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9월 예정된 '제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서울광장에서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외교·문화적 결속을 다지는 대규모 축제를 개막했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한-중앙아협력포럼사무국이 주최한 이번 행사는 양 지역의 인적 네트워크를 확인하고 하반기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우호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 5개국 대사관이 참여한 가운데 실크로드의 전통 문화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재현됐다.
오는 9월 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과 중앙아시아 지역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기 위한 문화적 교두보가 마련됐다. 한국국제교류재단(KF) 한-중앙아협력포럼사무국은 16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2026 중앙아시아 봄맞이축제' 개막식을 개최하고 이틀간의 일정에 돌입했다. 이번 행사는 외교부가 한-중앙아 정상회의 준비기획단을 가동하며 하반기 대형 외교 이벤트를 준비하는 시점에서 양 지역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수행한다.
행사 첫날인 16일 서울광장 특설무대에서는 키르기스스탄 무용단 '다트카임'이 유목민의 삶을 형상화한 전통 무용 '코츠몬도르'를 선보이며 축제의 시작을 알렸다. 키르기스스탄의 전통 악기 '코무즈'의 선율이 더해진 역동적인 무대는 실크로드의 고유한 예술적 가치를 시민들에게 전달했다. 이어 카자흐스탄, 타지키스탄, 우즈베키스탄의 공연단이 각국의 독창적인 현악기와 타악기를 활용한 연주를 펼치며 유목 문명의 정수를 과시했다.
인적 교류의 상징인 고려인 동포들의 참여는 이번 축제의 역사적 의미를 더하는 핵심 요소로 평가받는다.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 후손들로 구성된 광주 고려인마을 어린이합창단 11명은 특별한 화음을 통해 중앙아시아라는 공통의 뿌리를 확인시켰다. 현재 한국에는 약 15만 명의 중앙아시아 출신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중앙아시아 현지에는 고려인 30여만 명을 포함해 약 31만 명의 우리 교민이 생활하며 양 지역을 잇고 있다.
정부와 유관 기관은 이번 축제가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실질적인 외교 성과로 이어지기를 기대하고 있다. 김현주 외교부 한-중앙아 정상회의 준비기획단 부단장은 축사에서 "한국과 중앙아는 경제, 에너지, 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이 축제가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연대와 협력을 깊게 만드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주한 중앙아시아 5개국 대사관 관계자들도 대거 참석해 한국과의 긴밀한 협력 의지를 재확인했다.
김용욱 KF 교류 이사는 개회사를 통해 한국과 중앙아시아가 실크로드를 통해 오랜 기간 민간 인적 교류를 이어온 역사를 강조했다. 2019년부터 청계광장에서 열리던 축제를 올해 서울광장으로 확대 개최한 것은 양 지역의 교류 규모가 그만큼 커졌음을 시사한다. 주요 참석자들은 한국과 중앙아시아의 우정이 깊어지기를 기원하며 축제의 성공을 알리는 '터치 버튼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행사장 곳곳에는 시민들이 중앙아시아의 삶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모듈형 부스들이 배치되어 호응을 얻었다. 중앙아시아의 전통 가옥인 '유르트'가 광장 중앙에 설치되어 시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전통 모자인 '칼팍'과 '도프'를 제작하는 체험 코너는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붐볐다. 또한 중앙아시아 이야기 그림책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 부스는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어린이들에게 중앙아시아의 설화를 입체적으로 전달했다.
행사를 주관한 한-중앙아협력포럼사무국은 2017년 설립 이후 세계 최초의 상설 사무국으로서 다자 외교 플랫폼의 역할을 수행해 왔다. 사무국은 교통, 물류, 에너지, 산업 현대화 등 6대 중점 분야에서 협력 사업을 발굴하며 한국 기업의 중앙아시아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유라시아 청년 아카데미'를 통해 950여 명의 국내 청년을 중앙아 전문가로 양성하며 미래지향적인 인적 자원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문화 축제가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으려면 경제적 실익을 담보할 수 있는 비즈니스 포럼과의 연계가 강화되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문화적 친밀감이 실제 무역 규모 확대나 에너지 자원 확보라는 국가적 과제로 치환되기 위해서는 보다 정교한 민관 협력 모델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다만 하반기 정상회의를 앞두고 국민적 관심을 환기한다는 측면에서 이번 축제의 시의성은 적절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축제 이틀째인 17일에도 각국의 전통 공연이 이어지며, 야간에는 카자흐스탄과 키르기스스탄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중앙아시아 3개국의 대표 영화가 대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될 예정이다. 사무국 관계자는 향후 싱크탱크 포럼과 경제협의체 운영을 강화해 민관 협력의 허브로서 역할을 다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번 축제는 9월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문화적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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