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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리스크 뚫은 '상사의 힘'…에너지·신사업 다각화가 실적 방어 이끌었다

이성경 기자
중동 리스크 뚫은 '상사의 힘'…에너지·신사업 다각화가 실적 방어 이끌었다
©연합뉴스

 

국내 주요 종합상사들이 중동 분쟁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올해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며 사업 다각화의 결실을 맺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73% 급증하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역대 최대 분기 이익을 경신하는 등 자원 개발과 에너지 투자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국내 주요 종합상사들이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올해 1분기 견조한 실적을 거두며 체질 개선의 성과를 입증했다. 자원 개발과 에너지, 공격적인 신규 투자가 실적 개선을 견인하며 전통적인 트레이딩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모습이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우호적 환경과 사업 다각화 시도가 맞물리며 수익성이 대폭 강화되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글로벌 시황 변동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매출 4조 1,140억 원, 영업이익 1,090억 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7%, 영업이익은 73.0% 증가한 수치로 전체 영업이익 7,204억 원 중 상당 부분을 뒷받침했다. 철강과 비료, 비철금속 등 필수 산업재 판매 호조가 실적 상승의 견고한 바탕이 되었다.

삼성물산이 추진해 온 신재생 에너지 사업 역시 가시적인 성과를 내며 수익 구조의 질적 변화를 이끌어냈다. 북미 시장을 넘어 호주에서도 태양광 개발 사업의 첫 매각 수익을 확보하며 1분기에만 총 2,220만 달러의 이익을 창출했다. 이러한 성과는 단순 중개무역을 넘어 자산 개발 및 매각을 통한 고부가가치 창출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에너지와 식량, 친환경 소재로 이어지는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2023년 포스코에너지 합병 이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3,575억 원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신사업 부문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 능력을 증명한 결과다. 호주 세넥스 에너지의 증산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에너지 부문의 이익 기여도가 대폭 상승했다.

식량 사업 부문에서도 인도네시아 팜농장 인수 효과 등이 실질적인 매출 급증으로 이어지며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성장을 도왔다. 전통적인 상사 기능을 넘어 공급망 전체를 아우르는 밸류체인 구축이 실적 안정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로 작용했다. 친환경 소재 부문의 확장세 역시 향후 지속적인 수익원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LX인터내셔널은 자원 부존국의 공급 조절 정책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따른 자원 시황 강세의 수혜를 입으며 가파른 회복세를 보였다. 1분기 영업이익은 1,0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소폭 감소했으나 전 분기 대비로는 96.2%라는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친환경 및 신재생 분야로의 투자를 지속하며 자원 시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현대코퍼레이션은 중화학공업 제품 트레이딩의 강점을 유지하는 동시에 제조업으로의 영역 확장을 통해 수익 구조를 다변화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4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9% 증가하며 견조한 성장 흐름을 이어갔다. 지난해 인수한 자동차 부품 기업의 실적이 반영되고 에너지 및 자원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며 시너지를 냈다.

종합상사들의 이러한 약진은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공급망 관리 역량이 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사실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상시화되는 추세 속에서 상사들은 단순 대리인 역할을 넘어 전략적 투자자이자 운영자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 철강과 비철금속 등 전통적 품목의 안정적 공급 역시 시장 질서 유지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다만 일각에서는 원자재 가격 변동성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과 글로벌 금리 인상 기조에 따른 금융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일부 기업의 경우 직고용에 따른 인건비 상승 등 내부 비용 관리가 수익성 유지의 변수로 지적되기도 한다. 기계적 중립성 측면에서 볼 때 이러한 비용 상승 요인은 향후 실적의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별로 미래지향적인 신사업을 발굴하여 독자적인 생존 전략을 수립하고 있는 단계다"라고 진단했다. 이어 "보호무역주의와 공급망 재편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상사들의 역할은 더욱 막중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상사들이 단순 유통을 넘어 국가 경제의 공급망 안보를 책임지는 핵심 축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종합상사들은 지속적인 체질 개선을 통해 대외 변수에 흔들리지 않는 수익 구조를 확립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 맞춘 친환경 사업 비중 확대와 식량 안보 확보를 위한 해외 농장 개발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글로벌 시장의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꾸는 상사 특유의 기동력이 향후 실적 향방을 결정지을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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