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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두로 정권 금고지기 알렉스 사브 美 전격 인도, 베네수엘라 권력 재편과 사법 공조의 분수령

김영 기자
마두로 정권 금고지기 알렉스 사브 美 전격 인도, 베네수엘라 권력 재편과 사법 공조의 분수령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마두로 정권의 비자금 설계를 주도한 핵심 측근 알렉스 사브 전 산업부 장관이 전격적으로 미국에 인도되었다. 이번 조치는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의 체포 이후 출범한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가 미국 사법 당국과 긴밀한 공조 체계를 구축했음을 시사하는 결정적 증거로 풀이된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은 사브의 신병 확보가 뉴욕에서 진행 중인 마두로 재판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베네수엘라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정권의 ‘돈줄’을 관리해온 알렉스 사브 전 산업부 장관을 미국으로 추방했다. 로이터 통신은 16일 현지 보도를 통해 콜롬비아 출신 사업가인 사브가 미국 사법 당국으로 인도되었음을 확인했다. 사브는 마두로 정권 시절 미국의 고강도 경제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복잡한 금융 전략을 설계하고 실행한 핵심 인물로 평가받는다.

사브의 미국 인도는 단순한 범죄인 인도 이상의 정치적 함의를 지니며 베네수엘라 내부의 권력 지형 변화를 반영한다. 그는 마두로 정권 하에서 식량 수입 사업과 유령 기업 네트워크를 연계하여 대규모 비자금을 조성하고 관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이번 신병 인도는 지난 1월 마두로 전 대통령이 미국에 의해 체포된 이후 급격히 약화된 구세력의 입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체제는 사브의 신병 처리를 통해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와 국제적 정당성 확보를 꾀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는 출범 이후 진행된 정부 조직 개편 과정에서 사브를 권력 핵심부에서 철저히 배제하며 과거 정권과의 단절을 선언했다. 지난 2월 수도 카라카스에서 진행된 사브 체포 작전이 미국과 베네수엘라 정보당국의 공동 수행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은 양국 간의 밀착된 공조 수준을 증명한다.

사브의 사법적 이력은 국제 사회의 제재와 협상의 역사와 궤를 같이하며 복잡하게 얽혀 있다. 그는 지난 2020년 아프리카 카보베르데에서 체포된 뒤 미국으로 송환되어 돈세탁 및 뇌물 수수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그러나 2023년 베네수엘라에 억류되었던 미국인 수감자들과의 맞교환 형식으로 석방되어 카라카스로 복귀했으며, 이후 산업부 장관직에 오르며 정권의 핵심으로 군림했다.

미국 수사 당국은 사브가 보유한 마두로 전 대통령의 자금 흐름에 관한 정보가 정권의 불법성을 입증할 ‘스모킹 건’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블룸버그 등 경제 전문 매체들은 사브가 관리해온 위장 기업 네트워크의 규모와 자금 세탁 경로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마두로 전 대통령에 대한 뉴욕 재판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브는 마두로 가문의 사적인 재산 형성과 해외 은닉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추방이 사법적 정의 구현보다는 임시 정부의 정치적 생존을 위한 ‘전 정권 지우기’의 일환이라는 비판적 시각도 존재한다. 사브가 과거 미국과의 협상 카드로서 지녔던 가치가 마두로의 실권 이후 소멸하자, 임시 정부가 그를 신속히 제거함으로써 미국 측에 유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브의 증언이 지닌 파괴력은 여전히 베네수엘라 정국을 뒤흔들 핵심 요소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사브의 미국 송환이 향후 남미 지역 내 반부패 수사와 제재 회피 차단 전략에 커다란 이정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브의 신병 확보는 마두로 정권의 금융 네트워크를 해체하는 마지막 퍼즐 조각이 될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베네수엘라 내 잔존하는 마두로 세력의 자금줄은 더욱 고갈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로드리게스 임시 정부의 권력 공고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향후 전개 방향은 뉴욕 법정에서 사브가 내놓을 진술의 구체성에 달려 있으며 이는 국제 원유 시장 및 남미 지정학적 리스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사브의 입을 통해 드러날 베네수엘라 국부 유출의 실체는 임시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개혁과 외자 유치 활동의 명분으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사법 공조는 이제 정권의 비자금 뿌리를 뽑는 단계로 진입하며 글로벌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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