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유럽연합(EU)이 방산, 우주, 사이버 등 핵심 안보 분야에서의 협력을 대폭 강화하며 인도태평양과 유럽의 안보 연계성을 공고히 하기로 했다. 양측은 제2차 안보방위대화를 통해 한반도와 우크라이나 등 글로벌 정세에 대한 전략적 소통을 심화하고, 군축과 비확산 등 주요 현안에 대한 공동 대응 체계를 구축하는 데 합의했다.
외교부와 국방부는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제2차 한-EU 안보방위대화를 개최하고 포괄적인 안보 파트너십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 하위영 외교부 국제안보국장과 최민영 국방부 국제정책관 대행이 공동 수석대표로 나선 이번 회의에는 국정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도 참여해 실무적 협력의 깊이를 더했다. EU 측에서는 베네딕타 폰 쉐르-토스 대외관계청 평화안보방위실장이 참석해 한국과의 전략적 연대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번 대화는 지난 2024년 11월 양측이 채택한 안보방위 파트너십 문서에 근거하여 국장급 회의를 연례화하기로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해 첫 대화에 이어 열린 이번 2차 회의는 급변하는 국제 안보 환경 속에서 한국과 EU의 협력이 단순한 대화를 넘어 실질적인 행동 단계로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양측은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파트너로서의 역할을 강조했다.
양측은 한반도 정세를 비롯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분쟁 등 세계적인 안보 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하며 공동의 대응 방향을 모색했다. 각자의 방위 정책을 상세히 소개함으로써 상호 이해를 높이고 전략적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 주력했다.
방산, 군축·비확산, 사이버안보, 우주 안보방위 등 5대 핵심 분야에 대한 협력 이행 현황이 집중적으로 점검되었다. 해외간섭 및 정보조작(FIMI) 대응과 같은 신흥 안보 위협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논의되었다. 이는 전통적인 군사 안보를 넘어 하이브리드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다각적인 포석으로 풀이된다.
사이버안보 분야에서는 국정원 국가사이버안보센터의 참여를 통해 실질적인 정보 공유와 기술적 협력의 토대를 마련했다. 우주 안보방위 역시 미래 전장의 핵심 영역으로 부상함에 따라 양측은 관련 정책의 조율과 기술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러한 논의는 양측의 안보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된다.
군축과 비확산 문제는 국제 질서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제로 다루어졌다. 양측은 대량살상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국제적 노력에 적극 동참하고 관련 규범을 준수하는 데 합의했다. 이는 핵 위협이 가중되는 한반도 상황과 맞물려 한국 안보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방위산업 분야에서의 협력은 이번 대화의 핵심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한국의 우수한 방산 제조 역량과 EU의 기술 표준이 결합할 경우 상호 호혜적인 시너지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측은 추가적인 협력이 필요한 분야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방산 공급망의 안정성을 확보하기로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간 안보 연계성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과 EU 간 협력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주요 안보 현안에 대해 상호 이해를 제고하며 전략적 소통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발언은 양측의 파트너십이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구조임을 뒷받침한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안보 협력이 특정 국가를 겨냥한 블록화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다자간 협력 체계가 강화될수록 주변국과의 외교적 마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실질적인 안보 이익을 확보하면서도 불필요한 긴장을 최소화하는 정교한 외교 전략이 요구된다.
양측은 적절한 시기에 차기 한-EU 군축·비확산, 우주, 사이버 정책협의회를 개최하여 논의를 이어가기로 합의했다. 분야별 세부 협력 사업을 발굴하고 이행 상황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체계를 가동할 방침이다. 이는 한-EU 안보 협력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제도적 틀 안에서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과 EU의 안보 방위 대화는 글로벌 복합 위기 시대에 대응하는 중요한 외교적 자산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지속적인 전략적 소통을 통해 안보 위협에 공동 대응함으로써 지역 및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파트너십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의 긴밀한 공조는 국제 사회의 법치와 시장 질서를 수호하는 핵심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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