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경북 기초단체장 4선 고지 도전, 지방자치법 연임 제한 규정의 법리적 틈새와 지역 정가 파장

김영 기자
경북 기초단체장 4선 고지 도전, 지방자치법 연임 제한 규정의 법리적 틈새와 지역 정가 파장
©연합뉴스

 

경북 청송과 문경에서 기초단체장 4선에 도전하는 후보들이 공식 등록을 마치며 지방자치법상 연임 제한 규정의 실효성에 대한 논의가 재점화되고 있다. 현행법은 동일 직위에서 3차례 연속 당선만을 금지하고 있어, 임기 사이에 공백이 있는 경우 4선 이상의 도전이 법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번 6·3 지방선거는 지역 행정의 연속성과 장기 집권에 따른 견제 원리가 충돌하는 법치주의적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경북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과거 단체장을 역임했던 인물들이 다시 전면에 등장하며 4선 당선이라는 이례적인 기록 달성 여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청송군수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윤경희 후보와 문경시장에 도전하는 무소속 신현국 후보는 각각 3선 고지를 이미 점령한 상태에서 이번 선거를 통해 4선 고지 탈환을 노린다. 이들의 출마는 단순한 재선 도전을 넘어 지방자치법이 규정하는 단체장의 임기 제한 취지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정책적 화두를 던진다.

청송군수 선거의 윤경희 후보는 지난 2006년과 2018년, 2022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며 세 차례 군수직을 수행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윤 후보는 임기 사이의 공백을 거쳐 다시 당선되는 과정을 반복하며 지역 내 탄탄한 지지 기반을 확인한 바 있으며,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경우 청송 역사상 첫 4선 단체장이 된다. 보수 정당의 공천권을 확보한 윤 후보는 행정의 안정성과 지역 발전의 적임자임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문경시장 선거에 출마한 신현국 후보는 2006년과 2010년 연속 당선 이후 2022년에 다시 시장직에 복귀하며 3선에 성공한 인물이다. 신 후보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배제되자 탈당을 결행하며 무소속 출마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정당의 조직적 지원 없이도 과거 두 차례의 시정 운영 경험과 높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독자 노선을 구축하며 4선 당선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했다.

현행 지방자치법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임기를 4년으로 하되, 재임 기간이 3기를 초과할 수 없도록 제한하고 있으나 이는 '연속된 임기'에만 국한된다. 즉, 3연속 당선된 이후 한 차례라도 임기를 쉬게 되면 과거의 당선 횟수와 상관없이 다시 출마하여 최대 3회까지 연속으로 재임할 수 있다는 법리적 해석이 가능하다. 이러한 규정은 행정의 전문성을 유지하기 위한 장치로 작동하기도 하지만, 일각에서는 법의 허점을 이용한 장기 집권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을 제기한다.

경북 지역 내에서는 이미 4선 당선이라는 전례가 존재하여 이번 후보들의 도전이 실현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엄태항 전 봉화군수는 과거 선거에서 승리하며 경북 지역 기초단체장 중 유일하게 4선 고지에 오른 기록을 남긴 바 있다. 이러한 선례는 청송과 문경의 후보들에게 정치적 자산으로 작용하며, 다선 당선인이 가진 행정 장악력과 지역 내 영향력이 선거 결과에 결정적인 변수로 작용할 것임을 시사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현행법이 연임은 제한하되 중임 자체를 막지 않는 것은 지역 민심의 선택권을 존중하기 위한 입법 취지가 반영된 결과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특정 인물이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행정 수반을 맡게 될 경우 지역 사회 내 권력의 고착화와 견제 기능의 약화라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유권자들의 엄중한 판단이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이는 법치 행정의 효율성과 민주적 견제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것이 이번 선거의 핵심 과제임을 의미한다.

물론 장기 집권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세대교체를 열망하는 지역 내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선 단체장의 출현이 지역 정치를 경직시키고 참신한 인재의 정계 진출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시민단체와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 특히 공천 배제에 불복한 무소속 출마의 경우 정당 정치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보수적 가치관에 근거한 비판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향후 6·3 지방선거의 결과는 경북 지역 정치 지형의 변화뿐만 아니라 전국 기초단체장들의 정치적 행보에도 상당한 가이드라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청송과 문경의 선거 결과에 따라 4선 단체장의 탄생이 지역 행정의 비약적 발전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권력 집중의 폐해를 드러낼지에 대한 실증적 사례가 축적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과거 행정 성과와 미래 비전을 냉철하게 비교 검토하여 지역의 미래를 결정지을 투표권을 행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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