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양호 상류에서 발생한 대규모 붕어 집단 폐사의 원인이 어류 치사량의 104배에 달하는 고농도 황화수소 중독으로 밝혀졌다. 지난 4월 초부터 시작된 이번 사태로 2t 이상의 어류가 폐사했으며, 지역 어민 49명이 입은 경제적 손실은 1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밀 조사와 함께 퇴적물 준설 등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소양호 상류 일대에서 4월 초부터 시작된 붕어와 잉어의 집단 폐사 현상이 한 달 넘게 지속되며 어민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 강원 인제군 남면 부평리와 관대리, 신월리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수만 마리의 물고기가 산란도 하지 못한 채 죽은 상태로 발견되었다. 현재까지 수거된 폐사체만 2t을 넘어섰으며, 이는 소양호 내수면 어업 역사상 유례를 찾기 힘든 대규모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어민들의 경제적 타격은 이미 임계점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되었다. 소양호에서 생계를 잇는 49명의 어민은 붕어 조업을 전면 중단했으며, 1인당 약 3,000만 원의 소득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되었다. 전체 피해액은 10억 원을 상회하며, 붕어뿐만 아니라 뱀장어와 쏘가리 등 고부가가치 어종의 주문마저 끊기며 지역 수산업계 전체가 고사 위기에 처했다.
강원대 환경연구소 부설 어류연구센터의 정밀 분석 결과, 이번 집단 폐사의 직접적인 원인은 고농도 황화수소 중독으로 드러났다. 분석된 물 시료에서는 1L당 최고 519㎍의 황화수소가 검출되었으며, 이는 어류가 96시간 노출 시 절반이 죽는 농도인 5㎍/L의 104배에 달하는 수치다. 연구진은 저층 펄에 쌓인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발생한 독성 가스가 봄철 수온 상승과 맞물려 어류의 호흡기를 마비시킨 것으로 진단했다.
기존 행정기관의 수질 검사 체계가 이번 사태의 원인을 규명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인제군과 강원도보건환경연구원의 초기 검사에서는 '수질 매우 좋음' 판정이 나왔으나, 이는 황화수소가 법정 수질 검사 항목에 포함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수질 지표상으로는 이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수생태계는 어류가 생존할 수 없는 극한의 환경으로 변해 있었던 셈이다.
소양호 상류의 지형적 특성과 과영양 상태가 혐기성 환경을 촉진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인산염 인 농도가 매우 높아 조류가 과대 번식하고 산소가 고갈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퇴적물의 부패가 가속화되었다. 김영인 인제군 남면어업계장은 "50년 넘게 어업에 종사했지만 이런 일은 처음이며, 저질에 쌓인 퇴적물이 썩는 게 한계치에 다다른 결과다"라고 토로했다.
정부는 이번 사태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범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에게 직접 원인 검토를 주문하며 신속한 해결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김성환 장관은 15일 소양호 현장을 방문하여 어민 및 전문가들과 함께 정밀 조사와 실질적인 보상 방안을 논의했다.
재발 방지를 위한 핵심 대책으로 퇴적물 준설과 소양댐 수위 조절이 거론되고 있으나 이해관계자 간의 시각 차이는 여전하다. 어민들은 퇴적물을 퍼내는 준설 작업만으로는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며, 물의 흐름을 만들어 황화수소 발생을 억제할 수 있는 수위 조절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 식수 공급과 홍수 조절을 책임지는 한국수자원공사 측은 운영상의 제약을 이유로 수위 조절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상 이변에 따른 수온 변화와 가뭄 등 자연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특정 지점의 황화수소 농도만으로 전체 수계의 오염도를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으며, 정밀 역학 조사가 선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또한 인위적인 수위 조절이 하류 지역의 용수 공급 체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한 우려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향후 정부의 정밀 조사 결과와 피해 보상 규모 확정 여부에 따라 소양호 수생태계 복원의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어민들은 내수면 어업에 대한 실질적인 생계 대책 마련과 함께 혐기성화를 방지할 근본적인 법적 제도적 장치를 요구하고 있다. 소양호의 생태적 가치와 어민의 생존권을 동시에 보호하기 위한 민관학의 협력적 거버넌스 구축이 시급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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