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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 AI 기대와 레버리지가 만든 '양극단' 장세

한국 증시가 한 달 동안 기록적인 급락과 급등을 반복하며 글로벌 인공지능(AI) 투자 흐름에 대한 높은 의존도를 드러냈다.

코스피가 하루 만에 14% 급등하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동반 상승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번 반등이 지속적인 회복의 출발점인지 일시적인 숏커버링에 불과한지를 두고 평가가 엇갈렸다.

▲ 코스피 14% 급등…사상 최대 반등 기록

한국 증시는 31일 역대 가장 가파른 반전을 연출했다.

LSEG 자료에 따르면 코스피는 장중 14% 급등해 사상 최대 일일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SK하이닉스도 기록적인 반등세를 나타냈으며 삼성전자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이날 CNBC에 따르면 피보나치자산운용의 윤정인 대표는 “한국 증시는 거의 하룻밤 사이 공포와 환희를 오가며 양극단으로 움직였다”며 “이날 상승은 극도로 쏠렸던 매도 포지션이 급격히 반전된 결과로 보였다”고 분석했다.

▲ 미국 빅테크 실적이 반등 촉발

이러한 반등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의 호실적으로 AI 인프라 지출이 견조하게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미 증시 기술주가 밤사이 강력한 상승세를 보인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하이닉스 주식 매수 사실을 공개하면서 세계 2위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에 대한 신뢰를 높인 점도 추가적인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 외국인 매수와 숏커버링이 상승 확대

윤 대표는 이날 반등을 주도한 핵심 세력으로 외국인 투자자를 지목했다.

주가 하락에 베팅했던 투자자들이 손실을 줄이기 위해 주식을 되사는 숏커버링과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의 기계적인 자산 재조정도 상승 폭을 키운 것으로 분석됐다.

7월 31일부터 시행된 레버리지 ETF 투자자의 신규 현금 예치 요건도 투자 포지션 조정에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 증시 '양극단' 장세 [연합뉴스 제공]
한국 증시 '양극단' 장세 [연합뉴스 제공]

▲ “이 정도 상승세 지속되기는 어려워”

윤 대표는 CNBC에 보낸 이메일을 통해 "이 정도 규모의 상승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포지션이 극도로 약세에 편중되어 있었고 SK하이닉스의 기초적인 AI 메모리 펀더멘털이 견조하기 때문에 반등 자체는 추가 여력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진정한 시험대는 오늘의 숏커버링 세력이 물러난 이후에도 외국인 매수세가 지속될지 여부이며, 만약 그렇다면 보다 지속 가능한 회복세로 발전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AI 고평가 우려로 며칠 전까지 급락

이번 반등은 한국 증시가 최근 최악의 매도세 가운데 하나를 겪은 지 불과 며칠 만에 나타났다.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우려와 레버리지 확대, 강제 청산 징후가 글로벌 반도체주를 압박했다.

한국 증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비중이 높은 만큼 글로벌 AI 투자심리 변화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

▲ AI 투자 사이클 신뢰 회복

롤프 벌크 퓨처럼그룹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이번 상승이 기업의 기초여건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기보다 AI 투자 사이클이 계속될 것이라는 신뢰가 회복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 한 달 동안 한국 증시에서 전례 없는 변동성이 나타났으며 마지막 거래일의 급반등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발생한 강제 매도세는 대부분 일단락된 것으로 보이며, AI 인프라 구축 속도가 둔화될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어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 “앞으로 이런 날 더 많아질 것”

모든 전문가가 금요일의 반등을 시장 혼란의 종식으로 보지는 않았다.

MBMG 패밀리오피스그룹 공동창업자 폴 갬블스는 이번 급등이 불안정한 시장 안에서 발생한 또 하나의 극단적인 움직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앞으로 이와 같은 날이 훨씬 더 많이 나타날 것”이라며 “자산 가격이 실제 가치와 완전히 분리됐고 시장에 막대한 레버리지가 존재한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 하루짜리 안도 랠리 가능성

갬블스는 이번 상승이 하루짜리 안도 랠리에 그칠 수도 있고 조금 더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를 AI 투자 열풍을 둘러싼 위험이 사라졌다는 증거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과도한 레버리지와 취약한 투자심리가 결합하면 시장이 훨씬 큰 폭의 조정에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번 움직임이 곧바로 대규모 하락의 시작이라고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더 큰 조정이 머지않은 시점에 나타날 수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 외국인 자금이 회복 지속성 결정

시장의 관심은 숏커버링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해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이어질지에 집중됐다.

그 결과에 따라 이번 반등이 지속 가능한 회복의 시작이 될지, 아니면 세계에서 가장 변동성이 큰 시장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국내 증시의 또 다른 극단적 요동에 그칠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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