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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 ‘군살 빼기’의 승리… 1분기 영업익 760% 폭증하며 사업 재편 결실

이성경 기자
SK그룹 ‘군살 빼기’의 승리… 1분기 영업익 760% 폭증하며 사업 재편 결실
©연합뉴스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0% 폭증한 3조 6,731억 원을 기록하며 사업 재편의 가시적 성과를 입증했다. 지난 2년간 단행한 13조 원 규모의 자산 효율화와 계열사 수의 대폭 감축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확보한 결과다. 그룹은 이제 자산 매각 중심의 리밸런싱을 넘어 인공지능(AI)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본원적 경쟁력 강화 단계로 본격 진입한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60% 폭증한 3조 6,731억 원을 기록하며 사업 재편의 가시적 성과를 입증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36조 7,513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증가하며 외형과 내실을 동시에 챙겼다. 이는 지난 2년간 추진해 온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이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양면에서 결실을 맺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전반의 재무 지표는 강도 높은 자산 효율화 작업에 힘입어 뚜렷한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순차입금은 기존 63조 231억 원에서 49조 5,543억 원으로 21%가량 급감하며 현금 흐름의 여력을 확보했다. 부채비율 역시 172.8%에서 135.7%로 대폭 낮아지며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성공했다.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주도한 13조 원 규모의 자산 효율화는 이번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했다. SK㈜는 SK스페셜티 지분 85%를 한앤컴퍼니에 2조 6,308억 원에 매각하는 결단을 내렸다. 또한 SK바이오팜 지분 14%를 1조 2,500억 원에 처분하며 유동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계열사 간 중복 사업을 통폐합하고 비핵심 자산을 정리하는 시장 중심의 구조조정이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은 에너지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보령LNG터미널과 코원에너지서비스 사옥 부지 매각을 통해 1조 원 이상의 추가 자금을 확보하며 재무 구조를 재편했다.

방만하게 운영되던 계열사 수를 대폭 줄여 경영 효율성을 극대화한 점도 주목할 만한 변화다. 2024년 219개에 달했던 그룹 계열사 수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따라 이달 기준 151개까지 축소됐다. 이는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막고 그룹의 자원을 핵심 성장 동력에 집중시키기 위한 조치다.

SK그룹은 확보된 재무적 여력을 바탕으로 인공지능과 반도체 등 미래 산업으로의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에센코어와 SK에어플러스를 편입한 데 이어 SK트리켐 등 반도체 소재 기업 4개사를 추가로 확보했다. 이를 통해 단순 건설사를 넘어 반도체 및 AI 인프라를 지원하는 핵심 사업 회사로 탈바꿈했다.

최창원 의장은 최근 운영 개선과 혁신을 강조하며 그룹의 향후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최 의장은 "그동안 사업을 재편하고 자산을 효율화하는 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위한 운영 개선 및 인공지능을 통한 혁신을 본격화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 역시 AI 시대 선도를 위한 체질 개선을 그룹의 미래 방향성으로 설정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SK그룹의 재무 구조 개선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고 진단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자회사 지분 가치 상승뿐 아니라 이익 체력도 강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SK㈜ 관계자는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성장 영역에 자원을 재배분하는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급격한 자산 매각과 계열사 축소가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훼손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일부 제기된다. 알짜 자산으로 평가받던 지분 매각이 당장의 재무 지표는 개선할 수 있으나 향후 배당 수익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장 질서 확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조직 내부의 피로도를 관리하는 것 역시 그룹이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향후 SK그룹은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지속하며 미래 성장 분야인 AI와 에너지 솔루션에 역량을 총결집할 전망이다. 배터리 자회사인 SK온의 흑자 전환 여부와 통합 법인의 시너지 창출이 그룹 가치 제고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철저한 법치와 시장 효율성을 바탕으로 한 SK의 실험이 한국 기업 지배구조 개선의 이정표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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