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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충정작전' 흔적 지우기 나선 광주... 정치권·시민사회 "군사독재 명칭 전면 폐기" 촉구

김영 기자
'상무충정작전' 흔적 지우기 나선 광주... 정치권·시민사회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46주년을 앞두고 광주와 전남 지역에서 군사독재의 잔재로 지목된 '상무(尙武)' 명칭을 공공 영역에서 퇴출해야 한다는 요구가 전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과 시민단체는 해당 명칭이 1980년 계엄군의 유혈진압 작전명인 '상무충정작전'에서 유래했다는 점을 근거로 행정구역, 도로명, 학교명의 전면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광주와 전남의 정치권 및 시민사회가 지역 내 뿌리 깊게 박힌 군사독재와 일제 침략의 상징인 '상무' 명칭을 폐기하기 위한 집단적 움직임에 본격 착수했다. 이종욱 진보당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을 기점으로 상무지구, 상무대로, 상무동 등 지역 내 모든 공공 명칭에서 상무라는 표현을 삭제하겠다는 공약을 공식화했다. 상무라는 이름이 단순한 지명을 넘어 1980년 5월 당시 시민을 무력으로 진압했던 계엄군 지휘부대와 그들의 학살 작전명에서 비롯되었다는 사실이 명칭 폐기의 핵심 명분으로 작용하고 있다. 통합특별시 체제 아래 행정기관과 도로, 이정표, 안내 표지판 등에 남은 군사주의적 흔적을 지우고 호남의 역사적 가치를 담은 새 명칭을 부여하는 것이 이번 개편의 골자다.

교육계에서도 학생들의 일상에 스며든 군사 독재의 잔재를 청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이어지고 있다.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교육감 후보는 민주와 인권의 가치를 가르치는 교육 현장에서 상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학교명 변경 추진을 선언했다. 현재 광주 지역에서 상무 명칭을 사용 중인 교육 기관은 상무초등학교, 상무중학교, 상무고등학교를 비롯해 상무1동의 지역적 의미를 포함한 상일중학교와 상일여자고등학교 등 총 5곳에 이른다. 김 후보는 학교 구성원 및 지역 사회와의 폭넓은 소통을 전제로 개명을 추진하되, 역사적 근거가 명확한 옛 지명인 '치평(治平)' 등을 유력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는 상무 명칭이 지닌 일제 강점기와의 연결고리를 지적하며 역사적 정통성 회복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성명을 통해 상무대의 연원이 1937년 중일전쟁 당시 일제가 조성한 비행장과 가미카제 자살특공대 연습장으로 활용된 역사와 직결되어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광주가 무를 숭상한다는 의미의 상무를 지명으로 유지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으며, 이는 일제의 불법 점령과 계엄군의 시민 학살 역사를 묵인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군사도시가 아닌 평화 도시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서는 민선 9기 출범과 함께 '상무'라는 명칭을 행정 체계에서 완전히 도려내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전문가와 후보자들은 이번 명칭 변경이 단순한 용어 수정을 넘어 지역 사회의 정신적 토대를 바로 세우는 작업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대중 교육감 후보는 보도자료에서 "민주·인권·평화 도시 광주에서 우리 아이들이 배우는 학교 이름에 군사 독재 잔재가 남아있는 것은 교육적으로 매우 부적절하다"고 명시했다. 그는 5·18 정신의 헌법 수록이 논의되는 시점에서 교육 현장의 평화 가치 확립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행정적 효율성보다 역사적 정의 구현을 우선시하는 보수적 가치 질서 내에서의 정당성 확보와도 궤를 같이하며, 지역 공동체의 자긍심 회복을 위한 필수적 조치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수십 년간 사용되어 온 지명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행정적 혼란과 비용 문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도로명 주소 체계의 전면 개편과 각종 공공 문서 및 표지판 교체에 수반되는 사회적 비용이 적지 않으며, 주민들 사이의 익숙함이 사라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초기 혼선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명칭 변경의 당위성에는 공감하되, 변경 과정에서의 절차적 투명성과 경제적 효율성을 고려한 세밀한 로드맵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신중론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향후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출범과 연계된 지명 위원회 활동이 본격화되면 상무 명칭 폐기를 둘러싼 논의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명 변경은 지역 주민의 생활권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공청회와 설문 조사 등 여론 수렴 과정이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군사 독재의 상흔을 씻어내고 새로운 시대적 가치를 담아내려는 광주 지역의 시도가 다른 지역의 과거사 청산 작업에도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행정 당국은 명칭 변경에 따른 실무적 준비와 함께 주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다각적인 소통 창구를 가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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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충정작전' 흔적 지우기 나선 광주... 정치권·시민사회 "군사독재 명칭 전면 폐기" 촉구 : 정치/사회 : 재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