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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전 패러다임 전환과 드론의 저격수 역할 대체 가속화

이겨례 기자
현대전 패러다임 전환과 드론의 저격수 역할 대체 가속화
©연합뉴스

 

인명 손실 위험이 전무한 저비용 고효율 무기 체계인 드론이 과거 전장의 핵심이었던 저격수의 입지를 급격히 잠식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드론은 압도적인 시야와 기동성을 바탕으로 정찰과 표적 사살이라는 전통적 저격 임무를 수행하며 군사 전략의 근본적인 재편을 강요하는 중이다. 수천 달러에 불과한 소형 무인기가 수조 원의 가치를 지닌 숙련된 인적 자원의 역할을 대체하는 현상은 미래 전장의 가성비 중심 경쟁을 예고한다.

현대 전장에서 활약하던 숙련된 저격수들이 무인기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해 역할 축소라는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드론은 저격수보다 월등히 넓은 시야와 자유로운 기동성을 확보하여 적진 깊숙한 곳의 표적을 식별하고 타격하는 데 탁월한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무기 체계의 교체를 넘어 전술적 운용 방식이 인간 중심에서 기계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드론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임무 실패 시 발생하는 손실이 인명이 아닌 소액의 비용에 불과하다는 점에 있다. 저격수는 한 명을 양성하는 데 막대한 시간과 자본이 투입되며 전장에서의 상실은 회복 불가능한 전략적 타격으로 이어진다. 반면 드론은 수천 달러 수준의 비용만 감수하면 되기에 군 지휘부는 인명 피해의 부담 없이 더욱 과감한 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동력을 얻는다.

우크라이나 보안국 방첩부대 소속의 베테랑 저격수 비아체슬라프 코발스키이의 사례는 이러한 전장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는 지난 2023년 말 4km 거리의 표적을 저격하며 세계 기록을 경신한 영웅적 인물이지만 현재는 1년 넘게 저격 임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코발스키이는 현재 드론 조종사들의 이동을 지원하거나 폭탄 장착을 돕는 보조적 역할에 머물며 기술의 진보 앞에 선 전통적 전사의 고뇌를 대변하고 있다.

코발스키이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드론이 저격수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비용 측면에서도 압도적인 우위에 있다"고 평가하며 저격수의 시대가 저물고 있음을 인정했다. 이는 현장에서 직접 전술을 수행하는 전문가조차 기술적 우위를 부정할 수 없을 만큼 드론의 실전 효용성이 입증되었음을 의미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보병 전술 전반에 걸쳐 인력 재배치라는 거대한 파고를 몰고 올 것으로 내다본다.

전직 저격수 출신으로 현재 드론 조종사로 전직한 아이반호의 증언은 드론이 가진 시간적 우위를 명확히 드러낸다. 그는 "과거 저격수가 적군을 발견한 뒤 아군에 보고하여 대응 포격이 이루어지기까지는 보통 3분에서 5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나 드론 조종사가 표적을 직접 발견할 경우 즉각적인 타격이나 대응이 가능해져 전장의 불확실성을 획기적으로 제거한다.

드론은 지형지물의 제약에서도 저격수보다 훨씬 자유롭다는 강점을 지닌다. 저격수가 최적의 사격 지점을 확보하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고지를 점령하거나 은신처를 구축해야 하는 것과 달리 드론은 공중에서 전방위적인 감시가 가능하다. 이러한 공간적 우위는 적의 매복을 무력화하고 아군의 진격 경로를 사전에 확보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다만 이러한 기술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전장에서 저격수가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보니 라잇 미 국방부 대변인은 "저격수는 현대 전장의 극심한 전파 방해 상황에서도 영향을 받지 않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핵심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미군은 이러한 판단하에 드론 기술 개발과 별개로 고도로 훈련된 저격수 양성을 지속하며 전술적 유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저격수의 유지를 주장하는 진영에서는 군 부대가 적의 진지를 장악하고 이를 유지하는 공고화 단계에서 저격수의 존재가 필수적이라고 본다. 무인기는 일시적인 타격과 정찰에는 유용하지만 특정 지역을 장기간 점령하고 보병의 안전을 담보하는 데에는 인간 저격수의 정밀한 판단력이 요구된다는 논리다. 이는 기계가 대체할 수 없는 인간만의 전술적 판단 가치를 역설하는 대목이다.

기상 조건 역시 드론의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히며 저격수의 생존 근거를 뒷받침한다. 우크라이나군의 저격수 지휘관 코요테는 "드론은 구름이나 안개 등 악천후 상황에서 작동이 극도로 제한되지만 저격수는 어떤 날씨에도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적 한계가 명확한 상황에서 저격수는 전천후 작전 수행 능력을 갖춘 최후의 보루로서 기능하게 된다.

결국 미래의 전장은 드론의 효율성과 저격수의 안정성이 결합된 하이브리드 형태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다. 드론이 선제적인 정찰과 타격을 담당하며 전장의 물리적 장벽을 허물면 저격수가 그 뒤를 이어 정밀한 구역 통제와 방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군사적 융합은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군 조직이 기술 혁신을 어떻게 수용하고 기존 자산과 조화시킬지에 대한 중요한 과제를 던진다.

국익 중심의 관점에서 볼 때 드론 기술의 내재화는 군 현대화의 필수적인 경로이며 이는 경제적 효율성 제고와도 직결된다. 고가의 정밀 무기나 숙련된 인력의 손실을 최소화하면서도 동일하거나 그 이상의 타격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드론 전술은 국방 예산의 효율적 집행을 가능케 한다. 기업들 역시 이러한 군사적 수요에 발맞추어 인공지능과 결합된 고성능 무인기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한 기술 경쟁에 돌입하고 있다.

향후 시장과 전장에서는 드론의 전파 방해 극복 기술과 저격수의 장거리 정밀 타격 능력이 고도화되며 상호 보완적인 발전을 이룰 전망이다. 군 당국은 기술 만능주의에 함몰되기보다 각 자산의 강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전술 배합을 찾아내야 한다. 기술이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능력을 확장하는 도구로서 기능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군사 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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