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후보자 등록 마감 결과 경북 지역은 372명 정원에 691명이 출마하여 평균 1.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2년 지방선거와 동일한 수준이며, 광역 및 기초의원 41개 선거구에서는 49명의 후보가 투표 없이 당선을 확정 지었다. 도지사 선거는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후보와 국민의힘 이철우 후보의 양자 대결로 압축됐다.
경북 지역의 이번 지방선거 대진표는 과거 선거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며 보수 진영의 강세와 지역 정치 지형의 고착화를 동시에 보여준다. 경상북도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5일 후보 등록을 마감한 결과 총 691명의 후보가 출전하며 4년 전 기록한 1.9대 1의 경쟁률을 소수점까지 재현했다. 유권자들의 선택권이 보장되어야 할 지방자치 현장에서 경쟁률이 정체된 것은 지역 정계의 인물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있음을 시사한다.
도지사 선거는 예상대로 여야 거물급 인사의 맞대결로 전개되며 보수와 진보의 정면 승부가 예고됐다. 국민의힘 소속 이철우 현 지사가 수성에 나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오중기 후보가 도전장을 내밀며 경북의 미래 권력을 놓고 격돌한다. 양당 체제가 공고해진 상황에서 제3지대 후보의 부재는 정책 대결보다는 진영 간 결집력 싸움으로 흐를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기초단체장 선거는 평균 2.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광역 단위 선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열기를 보였다. 22개 시·군 단체장을 뽑는 자리에 62명이 등록했으며, 특히 구미시와 상주시, 경산시를 비롯해 영덕군과 울릉군 등 5개 지역은 4대 1의 경쟁률로 도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행정의 최일선인 기초단체 선거에 후보자가 몰리는 것은 지역 내 권력 재편에 대한 욕구가 광역 의회보다 강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광역의원과 기초의원 선거는 각각 1.8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평균치에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참여도를 나타냈다. 56명을 선출하는 광역의원 선거에는 100명이, 248명을 선출하는 기초의원 선거에는 446명이 각각 등록을 마쳤다. 정당 공천이 당락을 결정짓는 지역적 특성상 공천 과정에서 탈락한 예비 후보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본선 경쟁률이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투표를 치르기도 전에 당선이 확정된 무투표 당선자가 대거 발생했다는 사실이다. 지역구 광역의원 23개 선거구에서 23명, 지역구 기초의원 7개 선거구에서 15명, 비례대표 기초의원 11개 선거구에서 11명이 단독 출마하거나 정원 내 등록으로 당선을 확정했다. 총 41개 선거구에서 49명의 당선자가 미리 결정됨에 따라 해당 지역 유권자들은 지방의회 구성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를 상실하게 됐다.
경북도교육감 선거는 3파전 구도로 형성되어 교육 행정의 적임자를 가리는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임종식 현 교육감의 재선 가도에 김상동 전 경북대 총장과 이용기 전교조 경북지부장이 도전장을 던지며 보수와 진보, 학계의 대리전 양상을 띠게 됐다. 교육 자치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경북 교육의 질적 향상을 이끌 적임자가 누구인지에 대한 도민들의 엄중한 평가가 내려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무투표 당선 지역의 확대를 두고 지방자치 제도의 본질적인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정 정당의 독주 체제가 굳어진 지역에서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는 현상은 정치적 다양성을 저해하고 의회의 견제 기능을 약화시킬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한 정치 전문가는 "경쟁률이 정체되고 무투표 당선자가 속출하는 것은 지방 정치가 중앙 정치의 부속물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라고 지적했다.
시장 경제의 원리가 작동해야 할 선거 시장에서 공급자가 제한되는 현상은 정책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후보자 간의 치열한 검증 과정이 생략된 채 당선되는 사례가 늘어날수록 지방 행정의 효율성과 투명성은 담보하기 어려워진다. 법치와 민주적 절차에 따른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선택지가 좁아진 점은 향후 지방선거 제도 개선의 과제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선관위는 후보 등록이 마감됨에 따라 본격적인 선거 관리 체제에 돌입하며 공정한 선거 문화 정착을 강조했다.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후보자들은 선거법에 따라 선거운동이 중지되며 당선인 공고일인 선거일에 최종 당선자로 확정된다. 나머지 선거구의 후보자들은 공식 선거운동 기간 동안 각자의 공약을 바탕으로 유권자들의 심판을 받게 될 예정이다.
향후 경북 지역 선거의 향방은 무투표 당선 지역을 제외한 격전지에서의 투표율이 가를 전망이다.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의 도덕성과 정책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하여 지역 발전을 이끌 적임자를 선택해야 한다. 선거가 단순히 권력을 나누는 요식 행위에 그치지 않도록 도민들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와 감시가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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