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가 뇌물 등 중대 부패범죄를 저질렀을 경우 해당 직에 재직하는 기간 동안 공소시효를 정지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고위 공직자가 권력을 이용해 수사를 지연시키거나 은폐하여 사법망을 빠져나가는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부패범죄에 대한 단죄의 실효성을 높이고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구현하는 데 목적을 둔다.
공직자가 재직 중 저지른 중대 부패범죄에 대해 퇴임 시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하는 법적 근거가 마련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공직자가 수뢰, 알선수뢰, 제3자뇌물제공 등 부패 혐의를 받을 경우 그 직에 머무는 동안 공소시효의 흐름을 멈추게 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17일 발의했다. 이는 권력형 비리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통해 공직 사회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입법적 조치로 풀이된다. 현행법 체계에서는 범죄 발생 시점부터 시효가 기산되어 수사가 지연될 경우 처벌이 어렵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개정안의 핵심 골자는 공직자가 권한을 남용하여 범죄 증거를 인멸하거나 수사 기관의 접근을 차단하는 행위를 제도적으로 방어하는 데 있다. 공직자가 수뢰죄나 알선수뢰죄와 같은 중대 범죄를 저질러도 재직 기간이 길어지면 공소시효가 만료되어 처벌을 피하는 사례가 빈번했다. 유 의원이 제시한 개정안은 이러한 법적 맹점을 보완하여 공직 수행 기간을 시효 계산에서 제외함으로써 실질적인 처벌 가능 기간을 확보하도록 설계되었다. 이는 고위직일수록 시효 만료의 혜택을 보기 쉬운 불합리한 구조를 개선하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이번 입법 추진의 직접적인 배경에는 정치권의 특정 불기소 사례가 자리 잡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인 전재수 전 의원이 통일교 금품 수수 의혹을 받았으나 공소시효 완료 등을 이유로 불기소 처분된 사례가 대표적이다. 유 의원은 이러한 사례가 정치인과 고위 공직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 현행 시효 제도의 폐단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법안은 특정 진영의 문제를 넘어 공직자 전반에 대한 엄격한 윤리 기준을 적용하고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한 장치로 작동할 예정이다.
부패범죄의 특성상 내부 공모나 권력의 비호 아래 장기간 은폐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개정안 발의의 주요 근거가 되었다. 뇌물 수수와 같은 범죄는 은밀하게 이루어지며 수사 기관이 인지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피의자가 현직 고위 공직자일 경우 수사 압력이 가해지거나 관련 자료 확보가 지연되면서 시효가 임박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이번 법안은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극복하고 범죄의 중대성에 상응하는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유상범 의원은 이번 개정안의 필요성에 대해 법적 형평성과 부패 척결의 관점에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유 의원은 "뇌물 범죄는 장기간 은폐되거나 수사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현행 시효 제도로는 고위 공직자의 부패를 단죄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이번 개정안으로 법 앞의 평등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바로 세우겠다"고 강조하며 법안 통과의 당위성을 역설했다. 전문가들 역시 공직자 부패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 시효 정지 제도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공직 사회 내부에서는 이번 법안이 권력 남용에 대한 강력한 경고음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직 기간 내내 사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은 공직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도덕적 긴장감을 요구하게 된다. 특히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되었을 때 시효 만료를 기다리며 버티는 식의 대응이 더 이상 통하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예방적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시장 질서의 근간을 흔드는 부패 구조를 타파하고 공정한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법조계 일각에서는 공소시효 정지가 가져올 법적 안정성 저해 우려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공소시효 제도의 본질이 시간의 경과에 따른 증거의 멸실과 피의자의 법적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데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특정 직업군에 대해서만 시효를 무기한 연장하는 효과를 내는 것이 과잉 입법에 해당할 수 있다는 비판적 관점도 존재한다. 기계적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법리적 쟁점에 대한 국회 차원의 심도 있는 논의와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 한다.
향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개정안의 적용 범위와 소급 적용 여부 등을 둘러싼 여야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여당은 공직 비리 척결을 명분으로 조속한 처리를 주장하는 반면 야당은 정치적 표적 수사 가능성을 경계하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재수 전 의원 사례가 직접 언급된 만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른 대립이 격화될 여지도 충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직 부패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높은 상황에서 시효 제도의 개선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결국 이번 형사소송법 개정안의 성패는 부패 단죄라는 공익적 가치와 법적 안정성이라는 사법 원칙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느냐에 달려 있다. 공직자가 자신의 지위를 방패 삼아 범죄 책임을 회피하는 행태는 반드시 근절되어야 할 구태임이 분명하다. 유상범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전재수 방지법'이 국회 문턱을 넘어 실질적인 법 집행의 도구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직 사회의 청렴도를 한 단계 끌어올리기 위한 입법적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국민들의 시선이 국회로 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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