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인공지능(AI)과 드론 등 첨단 기술을 총동원해 사상 첫 전국 농지 전수조사에 착수하며 농지 투기 근절에 나선다. 이번 조사는 1996년 이후 취득한 115만 헥타르(㏊)의 농지를 우선 대상으로 삼아 실제 경작 여부와 불법 시설물 설치 등을 정밀 검증할 방침이다. 투기 위험이 높은 수도권과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중심으로 한 고강도 조사를 통해 농지 데이터베이스(DB)를 전면 재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 18일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합동으로 농지 전수조사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는 농지법 시행 이후 취득된 농지의 소유 및 이용 실태를 파악하여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정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농지 행정의 허점을 보완하고 효율적인 관리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올해 조사 대상은 농지법이 강화된 1996년 1월 이후 취득한 농지 115만㏊에 집중하며 내년에는 그 이전 취득분까지 범위를 넓힌다. 특히 최근 10년 이내에 취득한 농지와 외국인 및 농업법인이 소유한 필지를 우선적으로 점검한다. 수도권 농지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필지는 투기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여 전수 조사 대상에 포함했다.
행정 정보와 위성 사진을 결합한 AI 분석 시스템이 위법 의심 농지를 선별하는 1차 관문 역할을 수행한다. 농지 대장과 공익직불금 수령 내역, 농업경영체 정보, 농자재 구매 이력 등을 교차 분석하여 서류상 경작과 실제 영농 활동의 일치 여부를 판별한다. 항공사진과 AI 시설물 탐지 기술은 무단 형질 변경이나 불법 시설물 설치를 잡아내는 데 활용된다.
8월부터 12월까지는 담당 공무원과 조사원이 직접 현장에 투입되어 심층 조사를 벌이는 단계로 진입한다. 접근이 어려운 험지나 대규모 필지는 드론을 띄워 고해상도 영상을 촬영함으로써 사각지대를 없앤다. 특히 경기도 전역의 농지는 투기 우려를 고려하여 전체 면적을 드론으로 촬영하는 정밀 조사가 이뤄진다.
정부는 7월 말까지 '농지 임대차 특별 정비기간'을 병행 운영하며 관행적인 구두 계약을 서면 계약으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 이는 임차농의 권익을 보호하고 농지 이용 관계를 투명하게 기록하여 데이터 기반의 정책을 수립하기 위함이다. 직접 경작이 곤란한 소유자에게는 한국농어촌공사 농지은행 위탁을 권장하여 농지의 효율적 활용을 도모한다.
일각에서는 과도한 행정력 투입이 사유 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영농 의지가 있는 은퇴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갑작스러운 전수조사가 농지 거래 시장을 위축시켜 농촌 지역의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정부는 헌법상 경자유전 원칙을 확립하기 위해 투기 행위에 대한 조사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농지 전수조사는 단순한 실태 파악을 넘어 농지 투기를 근절하고 데이터 기반 농지 정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불법 임대차 의심 사례에 대해 농지위원회와 마을 이장 등이 참여하는 탐문 조사를 병행하여 실효성을 높일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향후 농지 이용 규제 완화나 강화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며 투기 목적의 소유는 엄단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낼 전망이다. 농지법 위반 사항이 적발될 경우 처분 명령 등 강력한 행정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여 토지 시장의 대대적인 정화가 예상된다. 정부는 임차농 보호 신고센터를 운영하여 부당한 계약 종료 등 농민 피해 방지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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