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자들의 평균 납세액이 2억 4,000만 원을 상회하는 가운데, 등록 후보 34명 중 5명이 최근 5년간 세금을 체납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윤용근 후보가 21억 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했으며, 일부 후보는 납세 실적 공개를 거부해 공직 후보자의 도덕성 검증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공직자로서의 사회적 책무 이행 정도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인 납세 실적이 이번 재·보궐선거의 새로운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6·3 지방선거와 병행되는 이번 선거의 후보 등록 첫날 집계 결과, 후보자 1인당 평균 납세액은 2억 4,14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일반 국민의 평균적인 납세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후보자들의 상당수가 자산가 층에 속해 있음을 시사한다.
국민의힘 윤용근 후보는 21억 2,573만 원을 납부하여 전체 등록 후보 중 가장 많은 세금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 출마한 윤 후보의 납세액은 전체 평균치의 약 9배에 달하는 대규모 액수다. 뒤를 이어 경기 평택을의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후보가 20억 9,142만 원을 기록하며 근소한 차이로 납세액 순위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는 6억 3,405만 원을 납세하며 전체 3위를 차지해 정치권의 이목을 끌었다. 부산 북갑의 더불어민주당 하정우 후보는 6억 3,281만 원, 울산 남갑의 개혁신당 김동칠 후보는 4억 6,829만 원을 각각 납부한 것으로 집계됐다. 상위권 후보들의 납세액은 대부분 수억 원대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재산 형성 과정과 성실한 세금 납부 이력을 입증했다.
고액 납세 실적과는 별개로 일부 후보들의 과거 세금 체납 기록은 유권자들의 엄격한 법치주의 잣대를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전체 34명의 후보 중 최근 5년간 세금을 체납한 이력이 있는 인물은 총 5명으로 파악됐다. 특히 고액 납세 2위인 김용남 후보는 최근 5년 사이 274만 원의 세금을 체납했던 사실이 함께 공개되어 대조를 이뤘다.
무소속 김혁종 후보는 539만 원을 체납하여 이번 선거에 나선 후보들 중 가장 많은 체납액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자유와혁신 황교안 후보는 270만 원, 개혁신당 이은창 후보는 201만 원, 같은 당 김성열 후보는 31만 원의 체납 기록이 존재한다. 다만 선관위 자료에 따르면 이들 5명은 현재 체납된 세금을 전액 완납하여 법적인 결격 사유는 해소한 상태다.
진보당 김재연 후보의 납세 실적 신고 거부는 공직 후보자의 정보 공개 의무와 알 권리 측면에서 논란의 소지가 다분하다. 김 후보는 최근 5년 납세액 신고를 거부함에 따라 납세 및 체납액이 모두 0원으로 기록되는 이례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이는 유권자의 정당한 검증 과정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비판과 함께 공직자로서의 투명성 부족이라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공직자의 납세 의무는 국가 운영의 근간을 이루는 기본적 요소이며 시장 경제 질서 확립의 출발점이다. 납세액의 절대적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체납 여부와 신고의 성실성 여부이며, 이는 후보자의 준법정신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 세금 체납 이력은 단순한 행정적 실수를 넘어 공직 수행의 적격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도덕적 지표로 활용되어야 마땅하다.
일각에서는 체납 사실만으로 후보자의 자질 전체를 부정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신중론도 제기되고 있다. 사업 운영 과정에서의 일시적인 자금 경색이나 행정 착오로 인한 비의도적 체납이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모든 체납액이 완납된 점을 고려할 때, 이를 영구적인 도덕적 결함으로 몰아세우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납세와 체납 기록은 후보자가 살아온 사회적 삶의 궤적을 보여주는 가장 객관적이고 투명한 증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유권자들은 후보자의 재산 형성 과정과 성실 납세 여부를 통해 공직자로서 요구되는 최소한의 책임감을 확인하려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납세 데이터가 단순한 수치를 넘어 선거의 향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후보자 등록이 마무리되는 대로 각 정당은 상대 진영 후보들의 신상 정보에 대한 정밀 검증과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체납 전력이 있는 후보들과 신고를 거부한 사례에 대해서는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치열한 공방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유권자들은 선관위가 제공하는 객관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후보자의 도덕성과 정책 수행 역량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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