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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부세, ‘주택 수’ 대신 ‘집값’ 정조준…실거주 1주택은 14억까지

종부세, 주택 수에서 ‘집값’ 중심으로 전환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과세체계를 주택 수 중심에서 주택가액 중심으로 전환하는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다주택 여부에 따라 세율을 차등 적용하는 기존 구조를 손질하고, 보유한 주택의 가치가 높을수록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도록 과세체계를 바꿨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고가주택 한 채에 자산을 집중하는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을 완화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다주택자라는 이유만으로 세율을 중과하기보다 실제 보유자산의 가액에 따라 세 부담을 결정하겠다는 취지였다.

다만 주택 수가 완전히 의미를 잃는 것은 아니다. 과세표준 산정 과정에서 기본공제와 공정시장가액비율을 주택 보유 형태에 따라 달리 적용하기 때문에 다주택자의 세 부담은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게 유지될 전망이다.

[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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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가주택일수록 세 부담 급증…최고세율 5%

세율 개편의 핵심은 고가주택에 대한 과세 강화였다. 기존에는 과세표준 12억원을 초과하는 3주택 이상 보유자에게 2~5%의 중과세율을 적용했지만, 앞으로는 주택 수와 관계없이 주택가액에 따라 같은 세율을 적용한다.

이에 따라 과세표준 12억~25억원 구간은 세율이 1.3%에서 2.0%로, 25억~50억원은 1.5%에서 3.0%로 올라간다. 50억~94억원은 2.0%에서 4.0%로, 94억원 초과 구간은 2.7%에서 최고 5.0%까지 인상된다.

과세표준 6억~12억원 구간도 1.0%에서 1.3%로 올라간다. 고가주택 구간에 진입하는 순간 세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이른바 ‘문턱 효과’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였다.

다만 세율 인상을 한꺼번에 적용하지 않고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내년에는 중간 단계 세율을 먼저 적용하고 2028년부터 중과세율을 전면 적용하는 방식이다. 세 부담 상한도 기존 150%에서 200%로 높아져 고가주택 보유자의 실제 세금 증가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 실거주 1주택은 14억까지…비거주는 오히려 공제 축소

이번 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한 것이다.

1세대 1주택자의 종부세 과세 기준은 공시가격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아졌다. 시가로 환산하면 약 20억원 수준으로, 사실상 고가주택 상위권을 제외한 상당수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예상됐다.

기본공제도 거주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해당 주택에 실제 거주하는 1주택자는 기본공제가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되지만, 주택을 보유하면서 거주하지 않는 경우에는 공제가 12억원에서 9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든다.

이는 단순히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넘어 실제 거주하는 주택인지 여부를 세제상 중요한 기준으로 삼겠다는 의미였다. 실수요자에게는 세 부담 완화 효과를 주되, 투자 목적의 주택 보유에는 상대적으로 강한 과세를 적용하겠다는 정책 방향이 뚜렷해졌다.

[연합뉴스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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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주택자는 공제 축소…보유세 부담 커진다

다주택자에 대한 기본공제는 현행 9억원에서 실질적으로 축소되는 구조다. 4억원은 일괄 적용하지만 나머지 5억원은 전체 주택가액 가운데 실제 거주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공제하도록 변경했다.

공정시장가액비율도 올라간다. 현재 60%인 비율은 일반 납세자의 경우 내년부터 70%로 상향되고, 3주택 이상 보유자나 조정대상지역 주택 보유자는 2028년 80%까지 올라간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높아지면 같은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도 과세표준이 커진다. 세율 인상과 공제 축소까지 동시에 이뤄지는 만큼 고가 다주택자에게는 종부세 부담 증가가 상당한 수준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번 개편은 과거처럼 ‘몇 채를 보유했느냐’를 기준으로 세금을 중과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얼마짜리 주택을 어떤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느냐’를 중심으로 과세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는 데 의미가 있었다.

▲ 장기보유보다 ‘실거주’에 혜택…고가주택 세액공제도 제한

1주택자에 대한 세액공제 역시 보유기간 중심에서 거주기간 중심으로 바뀐다. 기존에는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15년 이상 보유하면 최대 50%의 공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실제 거주기간에 따라 공제율이 결정된다.

거주기간이 5~9년이면 20%, 10~14년이면 40%, 15년 이상이면 50%의 공제율을 적용한다. 장기간 주택을 보유했다는 사실보다 실제 거주했는지가 세제 혜택을 좌우하게 된 것이다.

고가주택 보유자가 무제한으로 세액공제를 받는 것을 막기 위해 공제액 상한도 도입된다. 내년에는 800만원, 2028년부터는 600만원으로 한도가 설정된다.

이는 실거주 장기보유자에게는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고가주택일수록 세제 혜택이 과도하게 커지는 문제를 차단하려는 조치로 풀이됐다.

▲ 고령·실수요자 납부 유예 확대…‘세금 낼 현금’ 부담 완화

종부세 강화가 자산은 있지만 현금 소득이 부족한 고령층이나 실거주자에게 과도한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장치도 마련됐다.

1주택자의 종부세 납부 유예 소득 기준은 총급여 7천만원 이하에서 8천만원 이하로, 종합소득 기준은 6천만원에서 7천만원 이하로 완화된다.

만 65세 이상이면서 10년 이상 해당 주택에 거주하고, 소득 대비 재산세와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일정 수준 이상인 경우에는 납부 유예를 받을 수 있는 제도도 새롭게 마련된다.

이는 고가주택에 장기간 거주하지만 실제 소득이 충분하지 않은 고령층이 집을 팔거나 대출을 받아 세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였다.

▲ ‘똘똘한 한 채’ 억제와 실수요 보호, 두 마리 토끼 잡을까

이번 종부세 개편은 세금 부과의 기준을 ‘주택 수’에서 ‘주택가액과 실거주 여부’로 이동시킨 것이 핵심이었다. 고가주택과 다주택자에 대한 세 부담을 높이는 동시에 실거주 1주택자에 대해서는 공제 확대와 납부 유예를 통해 부담을 낮췄다.

특히 고가주택에 대한 최고세율이 5%까지 올라가고 공제 축소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까지 병행되는 만큼 강남 등 고가주택 밀집 지역의 보유세 부담은 크게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실거주 1주택자는 과세 기준 자체가 14억원으로 상향되면서 상대적으로 세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결국 이번 개편은 주택을 많이 보유했다는 사실보다 고가주택을 보유하면서 실제 거주하지 않는 행태를 겨냥한 세제 개편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세율 인상과 공제 축소가 주택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고가주택 보유자의 세금 부담이 매물 출회나 주택 갈아타기로 이어질지, 반대로 세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고가주택으로 자산이 더욱 집중되는 결과를 낳을지는 향후 시장에서 확인해야 할 변수였다. 정부가 ‘똘똘한 한 채’ 현상을 억제하면서 실수요자의 세 부담은 보호하겠다는 목표를 실제 시장에서 달성할 수 있을지가 이번 세제개편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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