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경남 지방선거 후보 2명 중 1명 '전과자' 오명... 법치 무색한 지역 정가 실태

김영 기자
경남 지방선거 후보 2명 중 1명 '전과자' 오명... 법치 무색한 지역 정가 실태
©연합뉴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실시된 경남 지역 광역 및 기초단체장 후보 등록 결과, 전체 후보의 절반에 가까운 인원이 전과 기록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남지사 후보 3명 중 2명이 범죄 전력을 신고했으며, 18개 시·군 기초단체장 후보 51명 중 25명인 49%가 법적 처벌을 받은 이력이 있다. 무소속 오태완 의령군수 후보는 강제추행과 무고 등 총 5건의 전과를 기록해 도내 최다 범죄 전력을 나타냈다.

경남 지역의 풀뿌리 민주주의를 책임질 단체장 후보자들의 도덕성이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 15일 마감된 후보자 등록 현황에 따르면 경남지사와 시장·군수 후보자 상당수가 과거 법을 위반하여 처벌받은 전력을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기초단체장 후보 51명이 신고한 전과 건수는 총 51건으로, 이는 후보 1인당 평균 1건의 범죄 이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법치와 공정의 가치가 우선시되어야 할 공직 선거에서 후보자들의 전과 이력은 유권자들의 선택에 중대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경남도지사 선거에 나선 후보 3명 중에서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전희영 진보당 후보가 각각 전과를 신고했다. 김 후보는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과 관련된 컴퓨터등업무방해죄를 비롯하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국가보안법 위반 등 총 4건의 전력을 공개했다. 전국교직원노조 위원장 출신인 전 후보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과 일반교통방해 등 2건의 기록을 제출했다. 광역단체장이라는 상징적 위치에도 불구하고 후보자들의 법 위반 이력이 적지 않다는 점은 지역 사회에 적지 않은 충격을 주고 있다.

기초단체장 후보군 중 가장 많은 전과를 기록한 인물은 3선에 도전하는 무소속 오태완 의령군수 후보다. 오 후보는 강제추행과 무고, 근로기준법 위반 등 총 5건의 전과를 신고하며 도내 후보자 중 최다 기록을 세웠다. 공직자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성인지 감수성과 준법정신이 결여되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특히 현직 군수로서 재선 및 3선을 노리는 과정에서 드러난 이러한 전력은 향후 선거 운동 과정에서 거센 검증 공세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지역에서는 입후보한 모든 후보가 전과를 보유한 사례도 확인되었다. 합천군수 선거에 출마한 류순철 국민의힘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건축법 위반, 건설업법 위반 등 4건의 전과를 신고했다. 같은 지역의 무소속 김윤철 후보 역시 수질환경보전법 위반으로 1건의 전과를 제출하여 합천군수 후보 전원이 범죄 전력을 보유하게 됐다. 하동군수 선거의 남명우 무소속 후보는 사기미수와 정치자금법 위반 등 4건의 전과를 신고하며 법적 결격 사유에 대한 우려를 낳았다.

서부 경남 지역의 다른 후보들 역시 법 위반 이력에서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서필상 민주당 함양군수 후보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방해 등 3건의 전과를 신고했다. 류경완 민주당 남해군수 후보는 음주운전과 건조물침입 등 3건의 전력을 공개하며 공직 후보자로서의 자질 논란에 휩싸였다. 고성군수 선거에 출마한 무소속 이옥철 후보 또한 도로교통법 위반과 도박, 공직선거법 위반 등 3건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창원시장 선거에서는 여야 후보 모두 전과를 기록하며 정책 대결보다 도덕성 검증이 우선되는 양상이다. 민주당 송순호 후보는 공직선거법 위반과 공무집행방해 등 총 3건의 전과를 신고하며 시민들의 엄중한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국민의힘 강기윤 후보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1건의 전과를 신고하여 상대적으로 적은 건수를 기록했으나 법 위반 사실 자체는 변함이 없다. 이외에도 시장·군수 후보 16명이 음주운전과 폭행 등 실생활과 밀접한 범죄로 1~2건씩의 전과를 신고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과거의 실수가 후보자의 현재 역량이나 정책 수행 능력을 모두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론을 제기한다. 특히 과거 학생운동이나 노동운동 과정에서 발생한 전과는 민주화 과정의 산물로 이해해야 한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공직자가 법을 수호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과거의 범죄 이력이 공직 수행 과정에서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경계한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장은 법 집행의 최일선에 있는 자리인 만큼 후보자들의 준법정신은 공직 수행의 가장 기본적인 전제 조건이다"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전개될 공식 선거 운동 기간 동안 각 후보의 전과 이력에 대한 해명과 검증 작업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음주운전이나 폭행, 사기 등 생활형 범죄에 대해서는 유권자들의 잣대가 더욱 엄격해지는 추세여서 후보자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정당 공천 과정에서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책임론도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공약뿐만 아니라 신고된 전과 기록의 세부 내용을 면밀히 살피어 지역 사회의 도덕적 기틀을 세울 적임자를 선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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