 공개하여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계획이다. 유권자들은 선관위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구체적인 범죄 명명과 처벌 수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향후 본격적인 선거 운동 기간 동안 후보자 간의 전과 기록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과 상호 검증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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