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군의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 제럴드 R. 포드호가 베트남 전쟁 이후 최장 기간인 326일간의 해상 임무를 마치고 버지니아주 노퍽항으로 귀항했다. 이번 배치는 당초 계획된 6개월의 통상 기간을 두 배 가까이 상회하며 미 군사력의 핵심 자산이 직면한 작전 피로도와 전술적 한계를 동시에 드러냈다. 세계 최대 규모의 항모가 수행한 이번 장기 작전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미 해군의 전략적 유연성을 증명하는 동시에 장비 노후화와 승조원 복지라는 중대한 과제를 남겼다.
미국 해군 전력의 상징인 제럴드 R. 포드호가 작년 6월 출항 이후 총 326일간의 해상 작전을 공식 종료하고 모항인 노퍽항에 닻을 내렸다. 이는 실제 임무 수행 기준으로 베트남 전쟁 이후 미국 항공모함 역사상 가장 긴 배치 기록으로 기록되었다. 종전 최장 기록은 지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에이브러햄 링컨호가 세운 294일이었으나 포드호는 이를 한 달 이상 경신하며 미 해군의 작전 지속 능력을 시험대에 올렸다.
로이터 통신은 이번 포드호의 귀항에 대해 미국이 직면한 다각적인 안보 위기 속에서 핵심 전략 자산의 운용 효율성을 극대화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포드호는 지난 2017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취역한 포드급 1번 함으로 전장 351미터와 선폭 41미터에 달하는 압도적 위용을 자랑한다. 75대 이상의 함재기를 탑재할 수 있는 이 항모는 신형 핵발전 플랜트와 이중 대역 레이더 등 최첨단 기술이 집약된 미 군사 기술의 결정체로 평가받는다.
포드호의 이번 항해는 지중해와 북해를 순항하는 평시 임무로 시작되었으나 글로벌 분쟁의 격화에 따라 작전 범위가 급격히 확대되었다. 작년 11월에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체포 및 압송 작전 지원을 위해 카리브해로 급파되며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했다. 이후 올해 초에는 중동 지역으로 재배치되어 이란 전쟁 초기 작전에 직접 투입되는 등 전 세계 화약고를 누비는 강행군을 이어갔다.
블룸버그 통신은 포드호가 수행한 일련의 작전들이 미 해군이 보유한 11척의 핵추진 항모 체계 내에서 포드급의 실전 가치를 입증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미 해군은 10척의 니미츠급 항모와 1척의 포드급 항모를 운용하며 전 세계 해양 패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최장기 배치는 미 군사력 투사의 효율성 이면에 숨겨진 전력 소모의 심각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례적으로 길어진 배치 과정에서 승조원들의 극심한 피로 누적과 선체 장비의 노후화 문제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홍해 작전 중 발생한 함내 세탁실 화재는 환기 시스템을 타고 번져 승조원 600여 명의 침상이 소실되는 피해를 낳았다. 항공기 사출 장치와 위생 설비 등 핵심 기계 장치들에서도 반복적인 결함이 발생하며 최첨단 함정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해군 내부에서는 식량 부족과 우편 배송 지연 등 기본적인 보급 문제조차 원활히 해결되지 않아 승조원들의 사기가 저하되었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난 3월 노퍽항에서 열린 승조원 가족 설명회에서는 해군 수뇌부를 향한 가족들의 거센 항의와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특히 승조원들이 정신건강 상담을 받을 경우 인사 기록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군 당국의 대응 방식을 비판하는 여론이 형성되었다.
미 해군 관계자는 "전략적 필요에 의한 연장 배치는 불가피한 선택이었으나 승조원들의 헌신에 대한 합당한 보상과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언급하며 내부적인 자성론을 제기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미 해군의 항모 운용 주기인 6개월 원칙이 무너질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전력 공백과 유지보수 비용 상승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장기 배치는 단기적인 억지력을 제공할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함정의 수명을 단축시키고 숙련된 인력의 유출을 초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포드호의 이번 성과가 미 해군의 글로벌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긍정적인 평가도 내놓고 있다. 300일이 넘는 실전 배치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는 향후 건조될 포드급 후속 함정들의 설계 변경과 운용 매뉴얼 작성에 귀중한 자산이 될 전망이다. 국가 안보를 최우선으로 하는 보수적 시각에서 볼 때 포드호의 기록적인 행보는 동맹국들에게 강력한 안보 메시지를 전달하는 효과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향후 미 해군이 항모 전력의 현대화와 함께 승조원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획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AP통신은 "기술적 우위만으로는 장기적인 전쟁 수행 능력을 보장할 수 없으며 인적 자원의 안정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포드호의 귀항은 단순한 작전 종료가 아니라 미 해군 전력 운용의 지속 가능성을 재점검해야 하는 중대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미 해군은 포드호의 정밀 점검과 수리에 상당 기간을 할애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드러난 기계적 결함들을 집중적으로 보완할 계획이다. 또한 장기 배치로 인한 승조원들의 정신적 신체적 회복을 위한 대규모 지원 프로그램 가동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패권 경쟁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미 해군이 이번 교훈을 바탕으로 어떻게 전력 구조를 재편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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